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한테서 국적이 어디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브리티시’라고 응답하는 비율은 겨우 37%에 그쳤지만 영국 국민의 대다수는 유나이티드킹덤 곧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잉글랜드로 이루어진 연합왕국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것으로 여론조사에서 드러났다고 텔리그라프지가 보도했다.
여론조사기관 ICM이 텔리그래프지의 의뢰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는 연합왕국 브리튼의 미래를 어둡게 보았고 스스로를 브리튼 사람이 아니라 잉글랜드 사람이라고 여기는 어린이도 20년 전보다 늘어났다.
그러나 응답자의 69%는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함께 있는 것이 좋다고 답변했고 24%만이 두 지역이 갈라서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텔리그라프지가 연합왕국 조인 300주년을 맞이하여 벌이고 있는 브리티시로 부르기 운동의 일환으로 실시되었다. 연합왕국에 대한 지지도는 특히 잉글랜드인 사이에서 높았다. 잉글랜드 유권자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 스스로를 ‘브리티시’라고 느낀다고 답변했다.
한 가지 의외는 축구국가대표팀을 브리튼으로 통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57%나 된다는 것. 최근 유로 2008 예선에서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가 모두 탈락하면서 적어도 오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브리튼 단일팀으로 출전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
연합왕국의 존립 문제는 스코틀랜드민족당이 스코틀랜드 의회에서 제1당으로 떠오르면서 잉글랜드에서는 못 누리는 정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뜨겁게 달아올랐다. 스코틀랜드 의회는 대학등록금 폐지, 처방약 무료 제공, 주민세 동결 등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63%는 스코틀랜드의 대규모 공공지출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응답했고 62%는 스코틀랜드 출신 의원들은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에만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해서는 영국 의회에서 투표를 해서는 안 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잉글랜드만의 독자 의회를 가져야 한다고 믿는 국민은 20%에 그쳤다.
연합왕국의 존속을 바라는 여론이 대부분이지만 연합왕국의 미래를 보는 전망은 암울하다. 앞으로 길어야 25년밖에는 못 버틸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48%였고 59%는 앞으로 늦어도 50년 안에는 연합왕국이 무너질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반면 연합왕국이 무한정 이어지리라고 믿는 사람은 겨우 18%였고 스코틀랜드가 없으면 잉글랜드는 더 잘 살게 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도 17%에 그쳤다.
스트래스클라이드대학의 존 커티스 정치학교수는 아직은 잉글랜드 분리 독립을 외치는 목소리가 낮은 편이라면서 상당수의 잉글랜드인은 여전히 브리튼인에 대한 분명한 자기인식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