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를 이용한 디지털 패턴작업과 그것들이 확산되는 방식의 공간설치 작업으로 현대미술의 경계점에서 유연한 예술의 형태를 추구해온 한국작가 이중근의 개인전이 파리 Cite Internationale des Arts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의 다양한 형식의 작업들 중 작가 특유의 반전과 역설, 유머가 교차하는 디지털화된 평면 사진작업들로 구성되며, 시지각의 이중적 오버랩을 느끼게 하는 대표적 기존 작업들인 <위장 Camouflage 2002> <트로피! Trophy! 2004> <오감화 五感花 2005> <나 잡아봐라 Catch Me If You Can 2008>와 함께 최근 파리에서 체류하며 제작한 신작 <In God We Trust? 2008>을 선보인다.
이중근의 작품을 감상하는 중요 포인트에는 시각적 특성 너머에 존재하고 있는 유희적 수수께끼 같은 내용과 제목, 그것의 상징적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동양의 만다라와 서양의 스테인드글라스 이미지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그것들을 현대적인 감성과 절충시켜 추상적 패턴의 형상으로 도출시키는 그의 작업들은, 동시대를 살아가며 우리가 경험하는 다양한 상황들을 작가 자신이 모델로 직접 연출하여 사진으로 촬영한 후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하여 재구성한 것이다. 만화경 속 세상과도 같은 그의 작업들은 형식과 내용, 그의 작가로써의 활동적인 측면에서도 끊임없이 가변적이고 혼성적인 포스트 모더니즘적 크로스오버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중세 유럽 고딕양식의 절대적 권위의 상징으로 대표되는 노트르담(Notre-Dame) 대성당 입구에 있는 3개의 문을 소재로 한 작품 <In God We Trust?>는 현대 자본사회 속에서 교묘히 존재하는 절대적 믿음에 대한 의문을 유머러스하게 제시하는 은유적인 작품이다. 이를 위해 작가는 다양한 위치에서 건물의 이미지를 부분별로 촬영한 후 컴퓨터 그래픽으로 조합하여 건물의 이미지를 쌓아올렸으며, 이 위에 모두가 다른 작가자신의 얼굴표정을 연출하여 촬영한 500여장의 인물사진들을 디지털 콜라쥬하여 현존하지만 가상의 신전과도 같은 건축적 이미지를 만들었다.
마치 돈이 우리들을 향해 조롱하듯 말하는 것처럼 들리는 제목의 작품 <나 잡아봐라 Catch Me If You Can 2008>에서는 자본이라는 물신에 대한 욕망적 믿음을 만나라적 이미지로 표현하고 있으며, 자본의 상징인 돈에 의해 다람쥐 쳇바퀴의 시스템 속을 끊임없이 ㅉㅗㅈ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을 냉소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오감을 상징하는 작가 자신의 신체부위(눈,코,입,귀,혀)를 클로즈업해서 촬영한 사진이미지를 꽃의 형상으로 재구성한 5점의 시리즈 작업 <오감화 五感花 2008version>에서는 시각적 고정관념에 길들여진 우리들의 착각적 믿음을 경쾌하면서도 도발적으로 깨뜨리는 작품이다.
또한, 오스카 트로피의 이미지에 세계 각국의 정치 지도자 이미지를 합성시켜 권력에 대한 욕망을 표현한 작품 <트로피! Trophy! 2004>와 군복을 입은 작가자신이 먹이사슬과도 같이 끊임없이 연결되어 이어지며 권력구조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는 작품 <위장 Camouflage 2002>은 모두 우희적 표현의 유머러스한 작품들이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작가만의 독특하면서도 진지한 사회비판을 엿볼 수 있다.
이처럼 디지털을 이용한 옵티컬한 형식의 그의 작품들은 관람자로 하여금 시각적 몰입과 함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상황과 감정 속에 몰입되게 하면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동시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간의 경험과 사회문화적 현상을 세속의 만다라와도 같이 반영하고 있다.

작가는 1972년에 한국의 성남에서 태어났으며, 경원대학교 미술대학과 동대학원을 졸업하였다. 지금까지 서울, LA, 파리, 크라이스트처치(뉴질랜드)등에서 총 9회의 개인전을 개최했고, 광주비엔날레(2002), Facing:KOREA(네델란드 2003), Unusual Combination(일본 2004), 당신은 나의 태양(토탈미술관 2004), Real Reality(국제갤러리 2004), 미식가(카이스갤러리 2005), City_net Asia(서울시립미술관 2005), Mix&Match(대전시립미술관 2005), 같은 구조 다른 이야기(부산시립미술관 2005), Banana Surfer(중국 2005), 부산비엔날레(2006), 서울미디어비엔날레 특별전(2006), Artcanal(스위스 2006), 한국 인도 현대미술전-혼성풍(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006), 미술과 자본(갤러리 루프 2008), 반응하는 눈-디지털 스펙트럼(서울시립미술관 2008)등 국내외 전시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는 파리국제예술공동체 Cite Internationale des Arts에서 체류하며 작업하고 있다.

전시장소 : Cite Internationale des Arts 갤러리, 파리
전시기간 : 2009.01.22~01.31 (관람시간 오후2시~7시)
tel. 01.42.78.71.72 _ www.citedesartsparis.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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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rue de I'Hotel de Ville; 75004 Paris _ metro. Pont Mar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