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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에 바탕을 둔 신념의 관철과 그 비극.



아프가니스탄은 19세기 중엽에 이르기까지 자잘한 분쟁은 있었지만, 대체로 여러 인종들이 평화롭게 살아가던 나라였다. 그러나 1839년 시작된 영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은 수많은 우여 곡절 끝에 1919년에 독립선언과 함께 지긋지긋한 전쟁의 종언을 고하였다.

그러나 동시에 파키스탄을 분리 독립 시켜야 했으며, 그 때 소극적으로 지원받은 소련에게 결국 다시 재침공 당하게 되는 비극적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이에 무자헤딘들이 미국의 지원으로 결국 소련을 격퇴했으나 그 뒤 이어지는 내전 상황은 현재의 아프가니스탄을 역사상 유래없는 혼란의 땅으로 만들고 말았다.

결국 외세의 지원은 그들의 땅을 황폐하게 만드는 주범이라는 사실을 온 아프가니스탄 주민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그 때부터 탈레반이라는 독자 세력은 1995년부터 외세로부터의 독립이라는 기치를 걸고 투쟁을 시작한다.

이들에게는 민족 이상의 신념이 필요했고 이것은 결국 기독교와의 투쟁으로 점철되어 버렸다.

결국 현재 아프가니스탄에서 뿌리내린 이슬람의 극단적인 모습은 본래의 그들이라기 보다는 외세의 침략에 황폐화된 반작용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현재 진행되고 있는 탈레반 세력들과 아프가니스탄의 정규군 사이의 내전의 상황 역시 강대국의 장기판의 형국 내지 약소국의 영토 상실의 과정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아프가니스탄은 아시아와 유럽을 동서로 가르며, 러시아와 중동을 남북으로 구분하는, 이른바 전략적으로 무척 중요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항상 눈앞의 사소한 이득에 혈안이 되어 멀리 떨어진 중요한 문제를 간과하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한반도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 세상의 먼 곳에서 발생하는 끔찍한 문제를 아예 알려고 하지 않는다.

특히 강대국에 속하지 않는 제 3세계의 인민들에 관해서 우리는 잘 모른다.
문제는 그러한 무지가 신념과 만났을 때 가장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행동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25일 아프가니스탄에 피랍된 23명 중 8명이 석방되었다는 소식에 뒤이어 인솔자였던 배형규 목사가 살해되었고 다시 26일에 당초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던 8명의 행방 조차 묘연해졌다.

대통령은 특사를 파견한다, 국제적인 협력을 통해 사태를 해결한다 하지만 이미 상황은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중이다. 피랍된 그들에게 본디 잘못이 있는 것은 아니다. 탈레반이 그들의 신념을 키운 것처럼 이들 역시 자신들만의 신념대로 행동했을 뿐이다.

그렇지만 만약 그들이 아프가니스탄의 역사와 탈레반 세력들의 외세, 특히 기독교에 대한 노여움을 미리 알았더라면 죽음의 이슬람 지역에 선교 활동을 하러 가기 전에 좀 더 깊은 고려가 있었어야 했다.

특히 기독교의 사랑의 정신은 결국 다른 이들에 대한 이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여행위험지역이라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신념을 관철시키는 것은 식민지시기 제국주의 국가들의 행태와 무엇이 다른가?

결국 이들의 성급한 행동은 온 국민의 관심과 분열, 종교에 대한 회의와 반목, 국가적 역량의 집중으로 인한 손실을 가져오게 되었다.
그들이 비록 의도한 것은 아닐지라도 최소한 비합리적인 행동에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현재 정부가 해야할 최선의 일은 이들의 안전한 무사귀한을 보장하는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당연한 정부의 의무이며 무엇보다도 최우선해야 할 일이다.

그와 동시에 우리 국민들이 해야할 일은 이러한 문제를 종교적인 갈등으로 몰고 가지 말고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벌어지지 않도록 다른 이들에 대한 이해와 관심, 배려의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이런 일로 피랍된 이들의 인권을 모욕하는 것은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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