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전총리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교육정책 가운데 데이비드 캐머런 현 보수당 당수가 적극적으로 계승할 의지를 천명한 것은 바로 아카데미학교다. 아카데미는 개인이나 단체가 거액을 희사하여 학교를 세울 경우 정부가 예산 지원은 하면서도 학교 운영이나 교과 과정에 일체 개입하지 않고 설립자에게 일임하는 학교다. 그런데 최근 영국에서 가장 보수적 논조를 가졌으며 판매부수도 가장 많은 데일리메일지가 아카데미 설립 의사를 밝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가디언지가 보도했다.
조나단 함스워스 데일리메일 사주는 최근 데일리메일 본사가 있는 런던 서부 켄싱턴 지역에 아카데미를 세우는 문제를 놓고 영국 교육부 고위관리와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함스워스는 한때 5개의 아카데미를 세운다는 구상을 내놓았지만 그 동안 지면을 통해 아카데미를 비판해온 메일지의 운신 폭이 크게 줄어들 것을 우려하여 주변에서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디언지는 적어도 전통적 가치를 수호해온 메일지가 운영하는 학교라면 평소 사설에서 주장해온 대로 매일 학생들에게 받아쓰기 시험을 보고 성교육보다는 참을성을 강조하고 여학생에게는 가정 과목을 필수로 배우게 하고 학생들에게 대영제국의 화려한 시절을 공부하게 할 것으로 메일지 독자들은 기대할 것이라며 비꼬았다. 또 경쟁 신문들은 “데일리메일 아카데미가 당신의 자녀를 망친다”는 메일지 특유의 선정적 제목으로 메일지를 곤경에 빠뜨릴지 모른다고 꼬집었다.
노동당 정부는 오는 2010년까지 아카데미의 숫자를 200개까지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영국에는 83개의 아카데미가 있다. 보수당도 중앙정부나 공무원이 아니라 부모와 민간인에게 더 많은 권한을 주는 아카데미 학교 확대는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
그러나 아카데미에 반대하는 영국의 전국교사연합은 아카데미는 자동차 판매대리점에서 카펫회사, 선교에 골몰하는 교회에 이르기까지 잡다한 주체들이 중구난방으로 나서서 아무런 원칙도 없이 엉성하게 운영되고 있다면서 고리타분한 가치관을 주워섬기는 메일지에서 운영하는 학교에서 요즘 학생들이 과연 무엇을 배우겠느냐고 비판했다.
@유로저널 ONLY 뉴스 에 게재된 각국 기사 내용은 한국 언론들이나 포탈싸이트에 보도되지 않았거나, 본지가 직접 취재한 기사들만을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