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오페라하우스에서 10월 24일부터 공연되는 „라보엠“ 에서 주역인 로돌포 역을 맡아 „그대의 찬손“ 을 부르게 될 테너는 독일인이나 유럽인이 아닌 바로 한국인 테너이다. 이제는 독일 뿐 아니라 영국 런던 로얄오페라와 오스트리아의 비인국립오페라극장에서도 친숙한 이름이 된 Alfred Kim 테너를 만나보았다.
유로저널 : 안녕하세요? 오는 10월 24일부터 공연되는 푸치니의 ‚라보엠’ 의 주역 로돌포의 역을 맡게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독일이나 유럽에서 한국인으로 주역을 맡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닐텐데 그 비결이 무엇입니까?
Alfred Kim : 처음부터 끝까지 그 작품을 책임지고 맡아서 공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실수없이 끝까지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간에 실수를 하더라도 끝까지 그 작품을 책임성있게 이끌어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 사람은 한 작품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다“ 라는 인정을 받는 것이 관건이지요.
유로저널 : 공연 도중에 실수를 하신 경험이 있으십니까?
Alfred Kim : 초보시절에 많이 있었지요. 그 당시에 한꺼번에 여섯, 일곱 작품을 공연해야 한 적이 있었는데 일주일에 세 번을 공연하는데 매번 다른 작품을 공연하게 될 경우에는 아무리 기억력이 좋아도 실수를 하게 되지요.
유로저널 : 유럽에서의 활동은 언제 시작하셨습니까?
Alfred Kim : 저는 유학을 오지 않고 콩쿨을 통해 나오게 되었어요. 1997년에 세계 3대 콩쿨 중의 하나인 뮌헨의 ARD 국제음악콩쿨 성악부문에서 1등 없는 2등으로 입상하였지요. 이 때 최종시험에서 26개곡을 악보없이 외워서 불렀어요. 유럽에서의 활동은 1999년 이태리에서 시작하였고, 저는 이태리언 테너로 알려져 있어요. 주로 이태리어와 불어로 하는 작품의 주역을 맡아 공연합니다. 독일에는 2000년 카셀 (Kassel) 시에서 시작하였어요.
유로저널 : 이태리나 프랑스에서 계속 활동하지 않고 독일에 오신 이유가 무엇인지요?
Alfred Kim : 바그너를 공부하고 싶어서 독일로 왔습니다. 제 목소리가 바그너 테너에 맞다고 주위에서 이야기합니다. 바그너에 나오는 테너는 나이도 많고 20-30년 정도의 연륜이 섞인 소리를 내야 하지요. 제가 해보고 싶은 작품도 바그너의 „탄호이저“ 에 나오는 탄호이저의 역입니다. 심오하고 미묘한 소리라고 봅니다.
유로저널 : 오페라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Alfred Kim :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우연치않게 학교에서 테이프로 한 성악가의 노래를 듣게 되었어요. 제 생각에 „저 정도는 나도 부를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성악을 전공하려고 결정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독창회나 오라토리움, Messe 등도 하지만 오페라는 „극“ 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Messe 나 오라토리움 등은 짜여진 절도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저는 자유스러운 것을 좋아하여 오페라를 즐겨 합니다.
유로저널 : 성악을 전공하고자 할 때 부모님들이 그 뜻에 찬성하였는지요?
Alfred Kim : 부모님들은 반대하셨어요. 성악을 전공한다면 어느 정도 Top 수준이 되어야 먹고 살 수 있는데 그럴 확률은 아주 적기 때문이었지요. 어머니가 피아노를 치시는데 제 목소리는 아버지 쪽에서 받은 것 같아요.
유로저널 : 본명이 „김재형“ 이신데 따로 „Alfred“라는 이름을 붙이시게 된 동기나 이유가 있습니까?
Alfred Kim : Alfred 라는 이름은 한국에서 기성 오페라 데뷔작품이 요한 스트라우스의 오페레타 „박쥐“ 에서 Alfred 역이어서 나중에 외국 이름으로 사용하려 생각했었지요. 제가 하는 일의 특성상 이름을 널리 알려야 하고 또 일을 하면서 많이 불려야 하는데 유럽에서는 „김재형“ 이라는 이름 자체를 부르는 것도, 기억하는 것도 너무 힘든 일이기에 부득불 좋은 이름을 놔두고 Alfred 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어요.
유로저널 : 그 동안 어느 나라에서 공연을 하셨습니까?
Alfred Kim : 저는 현재 프랑크푸르트 극장에 소속되어 있지만 제가 작품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 동안 영국과 오스트리아 비인, 미국의 뉴욕, 칠레나 아르헨티나 등 남미 약 15개국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한 달에 7-8번 정도 국제여행을 하지요.
유로저널 : 공연하신 작품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Alfred Kim : 제가 맡은 역의 노래 뿐만 아니라 작품에 나오는 다른 사람들의 모든 곡까지 외우고 있는 오페라작품이 약 20편 정도됩니다. 이 중에서 돈까를로, 라보엠, 카르멘, 토스카 등의 작품이 대표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로저널 : 공연하실 때 유럽 청중들의 호응도나 수준은 어떠합니까?
Alfred Kim : 제 경험상 영국에서 공연할 때 항상 환영을 받았습니다. 런던의 로얄오페라에서 베르디의 „돈까를로“ 를 공연할 때 언제나 호응이 좋았어요. 그래서 제가 영국사람들은 항상 이렇게 반응이 좋은가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았어요. 모든 사람들을 그렇게 환영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제가 작품에 몰입하여 공연할 때에는 항상 반응이 좋았어요. 몰입하는 그 자체를 청중들이 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로저널 : 한국에서도 공연을 하신 적이 있습니까?
Alfred Kim : 많이 있지요. 한국에 더 알려졌어요.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한 적도 있고 정명훈 지휘자와 함께 콘서트도 연주한 적이 있습니다.
유로저널 : 독일이나 유럽에서 공부하거나 활동하는 후배 음악가들에게 주시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Alfred Kim : 자신의 실력을 향상시키고 이태리어나 불어, 독일어 등 어학공부를 해야하는 것은 기본적인 것이고 그 나라 사람들의 문화 속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들이 한국사람과 다른 것을 추구하는 것을 파악하여 그들에 맞게 표현해주어야 하지요. 예를 들어 이태리나 프랑스에서는 노래를 세밀하고 정확하게 하는 것을 좋아하지요. 반면 영국에서는 선이 굵은 음악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독일에서는 한 가지로만 노래하기보다 어둡고 밝게 표현하는 등 여러가지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유로저널 : 이번에 공연하시는 ‚라보엠’ 에 대한 소개를 간단히 해주시기 바랍니다.
Alfred Kim : 굉장히 가난한 젊은 예술가들의 사랑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인 로돌포는 시인이고 그의 세 친구들인 마르첼로는 화가, 쇼나르는 음악가, 코르리네는 철학가입니다. 로돌포의 아리아 „그대의 찬손“ 이 유명하지요.
유로저널 : 다음 공연일정에 대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Alfred Kim : 이번 10월 24일부터 30일까지 프랑크푸르트 극장에서 라보엠 공연을 시작하고 11월부터 12월까지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Liceu 극장에서 베르디의 오페라 „일트로바트레“, 그리고 내년 2월에는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자선음악회, 내년 4월에는 프랑크푸르트 오페라에서 베르디의 오페라 „시몬 보카네그라“ 와 칠레 Municipal de Santiago 극장에서 마스카니의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그리고 6월에는 오스트리아 Wiener Staatsoper 에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 그리고 시즌 마지막으로 6월 미국 오레곤 Bachfestival 에서 베르디의 „진혼곡“ 을 끝으로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유로저널 : 앞으로의 포부나 계획이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시지요?
Alfred Kim : 저는 아직도 꿈꾸는 것이 있어서 에너지가 넘칩니다. 저의 꿈은 세계 빅 3 스타테너가 되는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 많은 것을 참고 인내하며 노력하면서 살았기에 언젠가는 이루어질 것이라 믿습니다.
유로저널 : 꿈꾸시는대로 한국인 테너로서 마침내 세계무대의 정상에 이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라보엠’ 에서의 열연을 기대합니다.
유럽과 미국, 남미 등 세계 15여 개국을 다니며 한국인 테너의 명성을 떨치고 있는 Alfred 김재형. 그는 한 달에 7-8번 비행기로 공연을 다니는 힘들고 불규칙한 생활 가운데서도 항상 에너지가 넘치며, 일을 즐기면서 한다고 하였다. 언젠가 세계 빅 3 테너가 되는 꿈이 그의 가슴 속에 불타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큰 꿈을 품고 그 꿈을 향해 쉬임없이 전진하고 있는 꿈의 성악가요 오페라 가수이다.
*사진 3 독일 비스바덴 극장에서 구노의 "파우스트" 공연 (2005년)
*사진 4 프랑스 국립극장에서 푸치니의 "토스카" 공연 (2008년)
(유로저널 독일지사)
유한나 기자 hanna211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