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폭염 속에 치러진 제 2회 「산다여」 축제
40도 불볕더위 속에서도 한국전통문화체험 열기는 더욱 달아 올라
지난 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 동안 프랑크푸르트 한국정원에서 「산다여문예원」(원장 현호남)의 주최로 한국전통문화 체험행사가 열렸다. 「산다여」 축제는 한국의 재단법인 한국차생활예절교육원(이사장 현호임)의 협찬과 본지를 비롯한 동포언론들의 후원으로 치러졌다.
이번 제2회 「산다여」 축제는 다례시연, 접빈다례 같은 시연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예절교육 그리고 동포 1세부터 3세들이 직접 참여한 전통혼례식, 성년례, 돌례 등 다양한 순서들로 구성됐다. 특히 일요일(11일)에 개최된 한복쇼는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수 십명의 교포, 관광객들이 갖가지 한복을 차려입고 한국정원을 출발해 그뤼네부르크 공원을 한바퀴 돌며 시민들에게 한복의 멋을 한껏 자랑하는 순서로 꾸며졌다. 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뜻밖의 이색적인 패션쇼를 감상하며 카메라와 핸드폰으로 촬영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한복쇼에 참가한 남미 콜럼비아인 리네트 콘트레라스(Linets Contreras)는 "오늘 좋은 경험했어요.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답니다."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독일 하이델베르크에 거주하는 마리나 호프헤어(Marina Hofherr)는 "저는 선비 옷을 입었습니다. 여자가 아니라 남자로요. 아주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호호호."라고 즐거움을 감추지 않았다. 호프헤어씨는 이어서 (패션쇼를 하기 위해) "느릿느릿 걸어본 것이 참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그렇게 걷지 않거든요. 늘 시간에 쫒기며 바쁘게 움직이니까요. 그런데 오늘 참가자들 모두가 줄을 지어 아주 천천히 걸으며 한복쇼를 했는데 참 재밌었습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토요일 공식행사 자리에는 푹푹찌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동포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최병호 재독한인총연합회장과 유제헌 프랑크푸르트한인회장 등 동포사회 유지들과 김성춘 부총영사, 현호임 한국차생활예절교육원 이사장 등 주최측 관계자 모두가 한복차림으로 참석, 축사 격려사 등에 나서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돌례 시연은 마침 현호남원장의 손녀가 실제로 하루 앞선 9일 돌을 맞았으므로 이날 돌잔치를 벌이면서 시연을 겸했다. 한마음교회 이찬규목사의 집례로 남수아 아기의 돌 기념예배를 드린 후, 많은 하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돌잡이을 벌였다. "돌잡이"란 돌례에서 가장 흥미로운 순서로 아기의 장래를 점치는 전통적인 풍습이다. 남수아 아기는 상 위에 놓여진 여러가지 물건 중에 연필을 집어들었다. 사회자는 아기가 후에 박사가 될 것 같다는 해설을 내어 놓았고 하객들은 아기의 무병장수와 학자가 되기를 기원하는 큰 박수를 보냈다.
성년례에는 안양우(17) 군이 관례를 조은진(17)양이 계레에 참여했다. 용도에 따른 여러 벌의 옷과 관을 갈아 입으며 치른 의식에서 성년자들은 시종 의젓하고 진지한 모습을 보여 주변의 칭찬을 받았다. 또 전통혼례식은 첫날에 조선족 동포 신랑최명철군과 신부정연화의 예식에 이어 둘째날에는 신랑 미도여행사 안은길사장과 신부 유로쇼핑센터 김미자사장이 다시 한 번 혼례를 치르며 노후를 맞은 부부의 정을 돈독히 했다. 앞으로 남은 생은 그 동안 다하지 못했던 사랑을 듬뿍 안겨주겠다는 것이 이들 부부의 바램이고 다짐이었다.
현호남 산다여문예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행사의 목적이 독일인들에게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는 데 있으며, 이와 함께 동포 2세들에게 우리의 전통문화를 교육하는 것"이라고 했다. 현호임 한국차생활예절교육원 이사장은 "올해 행사에는 많은 교민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참여해 주어서 작년보다 훨씬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며 프랑크푸르트 동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번 행사기간 중 한국관광공사 프랑크푸르트지사는 한국홍보를 위한 부스를 설치하고 책자 등 각종 홍보자료를 전시했으며, 한국문예원문화협회에서도 별도의 부스를 설치하고 한국 부채, 한지공예, 종이접기 등 한국적인 것들을 소개했다. 산다여측은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다양하고 의미있는 행사들을 준비해 더욱 알찬 행사를 치를 계획이라고 한다.
지난 해에 이어 두 번째 열린 이번 축제는 작년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알차고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됐으나 40도를 오르내리는 불볕더위 때문에 방문객들이 적어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동포들과 외국인 참가자들은 구슬땀을 흘리면서도 즐거운 마음으로 체험행사에 참여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으며, 특히 한국문화와 예절을 알리겠다는 일념으로 자비를 들여가며 프랑크푸르트를 방문한 (재)한국차생활예절교육원 산다여 관계자들의 헌신적인 활동에 교민들의 감사와 찬사가 쏟아졌다. 이번에 방문한 한국 산다여 측 봉사자들은 안정수이사를 비롯해 김경옥, 김문숙, 신인숙, 이복희, 이외선, 홍숙자, 현호란씨 등이었다.
유로저널 프랑크푸르트 김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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