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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남편과 사는 일본인 아내의 이야기 – 노리꼬 아라카와

by 유로저널 posted Jul 1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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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게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다. 역사적인 부분을 떠나서도, 생김새만 비슷할 뿐, 한국인과 일본인의 속은 달라도 한참 다르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과 일본은 부인할 수 없는 이웃이며, 많은 부분을 공유해오고 있다. 그리고, 자연스레 한국인과 일본인의 국제 결혼 또한 꾸준히 증가, 많은 한일 커플들이 탄생해 왔다. 뉴몰든에서 한국인 남편과 살고 있는 노리꼬 역시 그 중 한 명, 노리꼬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유로저널: 먼저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 독자들에게 흥미롭고 유익한 이야기 많이 부탁드립니다. 일단, 간단히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노리꼬 아라카와(이하 노리꼬): 네, 제 이름은 노리꼬 아라카와(Noriko Arakawa)이며, 저는 일본에서 태어나서 일본에서 자랐습니다. 영국에는 2000년도 10월에 왔으며, 현재 한국인 학생들도 많이 다니는 South London Christian College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유로저널: 한국인 남편 분과는 언제 어떻게 만나서 결혼에 골인하셨는지요?

노리꼬: 남편을 처음 만난 건 런던에 있는 친구 집에서였습니다. 처음 만나자마자 ‘아, 바로 이 사람이구나!’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비자가 한 달 뒤 만료되어 일본으로 돌아갈 계획을 갖고 있던 중이었고, 비행기표도 이미 구입해놓은 상태였습니다. 원래 저는 영국에 오기 전 일본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학대당한 어린이들을 보살피는 일을 했습니다. 그리고 영국에 와서 영어와 심리학을 더 공부한 뒤,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서 학대당한 어린이들을 위한 일을 계속 할 계획이었거든요. 그런데 남편이 제 삶에 대해 너무나 중요한 얘기를 했습니다. 제가 하는 상처 받은 어린이를 보살피는 일이 단지 제 지식이나 경험만 가지고는 될 수 없고, 하나님의 사랑만이 진정으로 그 어린이들을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이었죠. 저는 크리스찬이었지만 이처럼 중요한 진리를 온전히 품고 있지 않았고, 남편을 통해 그 진리를 깨닫게 된 셈이지요. 그럼에도 결국 한 달 뒤에 저는 일본으로 돌아가야 했고, 그러나 몇 달 뒤에 다시 런던으로 돌아올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다시 남편을 만나 반년 간 연애 뒤에 결국 결혼에 골인했답니다.

유로저널: 남편분의 어떤 점이 마음을 움직였는지요?

노리꼬: 먼저는 크리스찬으로서 그의 신앙의 깊이입니다. 한국과는 달리 일본은 크리스찬의 수(전체 인구의 0.2%)자체가 적고, 그 중에서도 남편처럼 깊고 순수한 신앙을 가진 사람은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일입니다. 그리고 남편은 보편적으로 일본 사람보다는 마음에 여유가 있고, 마음이 넓습니다. 게다가, 성격이 아주 밝고, 명랑하고, 낙관적이어서 함께 있으면 늘 즐겁고 행복해 집니다. 마지막으로, 일본어까지 아주 능숙해서 너무 너무 좋습니다.

유로저널: 처음에 두 분께서 결혼 하신다고 했을 때, 양가 부모님들의 반응은 어땠는지요?

노리꼬: 사실 저희 둘다 모두 결혼이 많이 늦어졌기에, 양가 부모님들께서는 본인들이 행복하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하시면서 흔쾌히 허락해 주셨습니다. 일본과 한국의 역사적인 문제로 특히 “한국의 시부모님께서 반대하지않으셨나요?”라고 많이 물어 보시는데, 전혀 반대하지 않으셨고, 지금도 시부모님은 물론이구 남편의 가족 모두가 저를 반겨주시고 귀여워해 주셔서 정말 큰 사랑을 느끼고, 너무나 감사하고 있습니다.


유로저널: 한국인 남편이기에 좋은 점은?

노리꼬: 아무래도 세세한 것까지 까다롭게 살피는 일본 사람과는 달리, 한국인 남편은 마음이 넓고 관대해서 함께 있으면 늘 마음이 편안합니다. 무엇보다 신앙적인 면에서도 저를 잘 이끌어 주어서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유로저널: 그렇다면 한국인 남편이어서 어려운 점은?

노리꼬: 감정표현 방법의 차이와, 일을 계획하는 방법의 차이가 너무 커서, 때때로 남편을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일본 사람은 감정을 금방 표현하지 않는데 비해, 남편은 감정을 바로 표현 하는데, 간혹 격한 감정을 표현할때는 정말이지 깜짝깜짝 놀랍니다. 또, 일본 사람은 정확하고 세밀하게 계획을 세워서, 그 계획을 확실하게 실행하는데, 남편은 일단 적당하게 계획을 세우고, 상황에 따라 변경을 합니다. 물론, 상황에 대처하는 융통성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익숙치 않은 저로써는 거기에 손발을 맞추기가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유로저널: 남편분과 다툼이 있다면 주로 어떤 이유때문에 다투시는지, 또 어떻게 화해하시는지요?

노리꼬: 서로가 자신만이 옳다고 생각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들어주지 않으면, 그것이 부부싸움으로 발전합니다. 사소한 일에도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으면 다툼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서로가 감정적인 상태일 때는 우선 그 자리를 피해서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이 안정되면 상대방의 존재를 소중히 여기고 상대방의 의견도 존중하게 되니까요.

유로저널: 본인께서 생각하시기에, 한국(인)과 일본(인)의 가장 큰 차이점은 뭘까요?

노리꼬: 한국 사람은 라틴계 성격으로 밝고 마음에 여유가 있으며, 감정 표현이 풍부합니다. 그리고, 매우 순수하고 정열적인 면이 있습니다. 다소 작은 일에는 크게 유념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서 대처해 나가는 융통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가족에 대한 감정이 매우 깊고 연결 고리가 밀착된 듯 합니다. 거기에 비해서 일본 사람은 그다지 자기 표현을 하지 않고 주위 사람을 배려하는 것을 우선합니다. 작은 일에도 마음을 두고, 한번 결정하면 그대로 실행하려고 합니다. 일본 사람도 가족 관계를 소중하게는 생각 하지만, 한국 사람처럼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않기 때문에 때로는 냉정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우리들은 위치적으로도 이웃에 있는, 또 같은 동양인이기에 정말 비슷한 면도 있지만, 가장 커다란 차이를  말해본다면 표현 방법의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유로저널: 마지막으로 미래의 한일 커플들에게 한 마디 남겨주세요.

노리꼬: 우리들은 아주 가까운 이웃 국가의 국민으로, 겉모습 또한 아주 비슷합니다만, 실제로는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의 구성과 가치관, 생활 습관, 또 종교도, 결혼을 하면 작은 부분까지 보이기 때문에 많은 차이를 깨닫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그 차이를 무리하게 일치 시키려 하지 않고, 서로가 자기와 다른 상대의 가치관을 존중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몇 년은, 일본에서는 한국 드라마, 영화의 인기와 함께 일본 사람들도 한국의 문화를 이전보다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생겨날 많은 한일 커플들이 서로를 더욱 잘 이해하고, 서로의 장점들을 잘 화합해서 더욱 아름다운 가정들을 가꾸어 나가길 기원합니다.

유로저널: 너무나 재미있고 유익한 얘기 들려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행복한 가정 가꾸어 나가시길 기원합니다.


유로저널 전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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