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립합창단 재독동포 위로 연주회 개최
프랑크푸르트 공연 400 여명 참석하는 대성황이뤄
국내 최정상급 프로합창단인 대구시립함창단(상임지휘자 박영호) 50여명이 독일을 방문해 재독동포들에게 감동의 연주회를 선물하고 갔다.
올해 들어 첫 동포연주회였던 이번 대구시립합창단 공연은 지난 3월11일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근처에 위치한 마테우스교회에서 열렸으며 음악팬과 동포 등 400 여명이 참석하는 대성황을 이루었다.
프랑크푸르트 공연은 프랑스 루앙에서 열리는 제 11회 '국제다문화축제' 초청 참가와 2011년 대구에서 개최되는 제 15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홍보 공연 차 3월13일 – 19일 일정으로 프랑스 파리를 방문하는 기회에 일정을 앞당겨 마련된 것. 동포신문인 교포신문사가 주최하고 프랑크푸르트총영사관, 프랑크푸르트 한인합창단, 재독한국문인회 등이 공동후원했다.
대구시립합창단은 1981년 창단 이래 100여회의 정기연주회를 비롯 특별연주회와 초청연주 및 방송 출연 등 600여회의 연주회를 개최했으며 2001년에는 싱가포르 국제합창제에 초청되는 등 최근 들어 국내외에서 활발한 공연 활동을 하고 있다.
대구시립합창단은 프랑트푸르트 한인합창단과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한인합창단이 재독교민합창단으로서는 처음으로 모국초청공연을 다녀 온 바 있다. 당시 서울과 제주에서 개최된 국제합창제에 참석을 하였고, 대구에서 개최된 국제환경음악제에도 출연하면서 대구시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이번에 프랑크푸르트한인합창단의 초정을 받아 독일을 답방한 대구시립합창단은 대구문화예술회 박창대관장을 단장으로 박영호상임지휘자, 최재욱단무장 그리고 단원 38명과 반주자, 스탭, 동행 기자 등 모두 53명에 이르는 대규모였다. 프랑크푸르트 공연 주제는 '노스탈쟈(향수)' 와 '멜랑꼴리(애수)'. 박영호지휘자는 이번 공연이 특히 과거 조국이 가난했던 시절 젊음을 바쳐 탄광에서 병원에서 일하며 외화를 벌어 당시 국가발전에 크게 기여했던 재독동포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노고를 위로하려는 취지에서 결정됐다고 말했다.
공연 시작 1시간 전 부터 몰려든 음악팬들과 동포 관객들로 공연장으로 붐비기 시작했다. 공연시작 시간인 오후 7시에는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마테우스 교회 홀은 가득찼다.
이날 대구시립합창단은 먼저 성가들을 연주했다. 국내 음악가 박정선 에 의해 작곡된 '세편의 라틴 모테트' 라는 작품으로서, 첫째곡은 "평화를 주소서", 두번째는 "감사하나이다", 마지막 곡은 "알렐루야"였다.
이어서 "불멸의 바하" 연주. 이 곡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합창곡으로 인정을 받고 있으며 현존하는 노르웨이의 대표적인 작곡가인 Knutt Nystedt가 바하의 코랄을 편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만유의 하나님"(F.H.Williams 곡), "주는 나의 반석"(M.Barrett 곡), 시편 23 편(나운영 곡) 등 3곡의 애창 성가합창곡들이 연주됐다.
성가에 이어 대구시립합창단 부지휘자인 테너 김성남이 동포시인들이 지은 시를 동포 음악가가 작곡한 '꿈 속의 어머니'(배정숙 시, 김영식 곡), "봉선화"(김명희 시, 김영식 곡)를 부르고 소프라노 이유미는 "라인강의 추억"(진경자 시, 김영식 곡), "이방인"(김한숙 시, 김영식 곡)을 연주했다. 이날 대구시립합창단이 준비한 재독동포 작사 작곡한 창작 가곡은 모두 5 편. 가곡이 노래될 때마다 관객들은 우뢰와 같은 박수와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우리의 정서가 담긴 가곡들이 장내에 울려퍼지자 성스러운 교회음악을 들으며 차분히 가라 앉았던 동포들의 감정에 변화가 왔다. 눈은 지그시 감으며 깊은 음악의 세계에 빠져들거나 노래 가사를 따라 읖조리는 모습이 보였다. 눈시울 붉히며 북받혀 오르는 감정을 애써 눈물을 참는 동포들, 마음은 어느덧 고국산천으로 고향으로 향하는 것 같았다.
이어진 순서는 신명 나는 한국 토속적 리듬과 흥이 담긴 '사물' 이란 곡. 징, 꽹과리, 장고, 북 네 가지 국악 타악기 연주와 피아노의 협연 그리고 단원들의 합창이 함께 어우러지는 이 곡은 장내의 분위기를 일신시키며 흥을 돋구었다. 여기에 동요 3곡을 모은 메들리 "눈꽃송이"(김기영 편곡)를 비롯해 '그리움', "아무도 모르라고", "한 송이 흰 백합화", "가고파" 등 네 곡의 주옥같은 한국가곡들이 연주되자 동포들의 가슴은 더욱 뜨거워져 갔다.
이날 공연이 절정에 이른 곳은 우리의 전통민요인 '뱃노래' (김희조 채보 및 편곡) 연주. 절로 어깨춤이 추어지는 흥겨운 가락, 경쾌한 리듬은 사람들의 가슴을 파고 들며 흥을 돋구었다. 이충석총영사는 두 팔을 들어 올려 박자에 맟춰 박수로 화답했고 관객들 또한 열띤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마지막 곡으로 동포시인 이금숙의 '향수'가 연주됐다. 이 곡을 부르기에 앞서 박영호지휘자는 "얼마 전 대구에서 열렸던 대구시합 정기음악회의 앵콜곡으로 관객들에게 소개가 되었는데 큰 호응을 얻었다"며 "재독예술가들의 작품들이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지고 있다"고 말해 동포들은 크게 고무되었다.
이충석총영사의 위트 넘치는 앵콜송 요청 덕택에 이날 동포들은 두 곡이나 더 감상할 수 있었다. "오 해피 데이"를 마지막 앵콜송으로 연주회는 끝났다. 그리고 감동의 음악을 선사한 대구시립합창단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프랑크푸르트총영사관에서 준비한 꽃다발은 황경숙여사가 박창대대구문화예술회관관장과 솔리스트 그리고 반주자에게 각각 전했으며 삼성유럽 양해경사장의 화환은 박정숙 프랑크푸르트한인합창단 단장에게 그리고 박영호경서향우회 회장의 화환이 같은 이름인 박영호 상임지휘자에게 전달되었다.
이어 박창대 대구문화예술회관 관장은 “이렇게 감동적인 공연을 갖게 되어 대구시립합창단에게도 큰 기쁨이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교류를 같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공연 전날 아시아나항공편으로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한 단원들은 시내 소재의 한 동포식당에서 열린 환영식에 참석해 교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훈훈한 만찬시간을 가졌다. 아시아나 프랑크푸르트지사(지사장 박동준)는 이번 공연의 취지를 높이 평가하고 단원들의 항공권 업그레드와 소지품 한도량 초과 등 각종 편리를 제공했으며 환영식 꽃다발까지 준비하는 세심한 배려를 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 참석자들은 이번 대구시립합창단 프랑크푸르트공연과 관련해 적극적인 지원과 도움을 주었던 동포원로 윤남수 세계일보유럽본부장에게도 힘찬 감사의 박수를 보냈다.
유로저널 프랑크푸르트 김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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