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문학의 견인차 「김희경유럽정신문화장학재단」 독일 괴팅엔대학에서 학술토론회 개최
제4기 장학생 24명 선발, 3년간 일인당 최대 1억원 장학금 지급, 첫 결실 올해 2명 박사 탄생
'가우스기호'를 발명하는 등 '수학의 왕'이라 일컬어지는 가우스교수를 비롯해 노벨상 수상자만 45명을 배출한 270년 역사의 독일 명문대 괴팅엔대학교에서 지난 8월 5일부터 8일까지 3박4일간 특별한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는 한국 인문학의 후견인이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김희경유럽정신문화장학재단」(이하 김희경장학재단)이 주최한 한국인 박사과정 학생들의 학위논문 중간발표 및 학술토론회.
김희경장학재단은 한국에 본부를 두고 국내 및 유럽에서 공부하는 인문학도들만을 지원하는 특별한 장학기관이다. 지난 2005년 설립 이래 2006년부터 장학생을 선발, 2008년 22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데 이어 올해는 24명을 최종 선발할 예정이다.
신청 장학생 면접과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재단측에서 김정옥상임이사(문학박사, 건국대학교 독문학과 교수역임)와 이태수이사(철학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장 역임, 현 인제대학 석좌교수)가 내독했다. 학술발표에 앞서 학생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상임이사 김정옥박사는 올해 제 1 기 장학생 중 이화여대 영문학박사 1명과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 독어학박사 1명 등 두 명의 박사가 탄생, 마침내 재단 설립 후 첫 결실을 맺어 기쁘다며 인문학의 부활과 발전을 위해 모두 힘을 합쳐 함께 이 길을 걷자고 힘주어 말했다.
세미나는 시종 진지하고 긴장된 가운데 진행됐다. 인문학이라는 큰 틀 안에 들어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그 안에 여러 학문들이 존재하고 있고 또 구체적인 연구테마들은 더더욱 세분되고 다양해서 전부를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20 여명의 예비박사들은 유학생활에서 우리말로 이처럼 장시간 진지한 학술토론을 벌인 기억이 없다며 한결같이 매우 유익하고 귀중한 세미나였다고 소감을 말했다. 다른 이들의 발표를 들으면서 그 연구성과에 놀라기도 하고 도전과 자극을 받았다며 이같은 자리를 마련해준 장학재단측에 매우 감사하다는 인사말도 빼놓지 않았다.
행사 마지막 날에는 장학생들에게 괴팅엔 시내투어가 제공됐다. 괴팅엔시는 인구 10만여명에 대학생 수만 2만5천명, 주민의 4분의 1이 대학생인 대학도시인 만큼 시내 곳곳이 학문과 관련된 장소들이 많다. 장학생들은 독일 통일을 이룩한 철혈재상 오토 비스마르크가 학생시절 학칙을 위반해 며칠간 갇혀있었다는 옛 학생감옥 등 대학내 은밀한 곳을 비롯해 유서깊은 중세도시 유적지를 돌며 서로 우애를 다지고 견문도 넓혔다.
사회의 변화와 흐름이 빠른 한국은 말할 것도 없고 세계의 정신문화를 주도해 온 유럽의 인문학도 최근들어 급격한 퇴조현상을 보이면서 인기를 잃어가고 있다. 특히 독일은 수백년 지켜오던 전통적인 학제가 무너지고 B.A., M.A. 등의 미국식 학제가 도입되면서 전통의 보수성이 강한 인문학계는 엄청난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컴퓨터와 인터넷 발달과 더불어 실용학문 위주로 흘러가는 시대에 인간의 삶의 가치와 본질을 연구하는 인문학은 점점 설자리를 잃어만 간다. 이러한 때에 김희경장학재단은 인문학의 부활을 꿈꾸며 인재를 양성하는 일에 앞장섰다.
인문학적 연구성과를 통해 후대에 더 나은 정신적 유산을 물려주겠다는 취지로 인문학자를 양성하는 김희경장학재단은 올해 제 4기 장학생 24명을 선발한다. 장학금 내역은 국내와 국외가 다르며, 유럽의 경우 일인당 연간 12000유로부터 18000유로, 여기에 도서비와 논문발간비를 추가로 지급한다. 최대 3년까지 받을 수 있는 김희경장학금은 가족이 있는 사람인 경우 지금 환율대로라면 최대 한화로 1억원을 받게된다. 현재 김희경장학재단의 후원을 받는 인문학도들은 세계적인 경제위기, 고환율 유로화 시대에도 불구하고 생활하는데 충분한 금액을 지원받으며 어려움없이 학문에 정진하고 있다.
장학금 신청과 신청자격, 신청기간, 제출서류 등 상세한 내용은 장학재단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알 수 있다. 김희경유럽정신문화장학재단 홈페이지 주소: www.khk.or.kr
유로저널 프랑크푸르트지사장 김운경
woonkk@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