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백만명 방문하는 프랑크푸르트 강변축제에서 프랑크푸트한인합창단 공연
지난 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간 프랑크푸르트에서 '강변축제'가 열렸다. 행사이름은 Museumsuferfest, 우리말로 옮기면 '박물관강변축제'. 박물관을 중심으로 문화축제의 성격으로 출발한 이 축제는 1988년부터 시작돼 해마다 8월 마지막 주말에 열린다.
문화박물관, 조각박물관, 역사박물관 등 20 여개의 박물관들은 축제기간 특별전시나 콘서트 등의 이벤트를 개최하고 도시를 가로지르는 마인강의 양쪽 강변을 따라 8 킬로미터 이르는 거리에는 수 백 종의 수공업제품들의 전시판매대가 설치된다. 또 30여개의 크고 작은 무대에서는 다양한 세대들의 다양한 노래와 춤판이 벌어지고, 국적과 인종을 초월한 모두가 즐기는 문화공연들이 곳곳에서 펼져진다.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진기한 먹거리 또한 행사장 안에 가득하다.
나이 지긋한 세대들은 50-60년대 유행가나 팝송을 찾아 감상하고, 어린이들은 얼굴에 페인팅을 한 채로 또래들과 놀이를 즐긴다. 10대 청소년들은 비보이 경연대회에 참여해 갈고 닦은 실력을 뽑내고, 청춘남녀들은 그들의 취향에 맞는 무대를 찾아 낭만과 젊음을 한껏 불태운다. 소란한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박물관 전시물을 감상하거나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고전음악을 감상할 수도 있다.
강 한복판에서는 60개 팀이 참가한 드래곤보트 경주대회가 열려 축제의 분위기를 돋구었다. 용의 머리를 뱃머리에 달아 용선(龍船)이라 부르는 배를 노를 저어 결승점에 먼저 도착하는 팀이 이기는 이 경기는 올림픽 조정경기 배와 비슷하다. 뱃머리에 아리따운 아가씨가 앉아서 북을 둥둥치면 그 박자에 맞춰 선수들이 일사분란하게 노를 젖는다.
매년 3백만명이 이상이 다녀가는 이 축제는 내국인, 외국인, 관광객이 한데 어우러지는 다문화축제로서 프랑크푸르트가 추구하는 국제도시의 이미지와 잘 들어맞는다. 올해는 우리 동포들도 이 축제가 생긴 이래 두번 째로 참가했다. 프랑크푸르트 한인합창단(단장 박정숙)은 한복을 차려입고 새타령, 울산아가씨, 아리랑, 경복궁타령 등 축제 분위기에 맞는 흥겨운 가락을 선보여 관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김영식지휘자는 우리의 전통가락인 민요를 통해 이곳을 찾은 모든 사람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시의 다문화사업팀 팀장 마리오 빌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팀이 이 행사에 참여해 축제가 더운 풍요로워졌으며, 한국팀의 의상과 노래 모두 신선하고 아름다웠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여름의 끝을 장식하는 '강변축제'는 20년을 치러오면서 규모와 내용면에서 독일 최대의 문화행사 중 하나가 되었다. 다만 올해는 일요일 축제의 막바지에 소나기가 퍼붓는 등 일기가 고르지 못해 마지막 날을 즐기려고 모처럼 강변을 찾은 시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프랑크푸르트 유로저널 김운경
woonkk@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