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항의 화물 파업,유럽전역 확산될 듯
고유가에 항의하는 화물 노동자들의 연쇄 파업 시위로 유럽 전역이 마비되고 있다.
9일 스페인, 프랑스, 포르투갈 등 유럽에서는 수만명의 트럭운전사들이 연료비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여 주요 고속도로와 간선도로의 교통이 큰 혼잡을 빚었다.
이들이 동시에 시위에 나선 것은 유럽이 높은 세금으로 미국에 견줘 연료비가 높은 데다 최근 폭등한 유가로 부담이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운전사들은 각국의 주요 도시와 프랑스-스페인 국경지대 등에 자신들의 트럭을 몰고 나와 주요 도로를 점령한 가운데 일명 '달팽이 운전'인 서행운전을 하며 항의 시위를 펼쳤다.영국 일간 가디언지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화물트럭 노동자들의 파업이 사흘째 계속돼, 공장 조업이 중단되고 생필품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트럭 운전기사들의 파업으로 당분간 식료품 배송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자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슈퍼마켓에는 미리 식료품을 사두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의 줄이 길게 이어졌다.
또 앞으로 연료가 부족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주유소마다 휘발유나 디젤을 구입하기 위한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화물 노동자들의 파업은 이번 주말 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프랑스 트럭운전사들도 스페인 접경지역과 남서부 등지에서 연료가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이에 따라 남부 페르피냥시에서는 10㎞에 이르는 시위트럭 행렬로 이 일대의 차량흐름이 큰 지장을 받았다.
택시노조도 13일 전국적 파업을 예고해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15년 만에 최악의 경제위기에 직면한 스페인의 트럭운전사 7만여명도 이날부터 연료비 인하 대책을 촉구하면서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이들의 파업에 따른 부품공급 차질로 세아트·닛산· PSA푸조시트로엥·메르세데스-벤츠 등 스페인내 자동차 공장들이 조업을 감축·중단했다.
마드리드·바르셀로나 등 대도시 상점에선 배달이 거의 끊겨 생선·육류·과일 등 생필품이 바닥나고 있다.
유럽의 화물 노동자들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시위 상황을 주시하며, 연대 파업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영국에선 석유메이저 셸의 유조차 기사들이 13~17일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프랑스 화물연대는 16일부터 사실상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다. 이탈리아에선 이달 말께 화물연대의 전면 파업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유럽연합이 불공정 거래 방지를 이유로 특정 산업·업체에 대한 개별 회원국의 지원을 엄격히 규제해 유류세 감면이나 보조금 지급을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없어 각국은 뾰족한 대책을 내놓을 수 없는 실정이다.
유로저널 국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