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위에부터 시계방향)
1.소프라노 서경희의 열창하는 모습
2.기획 연출을 맡은 김다양사장
3.출연진 무대인사
4.스카르피아(올리버무니크)를 찌르는 토스카
독일인들의 심금 울린 서경희의 “토스카”
-기획 연출 맡은 김다양씨 암투병 불구하고 음악을 향한 열정 불태워-
가을이 한창 익어가던 지난 28일(금) 프랑크푸르트 식물원 “팔멘가르텐” 내의 소극장 “파파게노”에서 한인 성악가들이 꾸민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 공연이 있었다. 21일에 이어 두번 째로 열린 이날 공연에 토스카로 나온 이는 재독 성악가 소프라노 서경희.
잘 가꾸어진 몸매와 미모를 겸비한 소피아 서(서경희의 예명)의 노래와 연기는 막이 거듭될수록 점입가경. 무엇보다 서경희는 여주인공 토스카의 감정과 내면세계를 노래와 함께 연기를 통해 표현해 냄으로써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이날 공연은 그녀가 가수 뿐만 아니라 연기자로서도 성공을 거둔 공연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소피아 서의 갈고 닦인 원숙한 노래와 연기에 매료된 일부 독일인 관객들은 공연이 끝난 후에도 무대를 바라보며 여운을 즐기려는 듯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또 서경희와 함께 열연한 극중 남자친구 카바라도시 역을 맡은 테너 권대영도 관객들의 큰 박수갈채를 받았으며, 스카르피아의 바리톤 뮤니크를 비롯해 공연진 모두 소극장에 걸맞는 팀워크 공연을 펼쳐 관객들은 모처럼 한국인들이 연출한 토스카의 또 다른 맛을 즐길 수 있었다. 200석 소극장을 가득 메운 이날 공연은 대성공이었다.
이번 토스카 공연은 앞서 열린 비스바덴에서의 2 회 공연과 함께 모두 4 회로 계획되었으며 인터내셔설 뮤직 에이전트 대표 김다양(데이빗 김)씨가 기획과 연출을 맡았다. 김다양씨는 지병인 위암으로 수 년동안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음악에 바치는 열정은 식을 줄 모르고 더욱 불타오르기만 한다. 유로저널 기자와의 단독인터뷰에서 그렇게 힘든 몸으로 어떻게 오페라 연출을 맡아볼 수가 있었냐고 질문하자, 그는 목이 메어 한 동안 말을 잇지 못한다. 솟구치는 슬픔과 회한이 담긴 비장한 음성으로 들려준 그의 대답은 참으로 놀라운 것이었다. “몸이 아프다가도 음악일만 하면 어디서 나오는지 알 수 없은 힘이 솟아나와 아픈 것도 잊고 음악에 매달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김사장을 잘 아는 한 동포는 이번 공연이 무대에 오르기까지 김다양씨는 수 차례 병원에 입원해야 했으며, 병상에서 이루어진 공연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몸이 많이 쇠약해져 견디기 어려울 때조차 그만두지 않고 침대에 누워서 연출지도를 했으며, 공연날에는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공연을 끝까지 지켜보고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는 등 그의 삶에 대한 강한 의욕과 음악에의 열정에 담당의사도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고 전한다.
이처럼 투병생활 중에도 김다양씨는 인터내셔널 오페라 그룹을 조직하고 이번에 첫 무대를 올렸다. 뿐만 아니라 2008년, 2009년 공연 계획도 이미 구상이 끝난 상태다. 이 그룹의 특징은 한국인을 주축으로 외국인들이 합류해 구성된 데다가, 기존의 성악가들과 현재 공부중에 있는 음악도들이 함께 모여 오페라의 새로운 지평을 찾아나선다는 진취적이고 개혁적인 그룹이라고 김다양씨는 소개한다.
이번 토스카 공연도 관객들은 미처 눈치를 채지 못했으나 사실은 연출상에 매우 실험적인 방법이 도입되었다고 한다. 즉 연출가가 종래와 같이 세세히 배우들의 동선을 지도하기 보다는 큰 움직임만을 제시하고 각각의 배우들이 스스로의 동선을 파악하게 함으로써 자율성을 높히는 한편, 그 만큼 더욱 짜임새 있는 팀워크 플레이가 이루어지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실험극 성격도 가지 이번 공연은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네 차례 모두 성공적이었다는 자체 평가이다.
김다양씨의 내년 작품에는 또 어떤 변화가 있는지 벌써부터 주목되고 있다.
독일유로저널
프랑크푸르트 및 남부지역 지사장 김운경
woonkk@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