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토버 페스트 대신 ‘Sommer in der Stadt (Summer in the City)’

옥토버 페스트 대신 ‘Sommer in der Stadt (Summer in the City)’

올해는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크고 작은 행사들이 취소된 상황에 세계 3대 축제 중의 하나인 옥토버페스트도 그 상황을 피해갈 순 없었다.  지난  4월 21일에 바이에른 주지사 마르쿠스 죄더(Markus Söder)와  뮌헨 시장  디터 라이터(Dieter Reiter) 는 축제 기간에  코로나로 인한  거리두기를 유지하기와 마스크 착용  방역지침을 지키기가  힘들다고 판단하여  9월 19일~ 10월 4일에 열릴 예정이었던 옥토버 페스트를  취소할 수 밖에 없다고   발표했다.

(사진 설명: 옥토버페스트 퍼레이드) 

1810년 바이에른 왕국의 세자 루드비히  1세와 테레제 공주의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한 축제가 열렸는데, 이것이 옥토버 페스트의  첫 시작이다. 처음엔 경마 경기로 시작을 하였다가 1880년부터 맥주를 판매하게 되었는데, 사람들이 경마 경기보다는 맥주와  소시지같은 음식에 더 관심을 보이게 되면서 지금의 세계 최대의 맥주 축제로 발전하게 되었다.  210년의 역사를 가진 옥토버 페스트가  취소된 것은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 설명: 평상시 테레지엔비제)

옥토버페스트는  비단 맥주를 즐기는 어른들만의 축제는 아니다. 축제가 열리는 2주 동안, 12만 7천 평 면적의  테레지엔비제(Theresienwiese)에는  롤러코스터, 자이로드롭, 관람차등  대형 놀이공원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놀이기구들이 설치되어 아이들과 청소년에게도 손꼽아 기다려지는 즐거운 축제인 것이다. 옥토버 페스트의 취소는 수많은 사람에게 실망감을 안겨줌과 동시에 12억 유로(한화 1조 4천억 원)라는 경제적 손실도 가져왔다.  작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이 축제에 참여한 방문자 수는   630만 명 정도였고 이들이 소비한  맥주의 양만  790만 리터에  달할 정도였다.  그 외에 판매되는 음식과 음료, 기념품 판매, 숙박업계와 택시업계 수입 등등을 다 합치면 매년 12억 유로 (한화 1조 4천억 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였고  이는 뮌헨의 주요 재정이었다.  

(사진 설명: 2019년 옥토버페스트, 테레지엔비제) 

(사진 설명: 2019년 옥토버페스트, 테레지엔비제)

(사진 설명: 2018년 좌석만 10,000석인 호프 브로이 텐트)

  뮌헨시는 차선책으로 ‘ Summer in the City(Sommer in der Stadt)’ 라는 새로운 이벤트를  7월 24일~ 10월  4일 까지  개최하였다.  행사가 열렸던

테레지엔비제(Theresienwiese)에는  야자수와 인공해변을  설치하였고 ,  올림피아 공원(Olympia Park),  코닉스플라츠(Königsplatz) 등 시내 곳곳에 옥토버 페스트보다는 소규모의  놀이기구를 설치하였고,  각각의 장소에 맞게  콘서트나  스포츠,  공예품  장터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마련하여  어린이를 비롯해서 어른들까지도 즐길 수 있게 하였다.  모든 행사는 1.5m의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의 방역지침 준수와 함께 진행이 되었다.

                                         (사진 설명: 코로나 기간의 맥주집 2020년)

 옥토버페스트의 큰 행사는 취소되었지만, 조금이라도 그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사람들은  지정된 몇 군데의 비어가르텐에서  옥토버페스트 맥주를 맛볼 수가 있었고, 밴드가 연주하는 음악을 들을 수가 있었다. 그러나 방역지침의 일환으로 옥토버페스트의  묘미중의 하나였던  춤은 금지되었다.

이번에 올림피아 파크를 다녀왔던 뮌헨시민 라야 로츠(Raja Lotz)는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방역지침은 이미 익숙해져있어서 큰 불편함이 없었지만, 다양한 이벤트나 놀이기구들이 여러 장소에  뿔뿔이 흩어져있는 것도  불편하였고  7월부터 진행된 이벤트는  예년에 있었던  옥토버페스트보다 시기가 빨라서  같은 느낌은 들지 않았다고 했다.  아쉬운 대로 즐길 수는 있었지만,  원래의 옥토버페스트가 그립다”고  했다.

(사진 설명: 비교적 규모가 작은 텐트)

뮌헨시는 ‘Summer in the City’에서  코로나 감염자도 발생하지 않았고 혼잡하지도 않아서 성공적으로 마무리가 되었다고 한다. 코로나 종식 여부와 상관없이  앞으로도  옥토버페스트와는 별개로 ‘Summer in the City’가  진행이 된다면 새로운 관광상품이 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가지고 있다.

                                                                     독일 유로저널 박진선 기자(jins0123@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