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을 든 당신이 아름답습니다.
다가오는 10일(금요일)에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고 노무현 대통령 추모 촛불문화제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로 마음아파한 모든 사람이 함께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1부: 추모예식, 2부: 한국민주주의의 현재, 3부: 촛불과 노래 순으로 구성했습니다.
천주교 신부, 개신교 목사, 원불교 교무 셋이 한자리에 모여 추모예식을 드린다는 것은 동포사회에서 획기적인 일입니다. 성직자의 살아있는 양심과 정의로움으로 앞장서는 모습이 감동스럽습니다. 3대종단별 추모예식에 이어 참석자들이 헌화를 하고 고 노무현 대통령이 즐겨부른 상록수를 함께 부르며 1부 순서를 마무리할 것입니다.
추모예식에 이은 2부순서에서는 한국민주주의의 모습을 폭넓게 돌아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현재 민주주의의 현주소에 대한 개괄적인 반성은 우리의 몸이 비록 해외에 있지만 고국의 상황에서 온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함께 느끼며 각자가 품은 절망을 나누어 흩어 날리고 각자가 숨겨둔 희망을 한 공간에 날숨쉬며 기운을 얻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추모가 현행 한국민주주의에 대한 반성으로 이어지는 것은 고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를 통해 노무현의 가치를 느껴본 사람이라면 그리 의아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특권과 편견과 거대언론의 왜곡으로 똘똘 뭉쳐진 진흙탕길에서 연꽃으로 피어나던 고운 목숨이 부딪혀 스러져간 그 나라 현실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살아있는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하는 계기를 갖고자 합니다.
마무리 3부 순서에서는 그를 훠이훠이 날려보내며 당신의 마음 속에 나의 마음 속에 다시 희망을 심읍시다. 첼로음율을 들으며 명상에 잠기다가 클래식 기타 한 두 곡도 함께 들어봅시다.
신나는 기타 반주와 함께 „바위처럼“이나 „솔아솔아 푸른솔아“를 함께 불러 봅시다. 우리의 희망이 어떤 비바람에도 쉽게 모래로 흘러내리지 않길 함께 바랍시다. 당신이 노무현 지지자여도 좋습니다, 아니어도 좋습니다. 당신이 노사모여도 좋습니다, 아니어도 좋습니다. 당신이 한때 이명박을 지지했더라도 좋습니다, 오로지 당신이 고운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고 사자와 양이 함께 뛰노는 낙원을 잠시라도 꿈꾸는 심성을 가졌다면, 함께 노래합시다. 사람살 세상을, 함께살 세상을.
잃어버린 10년을 외치던 자들이 약속하던 경제 살리기에는 무력하고 경찰 과잉진압으로 무고한 시민이 속속들이 다쳐나가고 갈 곳 없는 서민들이 의문의 과잉진압으로 불에 타 죽는 내 나라 대한민국을 아직도 나의 고국이라 생각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스러져간 생명들을 노무현이란 아이콘으로 되돌아봅시다.
오랫동안 생활 속에 파묻혀 살던 젊은 생활인들이 타국에서 조촐하게 마련된 촛불문화제에 모이고 있습니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는 시간에 서둘러 촛불을 든 당신이 아름답습니다.
초대합니다.
우리가 만나야 할 이유 있습니다.
<민주주의와 평화를 되찾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