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 대법관의‘촛불재판’개입을 보여주는 e메일이 공개되고 현직 판사들이 잇달아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법원 내부의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는 사법파동 양상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사법부도‘코드 맞추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법원은 촛불사건뿐 아니라 조선·중앙·동아일보 광고중단 운동과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사건,정연주 전 KBS 사장이 법원에 제기한 KBS 이사회의 (신임) 사장 공모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서도 친정부적이라고 해석될 만한 판결을 내놓았다.
정부의 실정을 비판한 시민운동에 대해 정부와 여당은 검찰에 수사를 촉구했고 검찰은 “죄가 된다”며 사법처리에 나섰다. 법원 역시 검찰과 같은 판단을 내려 법원 안팎에 논란이 일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송호창 변호사는 “헌법에 따르면 법관은 법적 양심에 따라 판결하게 돼 있지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에는 일부 법관들, 특히 고위 법관들이 이런 식으로 정부 편들기식 판단을 내리고 있다”면서 “이는 헌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신영철 대법관은 지난해 서울중앙지법원장으로 재직하면서 판사들에게 촛불집회 관련 재판을 재촉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수 차례 보낸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있다.
대법원 등에 따르면 신 대법관은 지난해 7~11월 서울중앙지법 형사 단독 판사 10여 명에게 여섯 통의 e-메일을 보냈다. ‘대내외비’라고 시작하는 e-메일에는 촛불시위 관련 재판에 대한 이용훈 대법원장이 촛불재판의 처리방향을 언급한 정황까지 포함돼 있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5일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신 대법관은 지난해 11월6일 촛불사건의 재판을 맡은 형사단독 판사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헌법재판소에 제청된 야간집회 금지 위헌심판 일정을 언급한 뒤, “대법원장 업무보고에서 야간집회 위헌 제청에 관한 말씀을 드렸는데 대법원장님 생각도 저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들었다”며 “(위헌 제청 사건 외) 다른 사건은 현행법에 따라 통상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11월24일 또 한 차례 이메일을 보내 “헌재가 (위헌제청 사건을) 내년 2월 공개변론하기로 했다. …결정이 미뤄지게 되어 저 자신 실망을 많이 했다”며 “피고인이 위헌여부를 다투지 않고, 결과가 신병처리와 관계없다면 통상적 방법으로 종국(마무리)하여 현행법에 따라 결론 내주기를 다시 한번 당부한다”고 요구했다.
헌재 관계자는“헌재의 결정을 기다리지 말고 재판을 하라는 것은 관행에 반할 뿐 아니라 법관의 독립에도 반하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 대법관과 이 헌재소장이 만났다는 법원 내부의 증언이 나오고 있어, 헌재도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하게 됐다.
한인신문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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