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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초적인, 그러나 가장 위대한 주변적 고찰

윌리엄 켄트리지



 

 

드로잉(Drawing): 표현이나 형태를 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로 선을 사용해 이미지를 그려내는 기술. 건축, 조각, 회화, 공예 등 모든 예술의 기초를 형성하는 드로잉은 재작업이나 복제가 가능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바탕재료(대개의 경우 종이) 위에 직접 제작되는 것을 가리킨다. 이것은 시각예술의 기본으로서 그 자체로 완성된 작품이 되거나 완성할 작품의 밑그림으로 쓰인다.


드로잉에 관한 위의 설명을 누군가가 자신의 말로 고쳐보라고 한다면 과연 어떤 대답을 할 것인가? 아마 대부분은 <밑그림>이라는 단어를 선택하여 설명을 이어 나갈 것이다. 그만큼 우리는 한가지 방식으로 사물을 대하는데 길들여지고, 익숙해져 있으니까. 그러나 <밑그림>이라는 단어 앞에 위치한 <그 자체로 완성된 작품>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작가 윌리엄 켄트리지(William Kentridge, 60)를 통해 가장 기초적인 것이 가장 위대한 것이자, 가장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초석이 작품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소개하고자 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의 세계적 아티스트 윌리엄 켄트리지의 개인전은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렸다. 작가의 렉처 퍼포먼스 제목이기도 한 '주변적 고찰'은 한 주제에서 자유롭게 연상되거나 확장되어나가는 사고의 흐름을 뜻한다. 다방면에 걸친 이해와 지식을 바탕으로 음악, 역사, 미술, 공연이 어우러진 그의 예술적 표현과 사유를 폭넓게 조망하는 작품들은 [<망명중인 펠릭스>, <사랑이 충만한 캐스피어>, <다른 얼굴들>, <블랙박스/샹브르 느와>, <시간의 거부>, <나는 내가 아니고 이 말은 내 말이 아니다>, <양판희에 대한 메모>, <간접 독서>, <더 달콤하게, 춤을>의 컷아웃]등이 있다. 이 중 일부를 적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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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렉처 퍼포먼스 중인 윌리엄켄트리지>



1. 망명중인 펠릭스 Felix in Exile

 

 아프리카공화국의 풍경과 사회상을 담은 목탄 드로잉 애니메이션 '소호와 펠릭스' 연작은 재료와 물질의 만남이 가지는 힘에 대해 보여주는 작품같았다. 켄트리지가 태어나 자란 남아프라카공화국은 흑백 갈등하에서 광산 산업의 발달로 소수의 백인이 부를 독식한 상태였다. 켄트리지에게 세계적 명성을 가져다준 <소호와 펠릭스>연작은 백인자본가이나 부동산 개발업자인 소호 엑스타인과 그의 부인, 그리고 부인과 연인 관계에 있는 시인 펠릭스 타를바움 세 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회와 풍경,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내면과 고뇌를 보여주는데 초점이 두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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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중인 펠릭스>에서 부인이 떠난 집에서 소호는 자신이 일구어놓은 풍경을 내려다보며 쓸쓸함에 젖는다. 소호와 펠릭스 연작은 모두 원고나 스토리보드 없이 제작된 작품들이라고 한다. 처음 제시된 이미지나 장면을 지우고 또 새롭게 그려나가면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생각이 전개되어 간다.

 


2. 사랑이 충만한 캐스피어 Casspirs Full of Love

 

캐스피어는 남아프리카에서 반란군을 진압할 때 사용된 무장 장갑차를 일컫는 용어라고 한다. 잔혹한 병기에 사랑이 충만한이라는 역설적인 제목이 붙어진 작품 속에는 처참하게 살해된 사람들의 얼굴이 쌓여있는 참혹한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kentridge01a.jpg   

Casspirs Full of Love, 1989, Drypoint Etching

 


켄트리지가 작품을 통해 사회에 대한 고발을 목적으로 삼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그의 작품 속에는 자연스럽게 그 장면과 순간들이 반영되어 작가가 살아가는 시대가 어디쯤인지를 보여준다. <시대인식>이라는 표현이 그의 작품에서 흘러 나온다.


 

3.    다른 얼굴들 Other Faces

 

켄트리지의 드로잉과 영상 속에는 그가 태어나 살고 있는 요하네스버그와 주위 지역이 많이 등장한다. 현대적인 대도시의 풍경부터 교외의 황량한 자연 풍경, 휴가지인 해변의 모습까지. 이러한 여러 풍경에 대해 켄트리지는 단순히 자연의 모습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분쟁과 상처로 인해 황폐해진 심리를 담은 풍경으로 재탄생시킨다.


 13282-kentridge.jpg


13269-kentridge.jpg




오랫동안 염원했던 인종차별정책은 철폐되었지만, 사회는 기대했던 것처럼 달라지지 않았고 지도자들이 제시했던 문구처럼 새로운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되지도 못했다. 대평원에는 버려진 폐광의 잔재가 남아있고 사람들의 마음은 여전히 황량하고 쓸쓸하다. 아파르헤이트(Apartheid, 인종 구분 목적의 분리발전정책)는 끝났지만 여전히 그 흔적과 기억이 사회에 남아있음을 보여준다.

 

예전 학창시절 라디오 디제이가 이런 말을 했었다. “상처가 난 부위가 많이 아프고 쓰라리죠. 그렇지만 그게 좋은거예요. 딱쟁이가 지고 잘 아물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이거든요. 새 살이 돋아나 딱쟁이가 스스로 떨어질 때 더 건강해 지는 거잖아요. 사람도 마찬가지죠.” 별거 아닌 것 같았던 이 말이 시간이 흐르면서 빈번하게 생각나는 것은 아마도 <직시>, <마주 바라봄>이 되지 않아서일까. 다 해결되었다고 후다닥 덮어버리는 삶의 습관이, 사회의 행정이 스스로를 얼마나 곪게 방치하며 아프게 하는지 우리는 미쳐 깨닫지 못하고 지나간다.

 


4.    간접독서 Second-Hand Reading

 

켄트리지는 오래된 책의 페이지마다 그림을 그려서 빠르게 펼칠 때 움직임이 만들어지는 플립북 형태의 작품을 여러 권 제작하였다고 한다. <간접독서>는 사전에 그림을 그린 것으로 요하네스버그의 크고 헐벗은 나무들과 생각에 잠긴 작가의 모습이 등장한다. 가장 오랫동안 머물렀던 작품으로 드로잉의 소재나 주제보다는 드로잉한다는 사실 그 자체가 가지는 폭발력을 느낄 수 있다. <밑그림>이라는 편협한 사고를 벗어나 드로잉이 예술적 사고의 표현의 본질을 이루는 그 자체가 될 수 있다는 사실과 함께 말이다.

 

2nd-hand-reading10_1.jpg


인종간의 차별과 봉기로 어지러운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인권변호사의 아들로 태어난 윌리엄 켄트리지는 철학과 음악, 영화, 물리학, 미술, 무대미술 등 다방면의 장르가 융합된 다층적인 예술세계를 선보여 왔다. 그래서 이 짤막한 글에 소개한 작품이 전부가 아님을 명시한다. 가장 기본적인 기법으로 가장 심각한 밑부분을 건들며 자신이 속한 세계를 피하지 않고 마주하였던 작가가 보여주는 세계를 엿볼 수 있음은 예술이 우리에게 주는 하나의 축복이다. 작품에 다가갈수록 작가가 던지는 키워드 단순하지만 그 내면은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 내가 속한 사회와 <>라는 개인, 폭력과 이를 견디는 고통, 예술과 이를 이용하려는 정치, 삶과 죽음 등에 대하여 작가는 관객들에게 융단폭격을 가하듯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폭격을 당해도 절대 쓰러지거나 부서지지 않는 신기한 경험은 작가가 지니는 가장 기초적이지만 가장 위대한 힘으로부터 나옴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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