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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의 바다를 항해하는 최 환 님과 함께

by eknews03 posted May 1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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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환
- 백제예술대학 뮤지컬학과 졸업
- 힙합 댄스팀 'hi-jack' 활동
- 배우경력
  뮤지컬: 가스펠, 풋루스, 하이라이트, 타임오버 외
  연극: 트위스터, 사랑, 돼지와 오토바이, 오아시스 세탁소 외
- 공연기획사 ‘라이브엔터’ 제작연출부
- 공연/전시 기획사 ‘루트원’ 엔터테인먼트 공연기획부
- 공연기획사 ‘퍼니아츠 컴퍼니’ 설립
- 예중.예고 연극,뮤지컬반 외부강사
- 현재 ‘퍼니아츠 컴퍼니’ 대표 및 프로듀서


한인신문: 오늘 이렇게 귀한 시간 할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 최 환 님의 경력을 보면 힙합 댄서로 처음 무대에 선 듯 보이는데요?

최 환: 네, 중학교 때 우연한 기회로 힙합 춤에 매력을 느끼게 되면서 춤을 추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저는 전주에 살아왔는데, 당시 전주와 그 일대 지역에서 유명했던 hi-jack이라는 힙합 댄스팀에 입단하면서부터는 학교 수업시간을 제외한 개인시간과 여가시간을 모두 춤 연습에 매진했습니다. 그 때 만난, 댄스팀의 동기들, 선후배들과 함께 땀 흘려 연습하고, 인간적인 교류를 하면서 무대에 선다는 것과, 공연 예술에 대해 막연한 동경을 갖게 되었습니다.

한인신문: 그러다가 뮤지컬을 시작하게 된 동기와 배경은?

최 환: 그렇게 춤에 빠져 중고등학교 시절 내내 춤을 추면서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하다가 대학 진학을 위해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 제게 연기를 가르쳐주신 분께서 뮤지컬 ‘Cats’에 출연을 하셨는데, 그 때 처음으로 보았던 뮤지컬이란 장르는 저에게 아주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왔었죠. 춤만을 춰온 저는 춤과, 연기, 노래가 섞인 뮤지컬을 처음 보면서 춤이 주는 감동과는 또 다른 차원의 매력을 느꼈습니다. 대학 진학을 놓고 고민하던 저에게 ‘그래, 이거다!’ 라는 확신이 생겼고, 이런 마음이라면 그 동안 춰온 춤보다 더 훨씬 더 깊은 열정을 쏟아 부을 자신이 생겼습니다. 그리하여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뮤지컬 과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한인신문: 처음에는 무대에 직접 서는 공연자로 시작하셨지만, 후에는 제작/기획 분야로 방향을 전환하신 듯 보이는데요?

최 환: 대학에 진학해서 같은 꿈을 가진 동기들과 함께 탭-댄스부터, 재즈, 발레, 연기, 성악 등 뮤지컬에 필요한 모든 분야를 체계적으로 습득해가며 학기마다Workshop공연을 통해 뮤지컬의 준비단계부터 무대에 올려지기까지의 모든 부분을 배웠습니다. 대학 시절 댄스 동아리의 회장을 맡으면서 축제 무대에서 차별화된 댄스 공연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 스토리를 구성하고 힙합댄스에 탭댄스와 마임을 엮어 하나의 창작 공연을 무대에 올렸습니다. 그 때 배역을 통해 극 속의 역할로써 한 부분을 맡는 배우의 입장이 아닌 공연의 모든 면을 총괄하는 기획/제작자의 입장으로 하나의 공연을 완성하여 무대에 올리는 일에 더욱 끌리게 되면서 배우의 꿈을 접고 제작자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한인신문: 기획/제작자로서의 활동은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최 환: 군 제대 후 엔터테인먼트사에 입사하여 “이은결의 매직브이쇼’,’뮤지컬 록키 호러쇼’, ‘숲 속 놀이터’ 등 뮤지컬, 콘서트, 체험전시 같은 여러 문화예술분야의 기획, 제작등을 배워나갔으며 ‘김영임의 孝 공연’ 같은 국악 뮤지컬에 프리랜서 배우로 참여하는 등 공연 예술 분야에서 일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작년에 ‘Punny Arts Company’를 설립하게 되었고 아카펠라 그룹 ‘D.I.A.’의 ‘뮤지컬 콘서트’(DIA Wish Your Happy Christmas), 뮤지컬에 댄스적인 요소를 많이 가미시킨 이른바 ‘댄스컬’(Dancer’s Night), ‘태안반도 살리기 자선 콘서트’(우리도 할 수 있어요) 등을 기획/제작 하였습니다. 영국에 있는 지금은 차기작을 위하여, 몇 가지 최종 후보에 올려놓은 공연 아이템을 마지막으로 선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한인신문: 뮤지컬을 하면서 좋았던 점, 행복했던 순간과, 반면 안좋은 점,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최 환: 흔히 뮤지컬을 이야기 중심에 춤과 음악이 가미된 종합예술이라고 부릅니다. 그 이야기 속에 기.승.전.결이 있어 우리네 인생과 삶, 사건들을 다루면서 관객들은 그 속에서 진정성과 감동을 느끼게 되는 것이겠죠. 그래서인지 뮤지컬이나 공연 하나를 무대에 올리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 동안은 제 인생 속의 또 다른 인생 한편을 완성해 가는 것처럼, 좋을 때도, 행복할 때도, 또는 절망하거나 힘든 순간도 때때로 겪습니다. 인생살이의 희로애락을 무대 한 편에 담기 위해서 기획/제작자, 배우, 일일이 말하기도 힘들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수고하시는 스탭들과의 관계가 특히 그렇죠. 준비과정(기획단계)에서는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현장에서는(제작단계) 너무나 커다란 벽이 될 때가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뮤지컬의 특성 상  NG란 있을 수 없기에, 현장에서는 훨씬 더 엄격해 질 수 밖에 없는데, 사실 저 역시 아직은 경험도 부족하고 더 배워가야 하는 사람인데도 기획자의 입장에서 제 개인적인 마음과는 달리 스탭들을  엄격하게 대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스탭도 배우도 저도, 좋은 공연을 위한다는 마음을 서로 잘 알기에 관객들이 공연을 통해 감동을 느끼고 좋아해주시면 그 모든 힘들었던 점들은 정말 눈 녹듯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한인신문: 뮤지컬의 매력과, 다른 예술 장르와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점이 있다면?

최 환: 앞서도 말씀 드렸듯이 뮤지컬은 종합예술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관객에서 감동을 줄 수 있는 장치가 많다는 얘기겠죠. 분명 춤, 연기, 음악이 각각 따로 주는 감동보다는 훨씬 더 복합적으로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존의 개별적 장르들이 고유의 매력으로 담백하게 주는 감동과는 다르게 잡다하게(?) 느껴질 수 있는 위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뮤지컬에는 화려함과 볼거리, 또한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현대적인 미가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는 실험정신의 실현이 가능하죠. 그래서 뮤지컬에 관한 저의 모토와 목표는 다양성(볼거리, 신선함, 재미적인 요소, 감동 등)을 잃지 않은 담백한(진정성) 뮤지컬입니다.

한인신문: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 작품, 뮤지컬 배우는?

최 환: 개인적으로는 ‘지킬 앤 하이드’라는 뮤지컬을 참 좋아합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선함과 악함의 이중성을, 극단적이긴 하지만 신선한 소재로 드러낸 작품입니다. 지킬이 악의 화신이 되지만 그 원인이 아버지의 정신병을 고치기 위한 선함에서 비롯된다는 아이러니도 흥미롭구요. 나오는 음악들도 모두 좋았던 터라, 제가 좋아하는 뮤지컬 1순위죠. 좋아하는 뮤지컬 배우로는 조승우씨와 류정한씨 좋아합니다. 두 분다 연기력은 기본이고 남성성도 강해서 극의 중심을 잘 지켜내는 그들의 카리스마도 좋습니다. 류정한씨는 성악과 출신이라 노래하실 때 특히 멋있고, 조승우씨는 대중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뮤지컬 배우로 선정된 만큼, 뮤지컬의 대중화에 기여한 부분을 높게 평가합니다.

한인신문: 관객분들에게 뮤지컬 작품을 선정하는 요령, 또 감상법에 대한 조언을 드린다면?

최 환: 인터넷을 비롯, 다양한 채널을 통하여 다양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요즘, 뮤지컬을 보기 위해 작품 선정 하실 때 뮤지컬의 주제가 과연 내가 소화할 수 있는, 내 기호에 맞는 작품인지 정도는 미리 알고 가시면 좋을 듯 합니다. 영화로도 개봉된 ‘스위니 토드’같은 경우, 제 지인과 함께 보러 갔는데 연기도 좋고 재미있지만 중간중간 잔혹한 장면들이 보기 힘들다고 하더군요. 또 감상할 작품을 선정했다면, 감상 전 너무 세세한 줄거리나 장면까지는 조사(?)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반전을 미리 알고보면 재미없는 영화처럼. 그리고, 관람 연령은 조금 엄격히 지켰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아무래도 영화처럼 자주 감상할 수 없는 뮤지컬인 만큼, 공연을 보실 때는 최대한 재미있게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한인신문: 선배로서 뮤지컬 지망생들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다면?

최 환: 요즘은 뮤지컬과가 많이 개설된 바, 뮤지컬이 학문으로써 인정을 받고 있다는 것은 이미 대중들의 수요와 호응은 평균 이상을 넘었다는 것이고, 산업으로서도 인정받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기존의 ‘공연을 업으로 하는 사람은 먹고 살기 힘들다’는 무조건적인 편견은 편협한 생각인 것 같습니다. 사실, 공연과 같은 문화예술분야가 가지는 부가가치란 상당하다는 것이 각 산업발전지수와 전문가들의 전망을 통해서 이미 입증되었는데 말이죠. 그러니 뮤지컬을 공부하시고, 직업으로 삼고자 지망하시는 여러분들! 본인의 꿈에 자부심을 가지십시오. 하지만 그 부가가치의 양성은 무조건적인 것이 아님을 유념하시고, 배우든, 제작자든, 연출자든 본인이 지망하는 분야에 있어서 본인만의 색깔을 만드십시오. 그 색깔을 만들기 위해서는 본인이 정립한 뮤지컬에 대한 뚜렷한 철학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뮤지컬이 무대에 올려지는 가장 화려한 순간만을 보지 마시고, 그 뒤에 숨겨진 땀과 노력에 더욱 더 큰 비중을 두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관람부터 시작하여 스탭 분야 등 다양한 경험을 해 보시길 바랍니다.

한인신문: 런던에는 어떻게 오게 되셨는지요?

최 환: 뮤지컬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런던의 웨스트앤드 그리고 뉴욕의 브로드웨이는 제가 꼭 가봐야만 하는 곳이였습니다. 그러다가 올해 초 공연을 마무리하고, 차기작 준비를 구상하다가 세계시장을 한번 돌아보자 라는 생각에 영국으로 떠나오게 되었습니다. 8월에 열리는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꼭 한번 가봐야겠단 생각을 하고 있었고 웨스트앤드의 공연시장의 시스템도 직접 눈으로 보고 배워가야겠단 생각에서요. 현재는 영국에서 어학과 더불어 공연예술에 관련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혼합된 이곳에서 한국에서는 하지 못했던 새로운 문화체험이, 관객들에게 좀 더 신선함과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하는 뮤지컬을 만드는데 좋은 자산이 될 것 같습니다.

한인신문: 마지막으로  최 환 님의 꿈은?

최 환: 한국도 런던이나 뉴욕처럼 공연 시장이 활성화 되어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꼭 들러서 공연 한 편을 감상하고 갈 수 있는, 한국의 공연 문화가 세계적으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도시에만 국한되지 않고 여러 도시에서 저희 회사의 이름으로 소극장을 비롯한 공연 네트워크를 형성, 좋은 작품을 발굴, 제작해서 한국의 공연예술 문화가 영국이나 미국에 뒤지지 않을 만큼 크게 성장시켜, 한국의 좋은 뮤지컬들을 해외로 수출을 하는 것이 저의 소망입니다.

한인신문: 너무나 좋은 얘기 들려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최 환님의 꿈이 꼭 이루어지길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 최 환 님은 현재 런던에서 뮤지컬 연기 및 댄스 레슨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E-mail 문의: hwan2460@paran.com


한인신문 전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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