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대한 단호한 응징을 바라며
평평하게 뻗친 섬이라는 이름의 연평도에 포연이 자욱하다. 경고도 없이 기습적으로 날아온 수십 발의 해안포 사격으로 섬이 초토화되고 우리 해병 2 명이 전사, 16명이 부상당했으며, 연평도 주민들은 공포에 떨고 있다. 고작 7.01㎢의 면적에 쏟아진 수많은 포탄은 우리 장병 뿐만 아니라 민간인들도 겨냥하고 있었다. 이제까지 서해에서 수많은 교전과 대치가 있었지만,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의도적이고 중대한 도발이 아닐 수 없다.
일단 지금까지의 북한의 태도로 보면 이번 공격의 이유는 서해에서 실시된 '호국훈련'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전날 북한은 전통문을 통해 한국과 미국의 '호국훈련'이 자신들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는 공격적인 훈련이라고 맹비방해왔다. 특히 연평도 포병부대에서 훈련탄을 발사한 직후 포격을 가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공격은 미리 예고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의 포격은 남쪽을 향한 훈련상황이었음이 명백하다.
어쨌든 북한의 도발에 대해 우리 군은 곧 대응사격을 하였고, 정부는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하여 대응책을 논의중이다. 이번 사태는 이제까지의 위협이나 긴장관계 조성으로 협상테이블로 이끌어내는 북한의 전형적인 전술로 보아서는 안된다. 사실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이번 북한의 연평도 포격이 앞서 있었던 농축우라늄시설 공개를 통한 한반도 핵위협과 같은 선상에서 놓고 보는 의견이 팽배하다. 즉 천안함 사건 이후 경색된 6자회담에 한국과 미국을 이끌어 내기 위해 갈등을 고조시키는 고도의 전술적 행동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권력세습과정에서 김정은의 자리를 공고히하고, 내부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남북 간 긴장을 고조시킨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민간에 대한 재산과 인명피해가 난 이상 이번 북한의 도발은 명백하고 의도적인 북한의 무력도발로 볼 수밖에 없다. 충격요법이라는 변명으로 어물쩡 넘어갈 상황이 아니다. 그 어떠한 정치적, 외교적 논리에도 생명을 희생시키는 방법은 정당성을 획득할 수 없다.
이러한 북한의 도발에 대해 우리 정부는 단호한 응징을 하여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포격이 확전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당부했다. 거기에 우리 경제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 애써 자위하고 있다. 아무리 경제대통령이라 자칭한다고 해도 이번 사태를 이렇게 대충 덮을 것이 아니다. 이번 사태는 천안함 사태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인 것이다. 북한의 의도적인 포격이 명백히 확인되었을 뿐더러, 민간인을 대상으로 하였다는 점에서 북한의 도발은 용서받을 수 없다.
정부는 우리 국민이 더 이상 안보 위협에 떨지 않도록 북한의 추가 도발에 맞서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중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에 이번 사태의 심각성과 비도덕성을 공유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사소한 도발이 불러올 심각한 결과를 북한이 가슴 저미도록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응 뿐만 아니라, 가장 높은 수준의 실질적 제제가 가해져야 할 것이다. 현재 예결위로 갈등을 빚고 있는 여야도 이번 사안에서 만큼은 국가 안보를 위해 협력해야 할 것이다.
다만 한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이번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민간인 사찰과 정치자금 문제와 같은 다른 중대한 이슈들이 묻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것 역시 국가의 안위를 좀먹을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 관련 기사 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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