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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로 봉사활동을 떠나는 하동욱, 라윤선 님과 함께

by 유로저널 posted Aug 2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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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욱
- 경남 마산 출생
- 광운대학교 환경공학과 4학년 재학 중

라윤선
- 전북 무주 출생
- 대학 졸업 후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며 사회복지 공부 중

유로저널: 안녕하세요!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더 어려운 이들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두 분을 만나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먼저 언제, 어떠한 계기로 해외봉사활동에 관심을 갖게 되셨는지부터 시작해 볼까요?

하동욱: 저는 2007년 겨울 인도로 여행을 다녀오면서 제가 전혀 몰랐던 사실, 즉 세상이 뭔가 공평하게 돌아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인도현지에서 해외봉사활동 중인 많은 친구들을 만나면서 나도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정적으로 그 친구들이 주로 유럽 국가 친구들이었는데,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물었더니 다들 자신들의 나라를 자신 있게 이야기 하는 모습이 부러웠고, 저도 우리 대한민국을 저렇게 말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해외봉사활동에 관심 갖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무릎팍 도사에 한비야 씨가 나와서 2009년을 사는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에 대해서 말씀하는 것을 봤습니다. 우리는 일제시대에는 독립을 위해 살았고, 독립 후 한반도 전쟁 이후에는 재난 복구를 위해 살아 왔습니다. 2009년 현재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방안의 일환으로 아프리카, 인도 등 세계 각지의 도움이 필요한 나라에 도움을 주는 활동에 대한 생각을 인도 여행 당시에 갖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라윤선: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아프리카, 인도 등을 다룬 다큐멘터리 사진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고, 훗날 사진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가 많은 사진 작가들이 NGO단체와 협력해서 사진을 통해 홍보 봉사활동을 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들과 잠시 머물며 사진을 찍어서 그들의 삶을 전달하는 1차원적인 도움이 아닌, 제가 먼저 그들의 삶에 동참하여 봉사활동을 하면서 어느 정도 그들과 교감이 된 후에 사진을 찍는 게 맞는 순서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해외봉사활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유로저널: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해외봉사활동을 떠나야겠다고 구체적으로 결심한 것은 언제, 어떠한 계기였는지요?

하동욱: 2008년 3학년 2학기를 마치고 저희 과에서 개최한 취업특강을 듣게 되었습니다. 취업특강에서 만난 강사님들과 회식 자리를 함께 할 기회가 있었는데 (당시 제가 저희 환경공학과 학생회장을 하고 있어서 강사님들과 교수님들과 함께 회식 자리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해외봉사활동에 대한 얘기가 나왔고, 그 동안 잊고 있었던 해외봉사활동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되면서 지금이 아니면 영영 못하겠다는 생각에 그 다음 날부터 해외봉사활동 단체를 찾기 시작했고, 이틀만에 지금의 단체를 찾아 망설임 없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뭔가 결정하고 실행하는데 별로 오래 걸리는 성격이 아니라 1월 초에 단체를 찾아 바로 지원하고 2월 말에 영국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라윤선: 한국에서 어린이 보육시설 및 장애인 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좀더 폭넓은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NGO단체를 통한 해외봉사활동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국내에서의 봉사활동은 마음은 있어도 처음에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한참을 망설이다가 시작하게 되었는데, 해외봉사활동은 까다로운 자격조건 때문에 저를 망설이게 했습니다. 하지만 CICD는 국적, 연령, 학력 등의 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열정만 있으면 가능하다는 얘길 듣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유로저널: 그 과정에서 혹시 부모님의 반대는 없으셨나요?

하동욱: 부모님께서는 사실 제 인생에 크게 관여하시지 않는 편이라 크게 반대는 없으셨습니다. 또한, 두 분 모두 워낙 여행을 많이 다니시는 분들이라 충분히 이해해 주셨습니다. 다만, 조금 걱정 하셨던 점은 제가 4학년을 앞두고 있었던 상황이고, 부모님 생각은 취업을 준비하기 위한 영어공부나 자격증 취득을 하는 것이 낫지 않냐는 이야기를 많이 하셨습니다. 장기 해외봉사활동 보다는 차라리 어학연수를 가라고 추천도 하셨지요. 사실, 지금도 힘들면 돌아와서 어학연수를 가라고 하십니다. (웃음)

라윤선: 저는 어렸을 때부터 모든걸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곤 했습니다. 저의 결정에 항상 확신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었지만 모든 결정과 책임은 스스로가 짊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부모님들도 저를 믿어주시고 지켜봐 주셨습니다. 이번 또한 마찬가지였고, 부모님 역시 별다른 말씀은 없으셨습니다. 물론 내색은 안 하셨지만 걱정이야 하시겠지요. 특히 한국사회에서 30대 초반인 저의 연령대엔 결혼이라는 제도에서 자유로운 입장도 아니니 더욱 그러셨으리라 생각은 들지만 오히려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유로저널: 현재 참여하고 계신 영국의 CICD라는 단체는 어떻게 선정하셨는지요?

하동욱: 우선 인터넷으로 해외봉사활동을 찾다보니 가장 먼저 한국의 유명한 단체들이 보이더군요. 그러나, 그런 곳들은 대부분 종교적 성향이 강한 단체거나, 제 생각에는 해외봉사활동 지원자격으로는 과한 자격조건을 요구하는 단체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활동기간도 두 달 정도가 가장 긴 프로그램들었습니다. 사실, 두 달 정도면 봉사활동이 아니라 여행에 가까운 의미일 듯 하고, 봉사활동을 대상 지역의 주민들에게 도움을 주기 보다는 그들의 생활을 방해만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지요. 그러다 보니 해외단체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다가 영국의 CICD라는 단체를 알게 되어 여러모로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 하에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유로저널: 이번에 참여하게 되는 아프리카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라윤선: 영국에서 6개월 과정 교육 프로그램을 마치면 아프리카로 봉사활동을 가게 되는데 저희가 참여하게 될 프로젝트들은 크게 3가지로 분류 됩니다. 길에 버려졌거나 전쟁으로 고아가 된 어린아이들을 돌보고 초등교육을 진행하는 CHILD AID 프로젝트와 HIV/AIDS 퇴치를 위한 TCE(Total Control of the Epidemic) 프로젝트, 그리고 유럽각국에서 수집한 헌옷들로 운영하는 Clothes and Shoes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저희가 가게 될 곳은 콩고 민주공화국이고 TCE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HIV/AIDS 퇴치를 위한 프로젝트로, 이에 대해 무지한 아프리카 주민들에게 질병에 관한 정보 및 에이즈의 위험성을 알리고 에이즈 퇴치를 위한 캠페인 등을 벌이게 됩니다.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교육 프로그램이 끝나는 11월부터 콩고 민주 공화국 TCE프로젝트로 투입 되어 2010년 5월까지 6개월간 활동하게 됩니다.

유로저널: 현재 영국에서 참여하고 계신 CICD의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라윤선: CICD의 프로그램은 학교수업, 체험실습, 모금활동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학교에선 대부분 아프리카 및 AIDS에 관련된 공부를 하고, 아프리카에서 필요한 실제적인 상황들을 직접 체험해 보고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모금활동은 학교를 떠나 원하는 영국 내 다른 지역에 가서 학교에서 발행한 잡지를 길거리에서 판매해 아프리카 봉사활동 경비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유로저널: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가장 행복하거나 보람을 느낄 때는?

하동욱: 누군가 제가 이런 활동을 하고 있을 때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물어보면 ‘Korea’라고 말할 때가 제일 기분이 좋습니다. 불과 50여 년 전 지구상에서 가장 못 사는 나라 중 하나로 세계 각국에서 도움의 손길을 주던 나라의 국민이 (물론 제가 그 시절을 겪지는 않았지만) 그 때 받았던 도움을 다른 곳에 나누기 위해 나섰다는 사실이 스스로 가장 대견합니다. 물론 그만큼 막중한 책임감도 느끼고 있습니다.

라윤선: 모금활동을 다니면서 다른 분들의 도움을 받을 때면 ‘내 인생이 혼자 힘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건 아니구나’라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제가 받은 도움을 언젠가 또 누군가에게 갚으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유로저널: 그렇다면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하동욱: 남을 돕는 행위 자체가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은 충분히 알고 있지만, 역시 가장 힘든 점은 재정적인 문제와 연관된 모금활동입니다. 저희가 아프리카로 가기 위해서는 일인 당 3200파운드를 마련해야 합니다. 이 돈은 순수하게 저희가 아프리카에서 활동하는데 소요되는 예산입니다. 즉, 그 외의 경비, 학비, 생활비 등은 모두 저희들의 사비로 부담하게 되고, 따라서 필요한 예산을 거리에서 잡지를 판매해 마련해야 합니다. 한국인으로서 영국의 거리에서 잡지를 판매하는 일은 정말 어렵습니다. 물론, 간혹 좋은 분들을 만나기도 합니다만, 대부분 무시를 당합니다. 또, 상대적으로 무관심한 백인들 보다는 흑인들이나 인도인들이 비교적 관심을 보이고 잡지를 사주곤 합니다. 사실, 여기서 오는 죄책감이나 스트레스가 가장 힘듭니다. 아프리카나 인도로 가서 활동을 하기 위해 아프리카인들이나 인도인들에게 잡지를 파는 아이러니가 가장 저희를 힘들게 합니다.

라윤선: 저는 워낙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편이라 거리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잡지를 판다는 것 자체가 힘들 뿐더러 동양인이라 무시를 당하기가 일쑤입니다. 몇 번은 용기를 내어 한복을 입고 시도를 해보았으나 몇몇 아이들이 장난을 치는 바람에 길거리에서 여러 번 울기도 했습니다.  

유로저널: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 꿈이 있다면?

하동욱: 봉사활동을 통해 제가 뭔가 엄청난 것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기본적인 것도 가져보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정말 아주 작은 활동이라고 생각 합니다. 제가 지금 25세로 100세까지 75년을 더 살수 있다고 가정 한다면, 앞으로 70년 이상은 뭔가 세상을 위해 어떤 식으로든 기여할 수 있는 인생을 사는 것이 제 꿈입니다.

라윤선: 콩고 봉사활동을 마치고 나면 인도에 들러서 배낭여행을 하고 인도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한국으로 귀국갈 계획입니다. 한국에서는 장애인 및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단체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훗날 제가 아프리카나 인도 등으로 다시 나올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제가 찍은 사진을 통해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습니다.

유로저널: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더 어려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포기하지 않는 두 분의 모습에 힘찬 응원을 보냅니다. 아무쪼록 건강하게 일정을 마치시고, 앞으로 더욱 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이런 귀한 일들에 동참했으면 좋겠습니다.

* 인터뷰 후기: 모두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경쟁하느라 바쁜 이 시기에 어쩌면 무모할 수도 있는, 그러나 그 무엇보다 가치있는 일에 삶의 일부를 희생하고 있는 두 젊은이의 모습에 한 없는 부끄러움이 느껴집니다. 두 분의 사연을 통해 공감하시는 독자분들께서는 작은 정성으로 값진 일에 동참하실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 콩고로 봉사활동을 떠나는 하동욱, 라윤선 님을 후원해 주실 분들께서는 아래 연락처를 참조하셔서 도움의 손길을 전달해 주시기 바랍니다.

[후원 연락처]
모바일: 079 4117 7907
하동욱: spacek111@naver.com
라윤선: kft0406@naver.com
블로그: http://blog.naver.com/kft0406

유로저널 전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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