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옥스포드 대학에 재학 중인 한 영국인 여학생이 뉴몰든과 한국인에 대한 주제로 리서치를 하고 다닌다고 한다.
사연을 들어본 즉, 그 여학생은 이 곳 뉴몰든에서 태어나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이곳에서 학교를 다니며 성장한 인물로, 학교 리서치 프로젝트로 그와 같은 주제를 선정하였다고 한다.
학창 시절 한국 친구들도 제법 있었고, 무엇보다 지금도 부모님이 계시는 자신의 집은 여전히 뉴몰든에 위치한 관계로 그녀에게는 고향과도 같은 이 곳 뉴몰든에서 또 다른 국가의 커뮤니티가 형성되어온 모습이 제법 신기하고, 또 애착이 갔던 모양이다.
그렇게 리서치를 벌이는 그녀의 질문들 가운데 매우 흥미로운 항목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한인사회가 뉴몰든에 집중되어 있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지, 아니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지’였다.
한국말로 된 간판과, 한국 음식점, 가게들이 즐비한 거리, 무엇보다 언제나 우리 한국말이 들려오는 뉴몰든 거리를 거닐 때면 마치 이 곳 영국 땅에 당당히 우리 한인들의 커뮤니티를 이룬 것 같은 뿌듯함은 누구나 가져봤을 터. 많은 이들이 뉴몰든이라는 이름에서부터 이미 한국의 그 무엇을 뭉클하게 느껴왔을 것이다.
자료상으로도 뉴몰든은 영국뿐만 아니라 유럽 내에서 가장 큰 한인 교포 밀집지역으로 확인되고 있는 만큼 뉴몰든의 긍정적인 면들이 참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몰든의 미래와 연관지어 생각할 때, 뉴몰든의 부정적인 면들 또한 우리가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이다.
무엇보다, 상당수의 한인들은 뉴몰든이 영국 내에서, 아니면 적어도 런던에서만큼은 거의 공식적인 Korea Town, 한국인 밀집 거주지역으로 알려져 있을 거라 생각하겠지만 아쉽게도 대다수의 외국인들은 영국에 한국인 밀집 거주지역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즉, 뉴몰든은 한인들과 몇몇 한국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외국인들에게만 인식되어 있을 뿐, 실제로 영국 사회의 공식적인 인정이나 주목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그에 대한 원인은 아마도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고, 이는 그 누군가의 잘못이라거나 할 수 없는, 우리 모두가 함께 관심을 갖고 노력해서 해결해야 하는 사안이다.
영국 사회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 한인들끼리만 뭉치는 뉴몰든이 아니라 한국의 그 무엇을 배우고, 느끼기 위해 뉴몰든을 찾는 외국인들의 발걸음이 증가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직 뉴몰든 한인사회에 많이 부족한 글로벌 마인드가 제대로 자리 잡혀야 한다.
외국에 나와서도 한인들끼리만, 한인들을 상대로만 돈을 벌겠다는 좁은 생각을 버리고, 전 세계 모든 이들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 만큼의 영어를 통한 의사소통(가령 한국 관련 행사가 열릴 경우 분명 외국인 손님이 있을 터인데 마치 한국인 만을 위한 자리인양 한국어로, 또 한국 정서의 스타일로만 진행되는 경우가 간혹 눈에 띈다)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재영한인들의 뉴몰든’이라는 인식에도 허점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재영한인들에 속하지 않는, 또 속하고 싶어하지 않는 한인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들은 다름아닌 영국 주류사회에서 활약하고 있는 젊은 한인 직장인들, 글로벌 마인드로 충만한 젊은 학생들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뉴몰든에 한인 밀집지역이 존재한다는 사실 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고, 또 이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을 지닌, 그래서 심지어는 뉴몰든 한인사회에 접근조차 하고 싶어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그들은 이곳 영국에 나와서까지도 한국인이 지닌, 또 한국사회가 지닌 보수성, 부조리, 그 외 여러 악습들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뉴몰든 한인사회에 거부감을 표한 것이다.
그 동안 영국 이민 1세대부터 현재 어느 정도 중장년층의 한인들에 이르기까지 참 많은 분들의 눈물과 땀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뉴몰든 한인사회가 존재하게 된 것이기에 그들의 업적은 분명 위대한 그것이지만, 영국 주류사회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현재의 뉴몰든 한인사회로서는 가슴 속에 전 세계를 품고, 서구 사회의 마인드를 지닌 젊은이들을 품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만연한 부도덕, 비리, 다툼, 형식주의와 같은 부끄러운 구세대들의 산물들이 뉴몰든 한인사회에서 발견된다면, 영국에 있는 젊은 세대들은 분명 이에 거부감을 가질 것이다.
또한, 요즘 한국사회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교회 문제와 관련해서도 이곳 뉴몰든을 중심으로 밀집해 있는 한인 종교 단체들 또한 한국 종교 단체들의 부끄러운 모습들을 답습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야 할 것 같다.
재영한인사회의 고향과 같은 뉴몰든을 잘 보존하면서도, 다가올 새 날을 위해 고칠 것은 고치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는 유연성과 포용성을 통해 젊은 세대들을 끌어안고, 영국 사회의 주류로 진입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