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 동포들 노무현대통령에게 쌀지원 호소
사할린에 살고 있는 한인동포들이 노무현대통령에게 쌀지원을 요청하는 호소문을 본지에 보내왔다.
호소문에 따르면 러시아가 작년부터 쌀값 폭등이 계속돼 현재는 작년말 대비 400%나 쌀값이 올랐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월 100달러 연금으로 생활해야 하는 고령자들은 이제 쌀도 마음껏 먹지 못할 신세가 되었다는 가슴아픈 소식이다.
그런데 최근 쌀 구입과 관련하여 사할린 동포들은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왜냐하면 동포들은 그 동안 중국에서 쌀을 들여왔는데 러시아정부가 갑자기 자국의 쌀농사를 보호한다며 새로운 농업보호정책을 펴는 바람에 중국산 쌀 수입이 전면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동포들의 주장에 의하면 러시아에서는 서남부 온난지역에서만 쌀농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곳에서 수확된 쌀을 시베리아를 거쳐 사할린까지 실어오려면 엄청난 물류비가 들어 이런 비용이 포함된 쌀을 도저히 사먹을 수 없다는 것이다.
사할린동포들은 현재 러시아정부를 상대로 생계대책을 마련해달라는 요청과 함께 경우에 따라서는 데모도 불사하겠다고 하지만 노인들은 당분간 견딜만한 쌀도 없어 끝내 대한민국 정부에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아래에 사할린 동포들이 대통령에게 쌀지원을 요청하는 호소문 전문을 싣는다:
독일유로저널
프랑크푸르트 및 남부지역 지사장 김운경
woonkk@hotmail.com
=================================
쌀 지원 요청 호소문
수 신 : 대한민국 노무현 대통령
발 신 : 사할린 한인단체들
일 시 : 2007년 4월 20일
내용 :
한민족의 주식은 쌀입니다. 사할린 한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모국어를 전혀 모르는 4세들도 하루도 밥을 먹지 않고는 살 수 없습니다. 그런데 러시아에서는 작년 연말부터 쌀 값이 지속적으로 올라 최근 1개월만에 쌀 값이 kg당 30루불에서 100루불로 급등해 작년 연말에 비해 400%나 올랐습니다. 반면, 동기간 연금 상승액은 300루불에 불과합니다. 고령자들은 월 100달러 남짓한 연금으로 한 달 먹을 쌀을 구입하고 나면 아파트 관리비도 지불하지 못할 상황입니다. 이제 연금 생활자들은 밥도 마음껏 먹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사할린동포들은 중국에서 들어오는 쌀을 구입해 먹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러시아 정부가 국내 쌀 농업 보호정책 차원에서 중국 쌀 수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에서는 사할린에서 멀리 떨어진 크라스노다르와 같은 서남부 온난지역에서만 쌀 농사가 가능합니다. 그곳에서 생산된 쌀을 사할린까지 운반하자면 물류비가 엄청납니다. 원가도 물류비도 적게 드는 중국 쌀 수입을 금지하고 국내 쌀 구매를 강요하는 현정부의 정책으로 사할린 한인들은 생계의 위협을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한 연금으로 생활하는 고령자들에게는 생존의 위기입니다. 지금 사할린 동포들은 러시아 정부에 개선책을 요구하는 진정서 제출 및 항의데모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인들의 생필수품인 빵 가격은 정부의 개입으로 일정한 금액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민족에게는 빵과 다름없는 쌀 가격의 안정을 강경하게 요구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상황이 개선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정부 및 인도단체에 쌀 지원을 요청하는 바입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지방의 한인동포들 그리고 고령의 연금생활자들이 밥이라도 실컷 먹을 수 있도록 도와 주십시요. 우리 동포들은 쌀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습니다. 이제는 주식인 쌀 값 부담 때문에가족들은 물론이고 친구들 간에도 밥 한끼 나누어 먹는 것이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부디 모국이 이러한 사할린동포들의 어려움에 등을 돌리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바입니다.
사할린 주 한인이산가족협회 회장 이수진
사할린 주 한인여성 회장 최정순
사할린 정의복권재단 회장 김복곤
사할린 한인 청춘 예술단장 김부자
사할린 잔류한인 영주귀국 촉진회장 김수영
유즈노 사할린스크 시 한인노인회장 김기남
사할린 한인 유자녀 영주귀국 추진회장 김웨철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