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Automechanika 2010 부품박람회 폐막
세계 최대 자동차 애프터서비스 박람회로 한국업체 100개 참가
제21회 프랑크푸르트 자동차부품박람회(Automechanika 2010)가 6일간의 전시일정을 마치고 지난 일요일(19일) 폐막했다. 프랑크푸르트 모토쇼(IAA)와 격년으로 열리는부품박람회는 올해 76개국에서 4486개 업체가 참여했고 2008년에 비해 15개 업체가 늘었으며, 외국업체들의 수가 전체의 81%에 달했다. 국가별로 보면 독일이 849개로 가장 많았고,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인 한국(100 개)은 프랑스(105개)에 이어 13번째로 많았다.
이번 박람회를 위해 코트라 유럽본부(본부장 조병휘상임이사)는 1관, 3관, 4관 등 3개관에 한국관을 설치하고 60개 중소기업을 유치했다. 한국기업들은 브레이크장치, 오일 및 공기 필터, 튜브 등등 애프터 서비스용 각종 부품들을 전시해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었다.
조병휘 코트라 유럽본부장은 "우리나라 완성차의 판매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이에 따라서 완성차에 주로 들어가는 국산 부품에 대한 인식이 더불어 대단히 좋아졌다. 현재 유럽에서는 한국산 부품이라고 하면 품질은 세계 최고의 수준이고 가격은 다른 유럽산 부품에 비해 훨씬 싸다고 인식되면서 점점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국의 기업에 대해 바이어들의 호평을 전하면서 "한국산 부품을 구입하려고 유럽 최고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서로 문을 두들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애프터 서비스 시장에서도 한국산 부품을 사려고 하는 바이어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며 이번 전시회에서도 아주 좋을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바이어들의 관심이 증폭된 부스는 한화L&C부스. 한화L&C는 차체를 가볍게 하는 강화유리섬유라는 신소재를 개발해 올해 처음으로 박람회에 참가했다. 친환경 트랜드에 발마춰 차체에 들어가는 강철들을 인조물질로 대체해 차의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이는데 성공한 공용식 한화 L&C 설계팀장은 "친환경으로 가는 길은 우선 엔진의 효율성을 극대화해서 연비를 높임으로서 CO2 배출량을 줄이는 방법이 있겠지만, 이 방법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보고 이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차체의 경량화를 통해 연비를 높이는 방안을 연구해 왔다. 예를 들어 "자동차 시트 프레임을 강철 대신에 신소재로 대체할 경우 경우 30% 정도의 무게 경감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처럼 차량의 무게가 가벼워지면 연료소모가 줄어들어 경제적인 효과도 있을 뿐만 아니라 그만큼 CO2의 배출량도 줄어들게 되어 오염을 줄인다는 것. 한화는 앞으로도 이에 관한 연구를 더 활발히 진행해 가능한 한 많은 부품을 신소재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 이번 박람회에서 최초로 선보인 새로운 개념의 기술인 스마트폰을 이용한 자동차 제어장치가 관심을 끌었다. 전 세계에 불고 있는 스마트폰 열풍에 맞춰 스마트폰으로 자동차의 상태를 살피고 제어할 수 있는 이 기술은 대성전기에서 개발했다. 대성전기 기술연구소의 배병곤기술마케팅팀장은 이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지는 앞으로 2년은 더 걸리겠지만 바이어들의 관심은 벌써부터 높았다고 전한다. 배팀장의 설명에 따르면 스마트폰이 자동차 키를 통해 차량과 연결됨으로써 여러가지 기능을 하게 되는데, 스마트폰을 이용해 집에서 자동차 시동을 걸 수도 있고 차문과 창문을 열거나 닫을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차량의 엔진오일, 온도 등 각종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특히 차량에 침입자가 들어올 경우 바로 스마트폰에 경보음이 울리면서 경찰에도 신고돼 차량도난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등 운전자의 안전과 편리성을 높혔다.
한국의 연구와는 다른 차원에서 폭스바겐은 Touch-Adapter-Voice를 개발했다. 터치 어댑터 보이스는 운전자의 핸드폰을 무선 블루투스를 통해 폭스바겐 통신시스템과 연결, 음성을 인식해 작동하는 방식이다.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시키는 기술로 운전자는 SMS메시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들을 수 있다. 이 기술의 관건은 기계가 음성의 주인을 얼마나 정확히 인식하느냐하는 것으로, 독일의 통신기술업계가 특히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 온 분야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음성인식에 오류가 많아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이다.
한편, 독일자동차 애프터서비스업계는 그 동안 많은 전문가들이 올해 자동차 판매업체와 정비공장등 자동차 관련기업들의 줄 도산과 붕괴를 예측했으나 결과는 예상과 달리 예년의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 근거로 제시된 2009년도 통계를 보면, 독일내 총 38300 개의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456000 명으로 파악됐으며 이 숫자는 전년도에 비해 불과 1.0%가 감소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랑크푸르트 박람회 브라운 사장도 독일의 자동차 산업이 전 분야에 걸쳐 꾸준함을 보이고 있다며 이 주장을 뒷받침했다.
또 브라운사장은 독일의 신차와 중고차 시장에 대해 언급하며, 올해 독일에서 생산되는 신차는 모두 2700만-2800만대가 될 것이며 이는 2008년도의 3100만대보다 9.5%가 감소된 것이지만 통상 5% 내지 10%의 생산량 차이는 정상으로 간주되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어서 그러나 중고차시장은 매우 활성화 됐다고 했다. 올해 8월말까지 중고차는 4300만대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가 증가했다.
이번 박람회에서도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전기차(Elektromobilitaet) 분야다. 독일의 한 관계자는 독일정부에 전기차 구입을 요구하면서 2020년까지 백만 대의 전기차가 독일 거리에서 다니게 하려면 정부가 앞장 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기차 구입시 차량구입 융자금에 대한 무이자 및 세금혜택도 요구했다.
유로저널 프랑크푸르트 김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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