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5일 새벽 결국 북한이 각국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단,중,장거리 미사일 6-12기를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전략무기가 될 가능성이 있는 대포동 2호의 경우 성공적인 발사는 아니었지만, 발사를 강행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의 대북지원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한은 이제 막가기로 작정을 한 것인가?
먼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우리 정부의 늑장 대응이다.
미국과 일본이 발사 전부터 각종 정보망과 안전보장회의를 통해 대응전략 마련에 나섰던 데 비해 우리는 불과 수시간 전까지 실제 발사조치가 이루어질 것인지에조차 확신을 못하고 단지 낙관적 전망을 해온 사실은 분명 현 정부의 안전보장력에 허점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이러한 뒤늦은 논란보다는 근본적인 대북한 정책의 재점검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대북지원 정책의 목적과 결과를 명확히 예측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현재의 대북지원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이나 ‘평화분담금’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물론 대화와 타협을 위한 밑바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이러한 선의가 결국 긍정적으로 인식되지 못하고 부정적인 결과만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0년 ‘6?15공동선언’ 이후 시작된 대북 지원은 지금까지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등 여러 가지 대북 지원사업을 통해 막대한 현금과 함께 방대한 양의 물자와 자본 및 기술이 북한에 제공됐다. 이러한 실질적 지원은 경제적 붕괴 위기에 처한 북한의 숨통을 틔워준 것은 명백한 사실이며, 이를 통해 북한은 일시적으로나마 체제 안정을 꾀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북한은 그러한 체제 안정을 바탕으로 오히려 이번 미사일 사태와 같이 더 많은 것을 얻어내려 극단적인 상황을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현재의 북한이 이와 같은 벼랑끝 전술을 다시 시도해야할 절박한 사정인가?
6년 전 우리는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것을 기대해 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앞에 놓여진 상황은 평화가 아닌 혼란과 불안이다. 여전히 북한은 핵보유국임이 기정사실이며 한반도를 '핵지대'로 만들어 놓고는 위기감만을 조성하고 있다.
이는 결국 대남 군사위협을 한층 강화시킬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개입을 유도하여 분쟁을 격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부여한 것이다. 실패했더라도 이번 미사일 발사는 사실상 북한의 군사적 수단을 바탕으로 한 폐쇄적 체제 유지에만 전념하고 있음을 알려 준다.
지난 6년간의 개방에 대한 유도는 여전히 실질적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북한의 군사비 지출이 3배로 늘어났다.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발표한 ‘2006 아시아 군사력 균형’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군사비 지출은 2000년 2 1억달러 규모에서 지난 해 60억달러 규모로 늘었으며, 이 늘어난 군사비는 주로 핵무기, 생화학무기,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와 잠수함, 상륙정 등 대남 기습침투 전력 강화에 집중 투자된 것이라고 한다.
이는 유사시 북한 대남 군사전략의 성격을 시사한다.
2000년 이후 북한 군사비 지출의 대폭 증가는 남한의 현금,물자,자본,기술 등 각종 대북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는 1994년 김일성 사망 이후 10년의 북한 경제는 홍수,기근 등 북한 스스로 ‘고난의 행군’으로 부를 정도로 최악의 상황이었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더욱 분명해진다.
우리의 대북 지원이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 보유’와 핵 장착이 가능한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기여했다면, 우리의 대북정책과 군사 태세는 근본적으로 재검토돼야 할 것이다.
더군다나 경제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이번 사태와 관련, 종래 지원하던 쌀ㆍ비료 공급을 중단하는 정도로 북한이 위협을 받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할 때,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등 우리가 깊게 들어간 부분의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
이를 계속할 경우 대북한 각종 제재에 적극 나서기로 한 미국과의 관계는 멀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사일 발사 이후 세계 증시가 출렁임에도 우리 증시가 비교적 안정적이었다는 것으로 자위해선 안 된다.
세계 금융시장 충격은 불과 수시간 내 한국에 미칠 수 있는 글로벌 경제 시대 아닌가.
결론적으로,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 제거를 우리의 최우선 안보 과제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대북 지원은 물론 대미 및 대일 정책도 이를 전제로 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독도문제나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문제도 시급하지만 동북아에 관계된 각국과의 공조를 바탕으로 현실적인 위협에 먼저 대처하는 것이 더 절박한 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