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훔 한글학교 33주년 기념 학예회-한국어 실력 뽐내
Bochum)11월 27일, 보훔 한글학교(교장 정혜원)의 뜻깊은 33주년 기념 학예회가 보훔 한글학교(Markstr. 189)에서 있었다.
16시 30분부터 진행된 이번 개교기념일 학예회는 다양하고 아기자기한 프로그램으로 2시간동안 진행되었다.
정혜원 교장은 인사말 중 “한글학교는 독일에서 자라나는 우리 학생들에게 한국에 대한 자긍심과 정체성을 키워주는 교육기관으로서의 현실적인 많은 어려움에도 계속 되어져야 합니다. 먼 길을 마다않고 찾아와 주신 학부모및 내빈들을 환영한다”고 했다.
이어서 1년동안 학교에서 모범이 된 학생들에게 상장이 주어졌다. 또한 1996년부터 보훔 한글학교에 꾸준히 출석해 온 엘리자벳 슈미트 학생에 대한 수료증 증정식도 있었다.
이어서 기다리던 학예회가 시작되었으며 서로 자기네들의 한글실력을 뽐내는 자리가 되었다. 학생들은 본인들의 재능들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유치반(1반)에서는 '꼭두각시 춤과 도토리 노래’. 어린이들의 깜찍한 노래와 율동에 앙증맞은 춤이 어우러져 모든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시간이었다. 특히 아기자기한 색동 한복을 갖춰입고 선보였던 꼭두각시 춤은, 한국 전통 음악과 춤을 아이들에게 재미있게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했다.
한독반의 '하나 둘 셋, 다함께 즐기는 빙고 놀이' 는 관객 모두가 주체가 되어 같이 학예회 행사에 참여하는 색다른 경험을 느끼게 했다. 특히 일상생활에서 서수에 비해 (일 이 삼) 사용빈도가 낮은 한국어식 기수 읽기 (하나 둘 셋) 를 빙고 놀이에 적용시킴으로써, 참여하는 학생들 모두가 자신의 한국어 실력을 다시한번 점검해 볼 수 있는 교육적인 시간이 되었다.
이어 옆 동네의 도르트문트 한글학교에서 찬조출연이 있었다.
피네 쿨만 학생이 김남숙 도르트문트 교장의 기타반주에 맞춰 가야금을 연주하며 민요 '닐리리야' 와 '풍년가' 를 들려주었다. 가야금과 기타의 오묘한 조화로움에 덧붙여, 많은 학생들과 관객들에게 생소한 한국 전통 악기 가야금을 직접 눈으로 보고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학예회 행사를 더욱 의미있게 만들어 주었다.
다음은 2반과 3반 학생들의 합동무대 '연극 흑설공주' 가 펼쳐졌다.
'흑설공주' 라는 제목이 보여주듯, 우리에게 익숙한 동화 '백설공주' 를 코믹하게 각색한 이번 연극은, 못생긴 까만 피부와 외모 지상주의로 인해 고통받는 백설공주의 자매 흑설공주와 왕자에 대한 그녀의 진실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무대였다. 특히 곳곳에 숨겨진 다양한 패러디 장면과 순간순간 번뜩이는 학생들의 재치 및 춤, 노래, 랩, 비트박스 등의 다양한 재능들이 어우러져 학예회의 분위기를 한껏 돋워 주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성인반에서는 이야기 낭독으로 '꾀 많은 토끼' 가 학예회 프로그램의 마지막을 장식하였는데, 각자 정성스레 준비한 캐릭터 가면과 대본을 사용하여 참관자들에게 무척 흥미로운 무대를 마련하였다. 낭독 중간중간마다 학생들의 숨은 연기력이 돋보이며 모든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었고, 무엇보다 한국어에 대한 열정으로는 어느 학생들에게도 뒤지지 않는 성인반 학생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돋보였다.
보훔 한글학교에서 마련한 33주년 개교기념 학예회는 한글학교 학생들이 그 동안 갈고 닦은 한국어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는 뜻깊은 한마당이었다.
알찬 행사를 준비하느라 수고한 교사들과 학생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내년의 멋진 학예회를 기대한다.
보훔 한글학교 홈페이지http://bochum.keid.de
학교주소:Markstraße189, 44799 Bochum 수업:매주 금요일 16:30-18:15
독일 유로저널 오애순 기자
mt199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