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문학의 대표 김영현 작가를 비롯 이순원 소설가, 손택수 시인이 독일에 왔다.
이들은 11월25일 보훔대학과 26일 본대학에서 강연과 낭독회를 갖고, 전공을 하고 있는 학생들 외에도 이곳 교포들과 독일인들에게 한국문학을 소개했다.
보훔대학에서 사회를 본 한국학과 마리온 에거트 교수는 인사말을 통해 보훔대학에서 이런 자리를 같이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라며 귀한 시간이 되길 바랬다.
김영현 작가는 “빠른 시대에 느림의 미학 (Langsame Literatur in einer schnellen Zeit)”란 주제로 강연을 했다.
손택수 시인은 자신의 시집 “나무의 수사학”에 들어있는 작품들 중 ‘물새발자국’ ‘호랑이 발자국’ ‘방심’ ‘가시잎은 시들지 않는다’ ‘구름농장에서’에서를 낭독했다.
이순원 소설가는 유교문화에 바탕을 둔 작품으로 “영혼은 호수로 가 잠든다” 중 중요 부분을 낭독했다.
모든 작품은 독일어로 번역 및 낭독되었으며 한 낭독이 끝날 때마다 안승환 음악가가 플롯으로 우리가곡을 연주했다. 함부르크 음대에 재학중인 안승환 씨는 ‘님이 오시는지’ ‘가고파’ ‘먼 훗날’을 연주했다.
독일어 낭독에는 다비드 렌즈, 율리아 굳야, 토어스텐 투라울센이 함께했다.
낭독회에 이어 바로 토론회가 있었다.
양한주 한국학과 강사가 통역한 가운데 참석자들은 질문을 통해 작가들의 작품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오늘 읽혀진 작품들이 독일어로도 번역되어 시중에 나와 있는지를 묻고, 유교의 이념에 대해서도 궁금해 했다.
어떻게 느림을 경험할 수 있나? 라는 질문에 손 시인이 이렇게 답변했다: 나뭇잎을 3개월 정도 들여다 보면 변화를 볼 수 있으며 내 안에 고요한 침묵이 온다. 그 답변에 ‘보이는 것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님’의 의미를 담았다.
속도의 시대와 달리 호흡이 느린 시들을 어떻게 썼는가? 라는 질문에 특별한 방법은 없으며 강물이 흘러가듯이 썼다고 했다. 책 표지를 만들기 위해 고향에 가서 흙을 가져오고 나무껍질을 뜯어 표지를 만들었다고 하는 작가의 대답에는 옛 것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 있었다.
또 시는 독자에게 가서 재창조된다고 생각한다고 하면서 인간은 옛날(자연)로 돌아가고픈 욕망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낭독된 작품들을 바로 구매하고 싶은 이들이 있었는데 한국에서 가져온 책이 없어서 안타까웠다.
“빠른 시대에 느림의 미학”이라는 주제를 다룬 김영현 작가는 ‘디지털시대에 좋은 정보 나쁜 정보가 대량 복제되고 있는 점이 문제가 된다’ 라고 하면서 ‘변하는 속에 변화하지 않은 중심’을 말하고자 했다.
멋스러운 카나페와 음료수가 정성스레 준비된 아래층으로 자리를 옮겨 식사하면서도 토론이 이어졌는데 허수경 시인(대표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지음)과 이금숙 시인(대표작: 향수), 변소영 소설가가 늦게까지 함께 했다.
26일 본 대학에서는 윤선영 전임강사와 정고은 강사의 사회로 진행되었고 한국어 번역학과 학과장 후베 교수가 독일어와 유창한 한국어로 먼 한국에서 본 대학을 방문해 준 세 작가를 환영하는 인사와 함께, 한국 문학으로 한국어 번역학과의 바쁜 한 주를 마무리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어서 기쁘고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했다.
독일어 통역에는 윤영주 강사가 수고를 해 주었다.
한국 작가들이 한국어로 작품을 낭독하고 이어서 바로 독일어 번역본이 낭독되어 참가한 한국어 번역학과 독일 학생들과 교환 학기로 본 대학 한국어 번역학과에 수학 중인 한국 학생들의 이해를 도왔다.
특히 본 대학에서는 비머를 통해 작가들의 약력과 작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보훔(Bochum) 대학과 본(Bonn) 대학에서는 한국어학과와 한국어 번역학과에서 참석한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 계속해서 이런 행사가 이어지길 원했다.
이번 한국 문학 낭독회는 익명이기를 원하는 모(某) 한국회사의 후원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독일 유로저널 오애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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