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7일 프랑스 일간 르 몽드 지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프랑스 리모쥬(Lomoges)에 살고 있는 무 체류증 외국인들이 12개월짜리 체류 증 발급을 요구하며 4주째 단식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다. 30여일 째 계속되는 이 같은 힘겨운 싸움은 그만 될 법도 한데 이들의 굳은 의지는 여전히 확고하다. 알제리를 비롯, 북아프리카 출신의 이들 외국인들은 3명의 여성과 41명의 남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체류 증 획득은 이들이 현재 타국 프랑스에서 겪고 있는 불안한 하루하루에 종지부를 찍게 해준다. 이번 단식투쟁 단 대변인 후쓰니 엘 레라비(Houssni el Rherabi)씨는 “우리는 체류 증이 없어 프랑스 경찰에 연행되어 가지는 않나 항상 조마조마해야 하고 일자리도 제대로 구할 수 없으며 식량, 특히 아이들의 음식을 얻기 위해 인권단체에서 주는 무료 배급소를 찾아 다녀야만 합니다. 이러한 생활을 더 이상 계속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존엄을 잃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
단식 투쟁 단들이 이처럼 보여주고 있는 굳은 결의는 이들을 후원하고 있는 단체의 회원들 조차 놀라게 하고 있다. 관계자 Cathy Guerry씨는 “그들은 무언가를 같이 한다는 것, 그리고 타인을 존중한다는 것이 뭔지 이번 기회를 통하여 배웠습니다. 프랑스인들이 봤을 때 그들은 모두 외국인들이지만 그들 사이에서는 또 갈라지기 때문입니다. 국적이 다른 그들이 간혹 긴장감을 야기할 수도 있는 문화적 차이점을 극복하고 서로 한가지 목표를 향해 노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모두가 그들이 살기 위해서는 체류증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하며 단식투쟁단원들의 행동을 높이 샀다.
현 상황에서 암시장 규모는…
리모쥬에 살고 있는 같은 무 체류 증 외국인은 같은 상황에 처해있는 다른 모든 외국인들처럼 ‘먹고 살기 위해’ 암시장에서 일을 할 수 밖에 없다. 세이드라는 한 불법체류 외국인은 “아침 7시부터 밤 9시까지 일하고 일당 45유로를 받습니다. 그런데 사장이 저의 신분증을 합법화 해 주겠다는 약속은 하지 않았습니다.” 라고 말했다. 다른 이들은 리모쥬의 농장에서 암소들에게 먹이를 주고 사과농장에서 사과를 수확하는 일을 하기도 한다. 또 어떤 이는 하루에 20에서 25유로 정도를 받고 집안 청소 같은 일을 한다.
또 그들의 주거환경은 어떨까? 리모쥬 시가 제공한 조그마한 건물에서 바닥에 매트리스를 놓고 생활하는 것은 당연시 되고 있다. 이 건물은 예전에 경찰소로 사용되던 것이었다. 불법체류 외국인 지원단체는 경시청을 상대로 “단식 투쟁 단들을 위한 인도적인 배려”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당국은 “법이 정한 범주를 벗어나 다르게 조치를 취할 수 없다”며 항상 같은 식의 대답만 할 뿐이다.
프랑스에서 같은 나라 배우자를 만나 결혼에 성공, 3살과 2살 난 두 어린 딸과 함께 리모쥬에서 살고 있는 기아나 출신 사코 마모두 칼리파(Sako Mamadou Kalifa, 41)씨는 “우리는 어디서든 인간으로서의 위엄을 잃지 않고 살아가기를 바랄 뿐입니다”라고 말한다. 단식투쟁을 하는 이들 외국인들 중 몇몇은 사코 마모두 칼리파씨처럼 아직 취학연령에 다다르지 않은 어린 아이들을 두고 있는 아버지이다. 이 밖에도 20대의 젊은 기아나 여성들도 눈에 띈다. 앞서 말했듯 리모쥬 당국, 특히 경시청은 이들에 대해 아직도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반응은 서로 싸우기만 하는 프랑스 정치계의 ‘장난감’이 되었다고 인식하고 있는 단식투쟁 단원들의 결의를 더욱 확고히 해주기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