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폴크스바겐 노사는 지난달 29일 '추가 임금 인상 없는 근무시간 연장'에 합의함으로써,주 5 일 노동제로 복귀를 발표했다.주 프랑크푸르트 총영사관의 독일 뉴스에 따르면 그 대신 회사는 2011년까지 국내 6개 공장의 생산라인을 유지하고 일자리를 보장해 주기로 했다. 노조가 고용 보장을 대가로 노동 시간 연장, 사실상 임금 삭감을 받아들인 것이어서 유럽 노동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경제 일간 한델스 블라트 등 현지 언론은 "노조의 이번 결정은 일자리를 동유럽이나 남미로 빼앗기는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현지 노조 관계자도 "노동자들의 고정관념이 투쟁 일변도에서 현실 타협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배경을 분석했다.
이번 합의로 생산직 직원은 필요에 따라 최대 33시간을 근무해야 한다. 사무직은 최대 34시간까지 근무시간이 늘어난다. 노사는 또 내년에 임금과 수당 인상을 동결하기로 합의했다. 대신 한 차례에 걸쳐 1000유로(약 13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애초 3% 이상의 임금 인상을 주장했던 노조로선 파격적인 양보를 한 셈이다.
그 대신 회사는 하노버.카셀.엠덴.브라운슈바이크.잘츠기터 등 독일 내 6개 공장을 유지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일자리도 2011년 이후까지 보장했다.
업계에선 이번 합의로 회사 측이 초과근무 수당을 줄여 수백만 유로의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초 회사 측은 "더 이상 경쟁력 있는 생산 환경을 만들지 못하면 골프모델 등 생산 라인을 외국으로 이전하겠다"고 위협해 왔다. 물론 노조는 이런 제의를 거부했다. 그러나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주 사업장인 볼프스부르크 공장의 가동률은 이미 60%까지 떨어졌다.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계속 추락하고 있고, 업계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회사 측은 구조조정 차원에서 2011년까지 2만 개의 일자리를 없애겠다는 계획을 이미 밝혀 왔다. 또 경쟁력이 떨어지는 생산공장은 계속 해외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