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펠로폰네소스 반도에서 24일 시작된 산불이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펠로폰네소스 반도 대부분과 아테네 북쪽 에비아 섬을 비롯한 전국토의 절반 이상을 태우고 산불이 인접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산불은 북쪽 국경을 넘어 불가리아와 알바니아로까지 번졌으며, 불가리아에서는 이미 2명이 숨졌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로써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66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수천명의 이재민들이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펠레폰네소스 반도의 산불은 올림피아 신전과 고대 올림픽경기장 시설물 등 수천 년간 보존돼 온 문화유산도 위협받았으나,철저한 방화 장치로 다행히 문화 유산들은 피해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가 발생한 지 5 일만인 지난 28일부터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이스라엘 등 20개국이 헬리콥터와 소방차를 동원해 진화 작업을 계속했다.
그리스 정부는 긴급 재난 구호에 4억 1000만 달러(약 3900억원) 이상이 투입될 뿐만 아니라 “향후 이보다 더 많은 엄청난 자금이 소요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27일 밝혔다. 그리스 사상 최악의 산불로 적어도 그리스네에서만도 64명의 목숨을 앗아간 산불은 선거 최대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부와 여당은 산불의 주요 원인이 숲을 태운 뒤 개발하려는 방화라고 강조했다.
그리스 경찰 당국은 “3일 동안 200여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난 건 우연의 일치로 볼 수 없다”며 방화범을 신고하면 1인당 100만유로(약 13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파이낸셜타임스>는 “20%는 고압선 화재, 20%는 사람의 실수, 나머지는 개발을 노린 방화다”라는 전직 관료의 분석을 27일 전했다.
이 신문은 “최근 별장을 원하는 사람이 늘어 수도 아테네 주변 지역에서 개발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스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6404건의 산불이 일어나, 지난해 연간 4631건보다 크게 늘었다.한편,사상 최악의 화마가 덮친 그리스에서는 다행히도 “(고대 올림픽 발상지인) 올림피아 유적지에 딸린 화재방지 설비들이 작동해 아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그리스 정부 관계자들이 밝혔다.
이 설비들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당시 유네스코 지정 문화유산들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방화와 스프링클러 장치들이다.
< 한인신문 국제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