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츠 요하니스나흐트 축제에서 한국 고인쇄술 인기리에 시연
시민들 독일에 앞선 금속활자 주조, 한지제조 등 한국인쇄문화에 놀라
제42회 마인츠 <요하니스나흐트 > 축제가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여느때와 다름없이 시청과 구텐베르크박물관을 중심으로 라인강변을 따라 열렸다.
금년 축제엔 한국 청주의 고인쇄박물관 팀이 참여해 축제의 의미를 더했다. 시민들 앞에서 청동제 금속활자를 주조하고, 한지를 문질러 인쇄하는 방법과 표지와 제본 등 한국의 옛 방식대로 서적 인쇄 및 출판과정을 보여주었다.
배첩장 홍종진씨를 비롯해 무형문화재 3 명이 직접 옛 인쇄술을 시연해 보임으로써 독일인들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이번 행사에는 특히 방문객들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돼 큰 인기를 끌었다.
이번으로 두번 째로 마인츠를 찾은 청주 고인쇄박물관 안병무관장은 구텐베르크와 직지와의 만남은 인쇄술의 만남을 넘어 양국의 문화의 만남이 된다며 이번 기회에 한국 고인쇄기술의 우수성을 독일 사회에 널리 알리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행사에 앞서 19일 오후 2시에 시청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옌츠 보이텔 마인츠시장은 청주와 마인츠는 10년 전에 자매결연을 맺은 뒤 그 동안 양 도시간에 사람과 문화를 교류하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고 말한 뒤, 이번 한국팀의 참여로 요하니스나흐트 축제가 풍요로와져 더 없이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환영식에서 마인츠시는 마인츠 소개 책자와 기념품을 선물했고, 청주시에서는 배첩장 홍종진씨가 그린 동양화 족자 한점과 직지 넥타이 등을 초청에 대한 감사 표시로 보이텔 시장에게 전했다.
이번 축제에는 청주 풍물팀도 한 몫 거들었다. 사물놀이 연주가 시작되자 인근의 시민들이 하나 둘 모여들더니 삽시간에 한국시연장 일대를 에워쌌다. 구텐베르크 박물관 앞마당에서 벌어진 요란한 동양의 악기 연주에 넋이 나간듯, 혼을 빼앗긴 듯 자리를 뜰 줄 모르던 시민들은 이어서 주변에서 벌어지는 한국 고인쇄 시연에 참여해 또다른 경험을 하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또 한지를 직접 제조하는 코너에서는 시민들이 직접 한지 제조에 참여했다. 우리 민족은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목판 인쇄물인 신라 불국사의 무구정광대다라니경과 역시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 본인 직지심체요절 같은 세계적인 종이문화재를 만들어냈다. 한지는 우리 민족이 발전시켜온 우리 고유의 필수품이요 자랑스런 문화유산이다.
한지제조에 참여했던 독일인 예술가 바바라 바이징호프씨는 종이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고, 흥미롭다며 자신도 한지로 작업을 했는데 이번에 직접 체험해보니 더욱 한지에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베를린에서 온 유림 송남희씨는 자신이 개발한 서체를 통해 방문객들에게 이름이나 휘호 등을 써 주는 행사를 벌였다. 호기심에 참여한 시민들은 자신의 이름이 한글로 표현되는 것을 보면서 아름답다는 말을 연발했다.
마인츠 <요하니스나흐트>는 라인강에서 열리는 민속축제 가운데 단연 최상의 행사다. 프로그램 중에는 전통적인 행사로 서적인쇄공 세례식, 연극, 카바레, 마술, 시내 6곳에 펼쳐지는 음악무대 등등이 열린다. 특히 Ballplatz 에서 열리는 카바레의 밤을 비롯해 요하니스-서적시장, 라인강변의 예술품시장 등이 유명하다. 도심에서 펼쳐지는 초여름 4일간의 축제는 월요일 저녁에 화려한 불꽃놀이로 그 막을 내린다.
<마인츠 요하니스나흐트>는 매년 하지를 전후 해 개최되며 축제기간중 방문객 수는 보통 50만명이 넘는다. 1967년부터 시작된 이 축제는 <마인츠 카니발>과 <와인축제>와 함께 마인츠의 3대 축제 가운데 하나로 마인츠의 자랑인 서적인쇄술 발명가인 요하네스 구텐베르크를 기념하고 마인츠가 인쇄와 서적출판의 도시라는 것을 널리 알린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요하니스나흐트란 세례요한의 탄생일인 요하니스의 날(Johannistag, 6월 24일) 전날 밤인 6월 23일 밤을 말한다. 크리스마스 이브처럼 세례요한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설정된 날이다. 이를 기념해 카톨릭이 우세한 마인츠에서는 시에서 주관하는 일반 문화행사 이외에도 특별한 종교행사가 벌어진다.
유로저널 프랑크푸르트지사장 김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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