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29일) 저녁,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근처에 있는 마태교회에서 프랑크푸르트 한인합창단(단장 박승자, 지휘자 김영식, 반주 Sonja Eckhardt)의 제17회 정기음악회가 개최됐다. 200여석도 넘는 홀이 가득 들어찬 가운데 열린 이날 연주회에 동포는 물론 독일인 음악 애호가들이 대거 참석해 프랑크푸르트 한인합창단의 음악적 기량과 위상을 한눈에 알게 했다.

이날 공연은 1, 2, 3부로 나뉘어 2시간 가량 진행됐다.

제1부에서는 한국가곡과 민요을 중심으로 연주됐다. 동포 시인 이금숙의 시 「향수」가 첫 곡으로 무대에 올랐다. 지휘자 김영식이 작곡한 향수는 원래 테너를 위한 독창곡이지만 이번 합창음악회를 위해 다시 합창곡으로 편곡됐다. 이어서 「가고파」(이은상 시, 김동진 곡), 「한 오백년」(한국민요), 「새타령」(박희경 시, 조두남 곡) 등이 연주됐다. 「가고파」는 고향에 대한 추억을 적절하게 잘 표현한 한국의 대표적인 가곡 중에 하나이며 곡중 솔로에 메조 박정숙 단원이 불렀다. 「한 오백년」은 우리민족의 한을 선율과 화음에 적절하게 담고 있는 민요곡으로 곡중 솔로에 소프라노 안세진, 유춘지, 임신애 단원 등이 노래했다.

이어서 특별순서로 바이올린 솔로와 첼로 솔로가 있었다. 이민우가 연주한 바이올린 곡은 「Violinkonzert Nr.5 in a-moll / Op.37 / 1 Satz – H.Vieuxtemps」. 이민우는 마인츠대학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전공하고 현재 바이올린 제작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바이에른 지방의 Mittenwald 에서 현악기 마이스터 과정에 도전한 차세대 인재이다. Nadja.Schneider는 대중에게 잘 알려진 프랑스 작곡가 쌩쌍의 「백조」를 연주했다.

제2부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합창. 원래 뮤지컬 곡으로 유명한 작품이지만 합창모음곡으로 편곡되었다. 「오늘 밤엔, 나는 예뻐, 손에 손을 잡았네, 마리아, 아메리카」 등의 순서대로 연주됐다. 곡중 솔로에는 1. 소프라노 안세진, 임신애, 2. 소프라노 유춘지, 김정자, 알토 박정숙 이희숙 등이 출연했다.

쉬는 시간 후 속개된 제3부에서는 모짜르트의 합창곡「대관식 미사」(Missa in C – Kroenungsmesse,  Kyrie – Gloria – Credo – Sanctus – Benedictus – Agnus Dei) 연주를 선보였다. 곡중 솔로에는 현재 프랑크푸르트 오페단 전속 성악가들인 소프라노 김복실, 알토 Hiromi Mori(일본), 테너 Fernando Wang(대만), 베이스 Pavel Smirnov(러시아) 등이 노래했다.

박승자단장을 비롯해 노련한 단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믿음직한 실력을 갖춘 프랑크푸르트 한인합창단은 그 동안 각종 합창제에 출연한 것은 물론이고 불우이웃돕기 등의 자선음악회에도 출연해 독일 현지인들의 사랑받는 합창단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번 12월 8일 원로의 밤 행사에도 한국민요 및 크리스마스 캐롤을 메들리를 들려줄 예정이어서 기대가 된다.

김영식지휘자는 이번 정기연주회를 성공적으로 마침으로써 앞으로도 원숙한 기량을 바탕으로 비중 있고 신선한 레퍼토리를 선정하여 더욱 수준 높은 음악회를 개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김씨는 재독 동포시인들의 시를 한국가곡으로 작곡해 외국인 성악가들을 통해 발표함으로써 한국의 노래를 독일사회에 널리 알리는 일에 앞장 서 왔다. 이같은 그의 노력과 열정이 지난 5월 YTN 을 통해 한국에 보도되기도 했다.


유로저널 프랑크푸르트지사장 김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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