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불꽃, 한.미 FTA

by 유로저널 posted Apr 0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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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FTA 타결로 우리나라는 정치, 경제, 사회 전 부문에 걸쳐 근본
적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향후 전개될 대변화를 예감하는 국민의 반
응도 엇갈리고 있다. 미국에 퍼주기만 하고 협상시한 연장에 끌려다닌
졸속 협상이라는 비판과 함께 세계 최대 시장에 교두보를 확보하는 새
기회의 출발이라는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한.미 FTA 반대 세력의 주장대로 불리한 협상을 한 것이고 다른 대안이 있는 데도 서둘러 졸속 추진한 것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이는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성장과정 경험이 말해준다. 돌이켜볼 때 후기 산업화 국가 중 우리나라만큼 자유교역 수혜로 성장한 국가도 없다. 과거 수출주도 산업화 과정으로 이 정도 살게 됐다.
  오히려 잃어버린 10년 동안 우리는 무엇을 하면서 성장동력을 잃어왔나 반문해봐야 한다. 중국 인도 등 신흥개도국이 추격해오는 데 우리는 100만명이 넘는 청년실업, 성장동력 상실, 고령화, 부동산 버블, 양극화, 사교육비, 그리고 진보와 보수의 분열 속에 헤매고 있지 않은가.
  많은 기업인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 샌드위치가 돼 앉아서 죽느니 과감히 중국 인도 베트남으로 나가서 싸우다 죽는 편이 낫겠다고 말한다. 왜 그리 절실한가.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는 것이다. 향후 10년 후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하는지에 전혀 관심 없는 정치인들과 비효율적 관료시스템의 자발적 변화를 기다릴 시간이 없는 것이다.

  비록 정치적인 영향력이 쇠락하고 있음에도 노무현 대통령은 집권의지보다는 특유의 강력한 리더쉽으로 이번 한.미 FTA의 불가피성을 역설하고 결국 합의를 이끌어 내었다. 평소부터 우선 한국 경제의 명실상부한 세계 경쟁력을 위해 한.미 FTA의 도움으로 지식기반 서비스 등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며, 다음으로 동북아에서 일본이나 중국보다 앞서서 한.미 FTA를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마지막으로 FTA의 대표적 피해 대상인 농업 분야는 구조조정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키울 것을 특별히 강조해왔던 노무현 대통령의 신념이 결실을 거둔 것이다.
  스스로 변할 수 없을 때 우리는 밖의 힘을 빌려오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대부분 국가도 시장개방을 통해 스스로를 경쟁에 노출시키며 성장해왔다. 이런 점에서 한.미 FTA는 마지막 탈출구다. 물론 한.미 FTA 자체가 성장 기회와 비효율적 제도 및 관행 개선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먼저 FTA 협정 세부 내용의 산업별 유불리를 떠나 새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
  양국 간 거래되는 공산품 중 94%가 3년 내 관세가 없어지게 된다. 시장이 확대되는 섬유, 자동차 및 부품 산업 등은 최대한 빠른 기간 내 경쟁력 증대를 통해 시장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전투적 노조 관행의 변화와 대학 교육 개혁을 통한 양질의 노동력 공급이 필수적임을 의미한다. 의약품, 영화 등 서비스 산업 역시 선택과 집중의 합리적 구조조정을 통해 경제 전체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농산품 분야의 경우 이번만은 과거 실패를 반복하지 않고 농민들이 타 업종으로 전환하거나 새로운 생존 품목을 개발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지원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세계 시장에서 생존할 수 없는 업종을 끌어안고 사는 경제는 공멸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 전 산업의 추가적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는 대세다. 세계는 국가 차원에서 개방에 대응하는 효율적 구조조정 시스템을 여하히 갖추는가에 따라 흥망이 결정되는 시대가 됐다. 국가적으로 근로자의 업종 전환을 위한 재교육 시스템을 마련하고, 낙오 계층을 위한 효율적 사회보장 제도를 확보하는 게 시급하다. 한.미 FTA는 분명 기회다. 하지만 기회를 실현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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