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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참전 용사회 Hereford 지부장 Benny Goodman과 함께

by 유로저널 posted Mar 0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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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이었던 3월 7일 토요일 오후, 런던에서 북서 방향으로 약 3시간 거리에 있는 Hereford에서는 매우 특별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바로 해당지역 한국전 참전 용사회(Korean Veterans Association Hereford branch)와 지역 학교 청소년들이 참여한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축하하는 자리였다.

본 행사는 Hereford 카운슬의 주선으로 지역 White Cross School에 재학 중인 청소년 11명이 한국전 참전 용사회 Hereford 지부 회원들과의 만남을 통해, 인터뷰 및 자료 조사 등을 벌이고, 한국과 한국전에 대한 발표 자료를 제작, 발표하는 프로젝트였다. 한국에 대해서도, 한국전에 대해서도 별다른 지식이 없는 지역 청소년들은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이에 대해 배우고, 특히 한국전 참전 용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뜻 깊은 시간을 갖도록 하는 취지였다. 또한, 한국전 참전 용사들 역시 이들에게 다시 한 번 격려와 위로가 전해지고, 지역 사회의 따뜻한 관심을 건네 받는 훈훈한 자리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Hereford 카운슬 관할 Friar Street Museum Resource and Learning Centre에서 열렸으며, 한국전 참전 용사회 Hereford 지부 회원들과 그들의 가족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11명의 청소년과 그들의 가족들, 그리고 한국전이라는 흔치 않은 소재에 흥미를 갖고 찾아온 지역 주민들까지 행사장은 방문객들로 가득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청소년 두 명이 직접 사회를 보면서 시작한 행사의 첫 순서는 정지은, 전성민 씨로 구성된 가야금, 기타의 듀엣 연주. 우리 전통 산조와 ‘독도 아리랑’이 울려 퍼진 이날 연주에서 이들은 특별히 참전 용사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면서, 비록 전쟁은 불행한 것이지만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한 가지의 좋은 기억이라도 간직하고 계시길 바란다는 인사를 건넸다. 또한, 정식 연주가 마친 뒤에 한국전 참전 용사회 Hereford 지부장인 Benny Goodman이 특별히 ‘아리랑’을 앵콜로 요청, 아직 이 노래를 기억하는 참전 용사들이 ‘아리랑’을 함께 따라 부르도록 했다.

연주를 마친 뒤에는 그 동안 학생들이 참전 용사들을 직접 찾아가 제작한 인터뷰 영상이 상영되었으며, 기타 한국전 및 한국 관련 자료들이 방문객들에게 선보였다. Benny Goodman 지부장은 인사말을 통해 한국전 참전 용사회를 대표해서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지역 청소년들에게는 역사 공부와 세대를 뛰어넘는 교류를 갖도록 했던 뜻 깊은 경험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제 노년기를 지내고 있는 참전 용사들의 건투를 빈다는 말로 인사말을 마쳤다.

행사가 끝난 뒤 Benny Goodman 한국전 참전 용사회 Hereford 지부장을 만나보았다.


유로저널: 안녕하세요! 그 동안 다양한 자리를 통해 많은 한국전 참전 용사분들을 만나 뵈었지만, Hereford 지부는 처음 뵙습니다.

Benny Goodman(이하 베니): 네, 이렇게 멀리서 찾아와 주시고,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행사에 유일하게 참석한 한국분이시라 더욱 반갑습니다.

유로저널: 한국전 참전 용사회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략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베니: 네, 영국에서 한국전 참전 용사회는 지난 1981년 9월에 창설되었습니다. 한국전에 참전한 이들이 만남을 통해 교류를 갖고, 이를 기념하고, 또 도움이 필요한 참전 용사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영국 전역에 58개 지부, 약 4,600여 명의 한국전 참전 용사들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습니다.

유로저널: Hereford 지부는 몇 명의 회원이 가입되어 있으며, 주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요?

베니: 저희 Hereford 지부에는 현재 약 70여 명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습니다. 저희는 한 달에 한 번, 매달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참전 용사들의 가족들도 함께 어울리는 만큼, 친목 도모의 성격도 많이 있었지만, 요즘에는 아무래도 참전 용사들이 고령대에 접어든 만큼, 이들의 건강과 복지에 대한 문제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유로저널: 행사 중 상영된 인터뷰 영상에도 출연하셔서 얘기하셨지만, 한국전에 대해서 어떤 기억이 남으시는지요?

베니: 제가 인터뷰 때 얘기한 것처럼, 당시 북한 쪽에 있었는데 너무나 추웠던 기억이 납니다. 임진강이 다 얼어붙고, 우리들은 실외에서 어떤 쇠붙이 조차도 만지기가 어려울 만큼, 지독한 추위였습니다. 작전 중 북한 쪽에 고립되었던 적이 있었는데 너무나 두려운 시간들이었습니다. 추위와 싸우느라, 그리고 식량이 조달되지 않아 생명을 건 사투를 벌여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인상적이었던 것은 나중에 남한으로 내려오면서 한국분들이 너무나 진심으로 저희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던 것이었습니다. 한국분들은 참 친절했던 것 같습니다.

유로저널: 한국전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베니: 사실, 한국전은 저희들이 잠시 동안 참여했던 전쟁이었음에도 큰 성과를 거두었던 전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참여한 다른 전쟁들은 아픔이 많았어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니까요. 당장 우리(영국)도 북아일랜드 문제를 해결 못한 셈인 것처럼요.

유로저널: 마지막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베니: 안타깝게도 한국전 이후로 단 한 번도 한국을 직접 방문한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언론 등을 통해 너무나 변해버린, 너무나 발전한 한국의 모습을 보니 살짝 질투가 날 정도더군요. 바라기는 한반도에 계속해서 평화가 지켜지고, 북한이 좋은 방향으로 변해서 언젠가 꼭 통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한반도의 통일로 인해 결국 우리들이 한국전에 참가한 의의가 실현되는 것이니까요.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참전용사들도 마찬가지의 바램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로저널: 오늘 너무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한국전 참전 용사분들의 바램처럼 한반도의 통일이 오는 그날까지 계속해서 건강한 모습으로 함께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유로저널 전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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