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노래하는 가수는 많다. 하지만 음악을 노래하는 가수는 별로 없다. 그것은 실력파 뮤지션을 구분하는 많은 요소 중 하나라고 하지만 굳이 ‘싱어송라이터’라는 한계 아래 구분 짓는 것은 차지하고라도.
그런 면에서 리리는 어떤 부류로 분류 할 수 있을까?
그에 대한 답을 내리기 전에 그를 우선 만나봐야겠다.
음악을 노래한다는 것은 결국 음악성을 논한다기 보다는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그 안에 숨겨 있는 영혼을 노래한다는 것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음악에 성공이라는 메시지보다 행복을 담는 가수가 있다.
수년간 영국에서 활동하다 고국으로 돌아와 우리 땅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알리기로 결심한 팝 아티스트 리리.
그가 노래하고 있는 일상은 대부분의 팝 뮤지션의 행보와는 조금 다르다.
지난 9월 리리의 음악을 라이브로 들을 기회가 있었다.
미처 많은 준비가 되지 않았던 간이 무대. 그 조그만 단상에서 그는 기타를 집어들었다.
그리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의 앨범에 실린 곡 ‘Gone'을 불렀다. 귀에 착 감기는 미성이다.
리리가 추구하는 음악은 여느 팝 뮤지션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리리는 그 색깔이 없는 듯 한 그만의 음악성을, 모든 것을 담아내는 그릇으로 표현한다.
팝 락, 팝 힙합, 팝 알엔비 등. 정통이 아닐 수 있지만 리리가 꿈꾸는 음악은 자신의 색깔을 고집하는 고독한 예술이 아니다.
리리가 다가서고자 하는 음악의 근간은 바로 모두가 함께하는 기쁨, 즉 모두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다.
“정통을 고집하지 않습니다. 많은 예술인들이 자신의 색깔과 정통을 고수하고 있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음악을 만들고 싶습니다.”
떳떳한 음악을 만들어라
10대 초부터 해외 음악을 즐겨들으며 세계적인 가수의 꿈을 키웠던 그는 애초부터 목표가 국내 무대가 아니었다.
“목표요? 당연히 빌보드 차트 1위죠.”
별 생각없이 바로 나오는 그 말에 장난기는 없었다.
세계적인 음악, 세계적인 뮤지션이 왜 한국이라고 해서 나오지 못한다는 법이 있는가.
적어도 리리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아직까지 한국인은 빌보드와는 인연이 없다.
음악성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언어와 문화라는 장벽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약점일 수 있다.
하지만 스스로를 팝 아티스트라고 자처하는 리리에게 문화와 언어는 하나의 도구에 불과했다.
본인 스스로가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대중들과 소통하기 위한 방법으로 문화와 언어를 택한 것이 아니라 음악으로 대화하기 원했고, 그 삶의 신조는 곧 그 음악 인생의 모토가 되었다.
사실 리리는 인터뷰를 잘 하지 않는 뮤지션으로 유명하다.
한국 매스컴에 익숙하지 않아서 일 수 있지만, 리리는 ‘음악 외의 것’으로 의사소통 하는 것이 못내 맘에 들지 않았다고 한다.
‘가수는 음악으로 이야기해야 한다’는 철칙 때문이다.
그 때문인지 리리는 인터뷰하는 중간 중간 말을 조심스럽게 가다듬곤 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예술은 자신이 스스로 느끼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티스트들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자신만의 작품이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작품을 쓰는 사람은 또한 자신의 생각과 철학과 경험이 존재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자신의 작품 앞에서, 관객 앞에서 진지해질 수가 있습니다.”
자신의 작품 앞에 떳떳해질 수 없다면 그것은 예술이 아니다.
그것은 리리가 오랜 시간 동안 음악 작업에 골몰해오며 얻은 결론이었다.
꿈을 그리고 있지만 그 꿈 앞에 바로 서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이 시대 수많은 예술인과, 일반인들에게 동일하게 던져질 수 있는 조언이다.
혹 사대주의, 편협한 사고방식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다고 말하면서도 리리는 조심스럽게 해외 뮤직아티스트들에 대한 칭찬을 이어갔다.
창조적인 독창성이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해외 뮤지션들이 국내 뮤지션보다 뛰어나기에 해외 경험이 결코 바꿀 수 없는 재산이 되었다는 것.
고국의 아름다움을 홍보하는 마케팅 아티스트
그러한 오랜 시간의 해외 활동으로 얻은 영감을, 그는 왕성한 작품 활동으로 창조해냈다.
그가 직접 써낸 곡만 해도 벌써 300여곡이 넘는다.
물론 모든 곡이 레코딩 작업이 되어 발표된 것은 아니고 그 중 20여곡을 엄선하여 레코딩 작업을 완료했다.
영화가 시나리오 하나만 가지고 영화라는 작품으로 완성될 수 없듯이, 제작비라는 밸런스를 벗어날 수 없는 제작 구조의 한계다.
다만 리리는 모든 곡을 직접 쓰고, 모든 곡을 직접 프로듀싱 한다는 것에 싱어송라이터의 자부심을 싣는다.
영국에 있는 작업실은 그에게 자식 같은 작품들을 창조하게 한 정든 곳이다.
그곳에서 리리는 그의 인생과 철학, 경험을 직접 작사, 작곡하여 세계의 팬들에게 들려줄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물론 본인외의 음악적 서포트에도 그는 열심이다.
이미 2007년 세계적인 팝 프로듀서 알렌 니글리시와 공동앨범작업을 한 경험이 있는 그는 이미 세계적인 뮤지션들과 음악 작업에 있어서 협의 중에 있다.
리리는 음악가들 특히 젊은 가수들에게 곡을 주는 것을 오히려 즐겨 한다.
그들의 에너지를 통해 본인이 영감을 얻기도 한다고. 물론 그들을 통한 간접적 마케팅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리리는 씨익 웃었다.
예술 분야에 있어서도 마케팅 싸움은 물론 치열하다.
사실 현대에 이르러 예술 분야 경쟁력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마케팅의 중요성은 더욱 크게 부각되고 있다.
리리 역시 그러한 마케팅에 대한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최근에는 작품 활동과 병행하여 홍보 활동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에 귀국한 것도 그러한 마케팅의 일부라는 질문에 리리가 입을 열었다.
“물론 마케팅적인 요소를 배제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한국에서의 활동은 상업적인 마케팅 보다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브랜드의 마케팅이라는 측면이 더 큽니다.”
강원도 속초에서 태어난 리리는 현재 한국에 귀국하여 각종 공중파 방송 홍보활동과 다큐멘터리 촬영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지난 6월부터 속초시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내가 나고 자란 고향의 아름다운 풍경을 전세계에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하는 리리는 이미 속초를 배경으로 만든 뮤직비디오를 제작중이라고 한다.
속초 영금정과 청초호를 비롯해 맑고 푸른 속초 앞바다는 오랜 타지 생활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던 리리와 한국의 동양적 아름다움을 동경하는 모든 세계인들에게 목마름을 해갈할 좋은 선물이 될 수 있을까.
꿈이 있다면 바로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고 싶다는 것
영국에서의 음악 활동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리리는 한국에서의 음악 활동보다 나쁘지는 않다고 말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다.
1994년 한국에서 데뷔한 리리는 ‘드림키즈’라는 그룹으로 활동하다 얼마 뒤 활동을 중단하고 영국으로 건너가게 되었다.
좀 더 넓은 음악 세계에 대한 욕심이었다.
어려운 결단이었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오히려 좋은 계기였다고 그는 회상한다.
리리는 2004년 런던 Astoria Electric Ballroom 공연 등 다수의 공연활 동을 시작으로 2007년 I-tune world launch를 거쳐 2008년 영국유럽 MTV에 정식 데뷔를 하기에 이르렀다.
올해 한국 나이로 38세인 그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영국, 유럽이라는 무대에 서있기에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작품 활동을 만개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아이돌 그룹에게 포커스가 집중되는 음악 무대는 사실 뮤지션들의 무덤과 다름없다. 물론 리리는 스스로가 한국인이라는 것에 대해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알리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스스로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갖는 것과 음악적 토양의 다름에 대해 논하는 것은 별개의 것이다.
리리는 현재 한류라는 이름으로 한국의 문화, 특히 음악의 상품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 우리나라의 음악적 토양을 재점검 하는 시기가 되지 않았나 하는 조심스러운 주장을 펼쳤다.
영국의 비틀즈라는 그룹 하나가 세계적인 음악. 또는 세계의 역사에서 한 획을 그었듯이 종합예술인 음악이 현 시대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 어떤 문화 콘텐츠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또한 음악이 가지고 있는 친화력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가장 큰 무기다.
서양인들에게 낯선 동양의 작은 나라, 한국인 리리가 빌보드 차트 1위를 꿈꿀 수 있는 가장 큰 근거는 음악이 가지고 있는 의사소통의 힘일 것이다.
음악을 통해 전연령이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리리는 굳게 믿고 있다. 그가 말보다 음악으로 이야기하겠다는 말은 그의 진심이었다.
음악을 통해 행복을 전해주고 싶다는 그의 열망은 그가 국제웰빙의료봉사회, 희망&행복 나눔기구 등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최근에는 다문화공동체 한식문화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하였는데, 한국에 대한 맛과 멋을 세계에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다문화’에 대한 매력이 그의 발길을 제일 먼저 이끌었다.
“사실 많은 한국인들이 다문화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타지 생활을 하다보니 알겠더라고요. 영국에서는 제가 바로 다문화인이거든요.”
노래 뿐 아니라 자신이 할 수 있는 곳, 갈 수 있는 곳이라면 자신을 통해 긍정적인 힘을 전해주고 싶다는 것이 뮤지션 리리의 소망이다.
“저의 꿈이 있다면 바로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고 싶다는 것입니다. 저도 행복하고 사람들도 행복하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죠.”
이제 그가 간직했던 주옥 같은 곡들이 싱글 앨범으로 발매되어 정규 앨범으로의 작업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곧이어 미국과 일본 시장에의 공략도 준비 중이다.
이제 그의 행복을 찾는 여정은 이제야 제대로 시작이 될 것 같다. 앞으로 남은 여정만큼, 그만큼의 행복이 그를 기다리고 있겠지만 말이다.
팝 뮤지션 Lee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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