구제역 재발에 이어 또다른 가축 전염병이 발생하여 영국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고 텔리그래프지가 보도했다. 문제의 병은 청설병으로 입스위치에서 발견되었다.
청설병은 각다귀를 통해 옮겨지는 병으로 아프리카에서 발생했다가 지구온난화 때문에 조금씩 북상하여 스페인,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로 퍼지면서 그 동안 유럽 대륙에서 모두 180만마리의 가축을 희생시킨 무서운 전염병이다.
청설병은 주로 양이 걸리지만 발굽이 있는 동물은 다 감염 가능성이 있다. 청설병에 걸리면 처음에는 입, 코, 눈이 헐다가 장기로 전파되어 내출혈이 일어나 호흡 곤란을 겪다가 나중에는 사망한다. 인체에는 전혀 피해를 주지 않지만 청설병은 현재까지 마땅한 치료법도 백신도 나와 있지 않다. 수의학 전문가들은 그 동안 청설병이 영국에서 발생한 사례가 없어 면역력이 없으므로 피해 규모가 천문학적으로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청설병은 동물에서 동물로 전염되는 구제역과는 달리 행동 반경이 넓은 각다귀를 통해서 옮겨지므로 통제 구역도 훨씬 넓어질 수밖에 없다. 구제역보다 15배나 넓은 100마일을 완전히 차단해야 한다.
현재 3500만마리의 양을 기르는 영국의 축산농가는 구제역에 이어 또다시 무서운 가축전염병이 퍼질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편 최근 웨스트서섹스의 한 농가에서 구제역 증세를 보이는 소가 다시 발견되면서 지금까지 구제역에 걸린 가축이 발견된 농가는 지난 8월 이후 모두 6곳으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