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월에 타계한 영국 할머니가 식당을 운영하는 중국인 부부에게 거액의 유산을 상속한 데 반발한 유족들이 소송을 제기했지만 재판에서 패소하여 중국인 부부가 유산을 물려받게 되었다고 가디언지가 보도했다.
3년 전 88세로 타계한 이 영국 할머니는 백만장자였던 남편을 1971년에 여의고 외동아들마저 3년 뒤에 잃자 런던 시내 한복판의 고급주택에서 혼자 외롭게 살다가 이 중국인 부부를 친자식처럼 여기면서 가깝게 지냈다. 할머니는 중국인 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에 자주 들렀고 휴가 때 여행도 같이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유족은 모두 할머니의 조카들이다. 이들은 노인이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에서 유언장을 작성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지난 1988년에 작성된 유언장에서는 재산의 9분의 7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나머지 9분의 2를 가족에게 물려주는 것으로 알았기 때문에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할머니는 조카들이 유언장 내용을 알까봐 개인변호사에게 부탁하지 않고 일부러 거래은행 관계자가 입회한 자리에서 유언장을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할머니는 또 조카들이 난리를 피워도 흔들리지 말고 유산을 지키라고 중국인 부부에게 당부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 부부는 거액의 유산을 물려받았어도 지금까지 살아온 대로 평범하게 살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패소한 할머니의 조카들은 50만파운드의 소송비를 부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