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중앙형사재판소가 6일 알카이다 관련 문서를 인터넷을 통해 수집하고 ‘서정적 테러리스트’로 자처하면서 테러행위를 찬양하는 시를 사이트에 올린 올해 23세의 사미나 말리크라는 여성에게 9개월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스카이뉴스가 보도했다.
말리크는 영국 태생으로 런던에 사는 이슬람교도로 히드로 공항 서점에서 점원으로 일하고 있다. 영국에서 지금의 반테러법으로 여성이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말리크는 알카이다가 만든 각종 매뉴얼과 독극물 취급서를 비롯하여 테러 관계의 문서를 수집하는 한편 이교도의 참수를 미화하는 시를 썼다. 그러나 말리크가 테러를 모의하거나 가담한 것은 아니라서 이번 유죄 판결은 표현과 사상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말리크는 테러 목적으로 물품을 소지했다는 혐의는 벗었지만 설령 본인은 테러 의도가 없다 하더라도 테러를 저지르거나 준비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문서를 지니는 것을 금지한 테러법 58조에 따라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번 기소와 유죄 판결에 대해서 영국의 유력지와 이슬람단체, 작가들은 망상을 품거나 어리석은 공상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전과자를 만드는 것은 심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