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맞이 민속 대공연, 성황리에 개최
지난 주말이었던 20일 저녁 7시, 체싱톤(Chessington)에 위치한 King’s Centre에서 ‘추석맞이 민속 대공연’이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유로저널과 한인신문이 주관한 이번 공연은 한국의 백제 기악 전승 보존회, 공주대학교 교수인 최선 단장이 이끄는 최선 무용단, 극단 KOTTI로 구성된 공연단의 첫 영국 공연으로, 우리 전통 공연으로 추석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자리임과 동시에, 외국인 관객들에게도 우리의 것을 소개하는 뜻 깊은 자리로 마련되었다.
이날 공연은 전석 무료로 제공되었으며, 특히 관객석 가장 앞줄에는 재영 한인 노인분들께 제공되어 오랫동안 한국 전통 공연을 접할 기회가 없었던 분들에게 소중한 시간을 선사했다. 이 외에도 많은 외국인 관객들이 참석, 한국 전통 예술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으며, 한국인과 국제 결혼한 가족들, 또 외국인 친구들을 동반한 젊은 한인 유학생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특별히, 대사관을 대표하여 안영집 총영사가 참석했으며, 아사달의 박화출 사장, 국일관의 오현용 사장 등 반가운 재영 한인 인사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약 두 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공연은 신명나는 전통 타악, 화관무, 진도북, 소고, 부채춤, 백제 기악 탈놀이 등 다채로운 순서로 진행되었으며, 별도의 무대 장치 없이, 우리네 마당놀이와 같은 형태로 객석과 무대를 마련, 공연 중간에 즉석에서 관객들을 무대로 초청해 우리 가락에 춤을 추는 등, 흥겨운 무대를 연출했다. 웅장하고 신명나는 우리 타악과 화려한 의상이 돋보인 화관무, 그리고 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부채춤 등이 선보일 때는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으며, 공연 마지막에는 관객들이 자유롭게 무대로 나가서 출연진들과 흥겹게 춤을 추면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번 ‘추석맞이 민속 대공연’은 한 주 지난 추석을 기념하는 자리임과 동시에, 올해 재영 한인회의 안타까운 파행으로 개최되지 못한 ‘한인축제(Korean Festival)’을 대신하여, 그나마 우리 전통 공연을 그리워했던 재영 한인들에게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자리로, 또 외국인들에게는 한국에서 직접 찾아온 수준 높은 한국 전통 공연을 소개하는 자리로 뜻 깊은 시간을 선사했다.
1부 공연이 마치고 휴식 시간을 이용해 객석을 찾아가 관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유로저널: 한국인 아내 분과 예쁜 아기와 함께 오셨는데, 오늘 공연을 어떻게 보셨는지요? 특히, 무대로 직접 나가셔서 춤도 추셨는데요.
John: 무대에서 직접 춤까지 추게 될 줄을 몰랐는데,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공연이 매우 역동적이고, 전통 의상들의 다채로운 색상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인인 제 아내가 옆에서 설명을 곁들여 줘서 공연을 이해하기가 더 좋았습니다. 이전에는 한국 전통 공연을 TV를 통해서밖에 볼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 이렇게 직접 관람해서 너무나 좋은 것 같습니다.
유로저널: 할머니,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영국에는 언제 오셨는지요? 또, 오늘처럼 한국 전통 공연 보실 기회가 있으셨나요?
김남용 할아버지, 안만수 할머니: 영국에는 20년 전에 왔답니다. 할아버지께서 8년째 몸이 편찮으셔서 바깥 외출을 잘 못했답니다. 오랜만에 외출해서, 영국에서는 오늘 같은 자리는 처음 와봤는데 너무 좋네요.
유로저널: 학생이신 것 같은데 오늘 공연은 어떻게 알고 오셨는지요? 공연 소감도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정수진: 저는 유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웹사이트에서 오늘 공연 소식을 접하고 오게 되었습니다. 제가 비록 한국인이어도 오늘과 같은 우리 전통 공연을 볼 기회가 없었는데, 너무 멋있고 잘 하시는 것 같습니다. 소름이 돋을 정도네요. 외국 친구를 데려 왔는데 우리 것을 보여줘서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유로저널: 오늘 어떻게 이 자리에 오게 되셨는지요? 오늘 같은 한국 전통 공연을 보신 적이 있었나요?
Matthew: 제 한국인 친구들이 한국 웹사이트에서 공연 소식을 발견해서 이렇게 오게 되었습니다. 한국 공연은 트라팔가 스퀘어에서 ‘단오 페스티벌’ 때 본 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한국 전통 공연을 보게 되어서 너무나 좋습니다.
공연을 마치고 이번 공연단을 총괄하고 있는 오태근 공주예총 회장을 만나보았다.
오태근: 백제 기악 공연으로 유럽 무대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백제 기악을 연구하고 되살리는 작업은 불과 6년 전에 시작되었으며, 관련된 많은 자료들이 일본에 있는 관계로, 그것들을 가져와서 복원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물론, 1500년 전 자료인 만큼 완전한 복원을 하지는 못했지만, 여러 심포지엄을 통해 복원과 재창조 작업을 벌여 왔습니다. 오늘 공연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한국에서는 일본 가부키보다도 오래된 전통 탈춤이 있었습니다. 이 같은 것들을 수정 보완해서 앞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공연으로 세계 무대를 찾으려 합니다. 오늘과 같은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 드리며, 앞으로 더 좋은 모습으로 유럽에서 자주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유로저널 전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