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정부가 이슬람 여성이 머리에 두르는 스카프인 '히잡' 착용을 공공장소에서 금지하는 법안을 철회하려고 하자 이에 항의하며 터키인 10만 명 이상이 앙카라의 거리로 나섰다.
의석수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레젭 타입 에르도간 총리가 이끄는 여당 정의개발당(AKP)과 극우 야당인 국민행동당(MHP)은 논의를 거쳐 공공장소에서 히잡 착용을 금지한 법안을 수정해 국회에 제출했다.
터키가 표방하는 국가-종교 분리원칙을 강력히 고수하는 군 당국을 비롯한 지식인들은 히잡을 터키 세속주의에 반하는 상징물로 본다.
학자들은 터키 세속주의 체제가 "심각한 위협"에 직면했다고 경고했고 대학교수 무스타파 아카이든은 "몇몇 여학생들이 수업 거부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나톨리아 통신에 따르면 알리 바바칸 터키 외무장관은 2일 "터키는 인권과 자유를 옹호해야 하며 유럽연합에 가입하기 위해 정치적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며 수정안을 옹호했다.
터키에서는 지난해 봄에도 수십만 명이 세속주의 고수를 주장하며 반정부시위를 벌인 바 있다.
한인신문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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