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쾨니히슈타인에서 한국 수묵담채화전 개최



프랑크푸르트 인근의  부촌 쾨니히슈타인 소재 갤러리 운(芸)에서 한국의 김승호 작가의 수묵담채화(水墨淡彩畫) 전이 열리고 있다.

수묵담채화는 벼루에 먹을 갈아 만든 먹물의 먹색의 농담 효과를 살려 그린 수묵화에 담담하고 엷은 채색을 가미해 은은함을 자아내는 고유한 한국 전통 미술이다.

좀더 짙게 채색을 가하는 수묵채색화에 비해 담채화는 채색보다는 수묵 위주의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수묵담채화는 먼저 목탄으로 흐릿하게 스케치를 한 다음 먹선을 넣은 후 그 위에 엷게 채색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되는데 먹과 채색을 번갈아 사용하거나 먹과 채색을 혼합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수묵담채화에서 중요한 것은 수묵과 채색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김승호화가의 수묵담채화는 그 방법이 다소 특이하다. 그는 우선 한지를 손으로 힘있게 구긴 다음 물을 조금 뿌려 구겨진 부분들을 약간 편 후, 한지에 아직 구김살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그림을 그린다. 그림이 거의 완성되면 한지를 분무기를 통해 다시 충분히 물로 적시면서 구겨진 주름을 완전히 편다. 이때 마지막 과정으로 담채를 하게 된다. 담채는 약간의 색상와 옅은 먹물로 마무리되는데 김화백은 소털이나 노루털로 만든 붓을 사용한다.

그의 그림은 대부분 한국의 풍경화다. 특히 자연과 농촌 마을들의 풍경을 즐겨 그리는데 풍경화 속에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특징이다. 그 이유에 대해서 운 화랑의 서지민대표는 위대한 자연 앞에서 인간은 그저 미미한 존재라는 동양사상에서 유래한다고 설명한다.

대부분의 한국화들이 그러하듯 김승호씨의 작품에서도 선과 공백이 갖는 의미는 중요하다. 그의 그림에서 세밀한 부분들은 절제되고 과감한 붓놀림으로 대담하게 처리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의 그림의 공백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껏 상상하도록 여지를 남겨준다. 김작가는 자신의 화풍에 대해서 "한국의 전통적인 기법과 기술에 기초를 두고 있으나 거기에 나만의 기법을 가미한 것"이라고 말한다.

김승호씨는 1958년 한국의 군산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물리를 전공하고 현재 수원에 있는 모 중학교에서 물리교사로 재직 중에 있다. 그런 물리학 전공자가 40대 중반에 다시 인생에 도전, 미술을 공부했다. 이번 전시회는 화가의 14번째 개인전이자  첫번째 독일전이다. 물리교사와 미술작가로 활동하는 것 이외에도 김작가는 한국 문화 예술 연구회 운영위원, 아시아 미술 초대전 초대작가 및 한일 미술 교류회 운영위원 등 각종 문화단체에서 다양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쾨니히슈타인 전시는 1월15일부터 2월12일까지 열리며, 갤러리 운의 개장시간은 월+금 : 15-18시, 화, 수, 목, 토 : 10-13시이다.

갤러리 운의 다음 기획 전시는 한국의 서양화가 김영미의 유화 작품전으로 4월 24일 부터 4주간 전시될 예정이다.



유로저널 프랑크푸르트지사장 김운경
woonkk@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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