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없는 사람이 돌로 치라,그런데 죄 있으면 돌 내려놓자
지난 겨울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 시작된 재영 한인사회의 분열이 어느덧 해가 바뀌고, 따사로운 봄 햇살이 눈부신 5월에 이르러서야 그럭저럭 앞으로 나아갈 방향의 윤곽을 드러내려는 듯 하다. 결국 영국 법원의 판결에 우리들의 나아갈 방향을 의존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재영 한인사회의 자정능력 상실이라는 부끄러운 자화상을 확인할 수 있었던, 어찌 보면 재영 한인사회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사건이라면 사건일 수 있었다.
이역만리 타국 땅에서 함께 발 붙이고, 마음 붙이고 살아왔던 동포들이 서로의 마음에 흉한 상처를 남기고, 또 한 발짝 멀리서 이를 지켜보던 수많은 재영 한인들과 젊은 후손들에게 떳떳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며 많은 이들을 실망시켰고, 또 많은 이들이 재영 한인사회라는 울타리에 등을 돌리도록 만들었다.
관련된 많은 이들의 이름들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고, 또 그들을 둘러싼 오랜 갈등과 반목, 배신과 암투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져갔다. 영국 법원의 영문 판결문을 놓고 이 해석, 저 해석, 이 의견, 저 의견이 저마다 자기가 옳다고, 아니 더 정확히는 저쪽만 잘못했다고 핏대를 세웠다. 또 이 때다 싶은 소인배들이 갈등, 분열 시류를 역이용해 잔머리를 굴리며 자신의 목적을 이루려 교묘하게 활동하는 볼쌍 사나운 모습들도 목격되었다.
일부에서는 한인회 이사의 역할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무지를 바탕으로 한인회 이사를 직선제로 뽑아 그들로 하여금 한인회장 선거를 선출하게 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외쳐,이에 현혹되어 같이 목소리를 보태면서 '나도 좀 알아줘'를 외치는 한인들도 있다.
또 다른 일부는 자신을 포함시켜주지 않는다고 포함된 나머지를 "기득권 세력이네,완장에 환장 한 놈들이네."라고 밀어 붙인다.
자신도 들어오면 곧바로 기득권 세력이라고 또 다른 세력이 부를 것을 알지 못하는 근시안적 사고로.
이런 사람들 때문에 정말로 한인 사회에 나서서 봉사해야 하는 유능한 인재들도 나서기를 꺼려하는 사람들이 늘 수 밖에 없다.
또 그렇게 말하는 사람치고 한인 사회를 위해 제대로 한 일도 없는 것이 통례이기도 하다.
여기서 잠시 예수님 말씀을 떠올려 보자. 기독교인들 뿐만 아니라 이 사회에서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그런 말씀을, 그리고 특히 이번 사태에는 공식적으로 예수님 말씀을 매주 경청한다는 분들도 주연급으로 참여하고 있으니. “죄 없는 자가 돌로 치라”, 참 맞는 말이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상대방을 치려고 돌을 움켜쥔 손에 더욱 힘을 주는 이들에게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실 듯 하다.
“그런데, 죄 있으면 돌 내려놔라.”
'돌을 들고 치라.'는 분명히 예수님 말씀인 데 이번 사건에는 온통 그 예수를 믿고 따르는 이들이 주역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참 안카깝다.
솔직하게 한 마디 던져보자.
판사의 결정문에는 관심을 갖지도 않고 자꾸 자신들의 변호사들이 돈을 받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써 준 해명서를 가지고 서로 상대방의 잘못만 따지며 핏대를 올리고 재영한인 사회를 호도하고 있다.
원고와 피고가 같이 참석한 최종 결심에서의 배리스터와 판사의 주고 받았던 말조차 서로 밖에 나와 다른 소리를 하고 있으니,우리 4만 재영한인들은 정말 답답하다.
한 마디로 영국인 변호사들의 돈 장난에 양쪽이 놀아나고 있으며,이들의 주장을 통해 일부 재영한인들도 덩달아 같이 춤을 추고 있는 것이다.
더욱더 이상한 것은 다른 한 쪽에게 전액 배상하라고 했으면 분명히 배상을 해야한 쪽이 패소한 것이라고 알고 있는 데 이 마저도 부정하고 있다.
우리 한인들이 알고 싶은 것은 결국 지난 선거에 관련하여 판사가 내린 판결로 먼저 누가 승소했고 누가 패소했느냐이다.
그리고 자신들이 패소했다고 생각하는 쪽은 자신들의 잘잘못을 떠나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한인 사회에 그 흔한 사과 성명 한 줄은 발표해야 하는 것이 정도가 아닌가 ?
지금까지 한 쪽은 자신이 패소한 적이 없다고 인쇄 매체를 통해 떠들다가,이제는 벌금을 자기에게 내라는 것이 아니라 한인회가 내야한다고 판사가 판결을 내렸다고 자신들을 대변하는 인쇄 매체를 통해 또다른 악을 쓰고 있다.
먼저 우리 한인 사회에 필요한 것은 누가 패소를 했던 패소한 쪽은 패소를 인정하고 지난 5개월간의 우리 한인 사회의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에 대해 사과부터 해야 우리 한인 사회에서 다음을 기약할 수 있지 않을까?
그 다음 두 번째는 물론 한인회가 승소측의 소송 비용을 지급해야한다고 생각치는 않으나,설령 한인회가 승소자측의 소송 비용과 법정 비용을 지급해야한다면 금쪽같은 한인회비 낭비에 대한 사과도 따라야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부정선거네 ,선관위가 잘못했네'는 이제 판사가 알아서 말했으니까,이런 것에는 관심없이 선거가 어떻게 되었던 말든 재영한인 사회 누구의 동의도 받지 않고 재판을 진행해 패소했다면,그래서 한인회 돈이 나가야한다면 최소한 사과의 말씀 정도는 누군가가 해야하지 않을까 ?
패소는 자신들이 한 것이 아니라며,'사기극'으로 매도했다가 이제는 '패소,승소'라는 말은 언제했냐는 듯이 쫙 빼고 이제는 한인회가 돈을 내야한다고 악을 써서 한인 사회의 혼을 빼놓고 있다.
여기서 더욱더 중요한 것은 누구의 동의를 얻어 재판을 진행했고,누구의 동의를 얻어 지금까지의 재판 비용을 지출했냐도 중요한 관건이다.
이러한 과정이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않고 행해져 왔다면 이에대한 책임 또한 묻지 않을 수 없다.
재영한인회의 모든 주요 안건과 주요 지출에 대해서는 이사회의 동의나 최소한 회장단의 동의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이사회도,회장단도 구성되지 않았던 상태에서 작은 돈도 아닌 1 년 회비 총 수입금보다도 더 많은 경비의 지출(경우에 따라선 2-4 배이상)과,재영한인회 창립이래 50 년만에 최대의 사건에 대해 아무 토론이나 허락없이 개인이,아니 회장 혹은 당선자라는 이름으로 마구 대응해도 되는 지에 대한 것도 재영한인들의 생각은 어떠한 지 묻고 싶다.
아니,그 분보다는 그 측근들에게 더 묻고 싶다.
이 정도의 경비 지출과 사건 진행은 최소한 그 흔하게 개최된 인시총회 토론감이 아니었을까 ?
이것은 우리 한인신문만의 불필요하고 과도한 주장일까 ?
아니면 당사자들은 이러한 점에 대해 서로 상의는 해 봤을까 ?
아니면,재영한인 사회의 많은 사람들과 상의는 해봤을까 ?
우리가 과도하고 불필요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그냥 믿고 싶고,모든 것을 많은 중지를 모아 결정했을 것이라고 정말 믿고 싶다.
한 재영한인 노옹이 '연금 400여 파운드도 못되는 것 받아 회비 냈더니 이 돈이 자기들 싸움에 모두 낭비되어 버렸어."라는 말이 실감이 나지 않는 가 ?
우리 재영 한인들이 아무리 먹고 살기 힘들어 산업전선에 총력을 기울이고는 있지만,옆집에서 악을 바락바락 쓰면 저게 부부 싸움인지,햇소리인지는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점도 좀 알아 주었으면 한다.
우리는 이제 다 알고 있지만 그들로부터 직접 듣고 싶은 말은 "누가 승소를 했느냐?" 이며 "누가 막대한 한인회비를 사용하라고 했느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누가 소송에 대응하라고 했느냐?"이다.소송을 했다하더라도 친목과 화합을 가장 중시하는 한인단체라면 한인 사회의 중지를 모아 소송을 중단시킬 수도 있었고,법정 판결대신 한인 사회 합의를 이끌어 낼 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
물론 당사자들에게는 억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역사는 쿠데타에 승리하면 영웅이고 지면 역적으로 몰려 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다행히 소송에 독단적으로 결정해 참여했다하더라도
승소했다면 우리 한인 사회의 영웅이라는 칭호와 함께 휼륭한 대표자로 남았었겠지만,패소를 했다면 이에 대한 책임이 불가피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일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