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7일부터 영국 이민과 관련해 본격적인 점수제 이민법, Points Based System이 시행되었다. 일정한 자격을 갖추면 영국 내 고용 여부와 상관업이 주어지는 고급기술이민, Tier1: HSMP 비자와 영국에서 정식 학위를 마치면 2년간 취업을 위해 주어지는 Tier1: Post Study Work 비자는 이미 이전에 시행이 되었지만, 이번부터 시행되는 Tier2는 그 동안 영국 취업비자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던 노동 허가서(Work Permit)를 통한 취업비자를 대체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일단, 노동 허가서(Work Permit)는 이제 폐지된 만큼, 그 동안 노동 허가서를 통해서는 취업 비자를 받을 수 있었지만, 새로 시행된 Tier2 점수제를 통해서는 취업 비자를 받지 못하는 이들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점수제는 나이, 학력, 영어점수 등을 필수로 요구하고 있으며, 요구되는 점수를 갖추지 못하면 아무리 유능한 이민 변호사를 고용하더라도 취업 비자를 받지 못하는 만큼, 자격을 갖춘 이들은 보다 수월하게 취업 비자를 받을 수 있게 되었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은 취업 비자를 받기가 거의 불가능해 졌다. 특히, 영어를 사용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영역으로 취업 비자를 받았던 이들도 이제는 IELTS 및 일정 영어 점수가 없으면 취업 비자를 받을 수가 없게 되었다.
고용주들 역시 새로운 이민법으로 인해 영향을 받게 되기는 마찬가지이다. 이민국이 최근에 발표한 부족 직업군 및 영국 내 취업이 가능한 직종, 직업이 보다 한정적으로 바뀌었으며, 무엇보다 이전에는 어떤 고용주든 노동 허가서를 신청하여 비교적 제약 없이 외국인을 채용할 수 있었으나, 이제부터는 스폰서쉽 라이센스(Sponsorship License)를 취득한 고용주만이 외국인을 채용할 수 있다. 스폰서쉽 라이센스는 고용주의 여러 조건들을 평가하여 승인된다. 만약, 투명하지 못한 경영으로 제시된 조건들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에는 라이센스를 발급받을 수 없으며, 이에 따라 외국인을 채용할 수 없게 된다. 또한, Tier2스폰서쉽 라이센스는 단순히 외국인을 고용하는 General과 기존 주재원 제도에 해당하는 ICT(Intra Company Transfer)로 구분되며, 따라서 한국 기업들의 주재상사 역시 주재원들을 영국에 두기 위해서는 해당 스폰서쉽 라이센스를 취득해야 한다.
따라서, 기존 노동 허가서를 통한 취업 비자를 취득한 재영 한인들과 이들에게 노동 허가서를 취득해준 한인 업체들로서는 새로운 이민법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고용주들은 보다 투명한 경영을 통해 스폰서쉽 라이센스를 받는 데 지장이 없어야 할 것이고, 취업 비자가 필요한 이들은 본인이 지원하는 회사가 스폰서쉽 라이센스를 취득했는지의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이다. 이제까지 노동 허가서로 유지된 고용 관계였으나 당사자가 영주권을 받기 전에 노동 허가서로 취득한 취업 비자가 만료되는 경우에는 새로운 Tier2로 변경하여야 하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이민법의 변화에 따라 재영 한인사회의 미래도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 같다. 일단, 고급기술이민 비자인 Tier1: HSMP를 승인받아 영국을 찾는 고급 인력들 및 영국에서 학업을 마친 이들이 Tier1: Post Study Work를 취득하기 때문에 인력 선택의 폭이 넓어졌으며, 특히 고급 인력들의 공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 고급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한인 업체들 및 한인 고용주들 역시 그에 따른 역량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영국의 경기 상황을 볼 때, 앞으로는 이제껏 재영 한인들이 주력했던 몇 개 분야에만 머물러서는 안 될 것이다. 고급 인력들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확장된 만큼, 이들을 기용해 보다 폭넓고 전문적인 비즈니스를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재영 한인사회 역시 한 단계 올라서는 도약을 맞이해야 할 것이다.
비록 이전보다 더 까다로워지고 더 어려워진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새로운 이민법을 통해 보다 많은 재영 한인들이 그 혜택을 누리고, 그래서 우리 재영 한인사회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