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경제 수도 뭄바이를 3박4일간 생지옥으로 만든 10인조 청년 테러집단의 무차별 학살극이 사망자 195명, 부상자 295명을 남기고 사건 발생 59시간 만인 29일 오전 8시30분에 막을 내렸다.
인도 마하라슈트라주(州)의 R R 파틸 내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테러범들은 엄청난 양의 수류탄과 함께 1인당 수백개의 총알이 든 탄창을 소지했으며, 8㎏짜리 고성능 폭탄 RDX도 2상자나 발견돼 최소한 5,000 명 이상이
살해될 수 있었다."고 밝히고, “이들은 위성항법장치와 고성능 위성전화도 사용해 60시간의 범행 기간에 위성전화를 통해 해외에서 끊임없이 지령을 하달받았다”고 설명해 파키스탄을 우회적으로 지목했다.
인도 국가안보경호국(NSG) 특수부대의 진압작전으로 범인 9명이 현장에서 사살되고,1 명이 생포되었는 데 생포된 테러범 아지말 모하메드 아미르 카사브(Kasab)를 비롯해 사살된 2-3 명이 파키스탄 펀자브주(州) 출신으로 밝혀진 데다가,그간 인도에서 테러가 발생할 때마다 배후로 지목된 파키스탄의 이슬람 테러조직으로 파키스탄 정보부(ISI)의 후원을 받아 인도에 대한 테러를 자행해온 '라슈카르 에 토이바’(LeT)(경건한 자들의 군대)' 소속으로 알려짐으로써 양국간 전쟁의 파국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인도 정부는 이번 사태에 대한 보복으로 카슈미르 지역을 공습하기 위해 공군에 적색 경보를 발령했으며,파키스탄은 이에 맞서 아프가니스탄에 배치된 10 만 병력을 인도 국경으로 이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의 시사주간 타임은 “그간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은 몸에 폭탄을 장치해 자폭하는 가미카제 특공대 방식을 취했지만 뭄바이 테러범들은 가능한 한 오래 살아 남아 최대한 많은 피해를 내도록 했다”며 “새로운 방식의 테러”라고 지적했다.
한편,아사프 알리 파키스탄 대통령은 1일 파이낸셜타임스와 전화 인터뷰에서“설사 무장요원들이 파키스탄 무장단체인'라슈카르 에 토이바’(LeT)와 연계돼 있다 하더라도 우리가 싸우는 대상이 누구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알 카에다와 탈레반 등 ‘테러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음을 강조했다. 자르다리 대통령은 “무장요원들이 역내 전쟁을 촉발할 수 있는 만큼 인도 정부는 파키스탄에 강경 대응을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같은 언급은 전날 파키스탄 정보당국의 고위 관계자가 “인도가 테러범 색출 명목 등으로 국경에 군대를 파견하면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 접경지대에서 벌이는 대테러 작전을 끝낼 것”이라고 경고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일간 타임스는 뭄바이 테러 배후로 지목된 무장세력 LeT가 인도·파키스탄 간 갈등을 부추겨 ‘테러와의 전쟁’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테러를 자행했다고 분석했다.
유로저널 국제부
<사진:조선일보 전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