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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심원의 영화로 세상 읽기: (51) 국가부도의 날 감독 : 최국희 주연 : 김혜수(한시현), 유아인(윤정학), 허준호(...

Posted in 박심원의 사회칼럼  /  by admin_2017  /  on Aug 07, 2019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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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심원의 영화로 세상 읽기: (51) 


국가부도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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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최국희


주연 : 김혜수(한시현), 유아인(윤정학), 허준호(갑수)


개봉 : 2018년 11월 28일




1910년 8월 29일은 대한민국의 국치일로 기억된다. 일본에게 국권을 강탈당한 날이다. 또 한 번의 국치일, 그 날은 국가 부도의 날이다. 1997년 대한민국은 부도가 난다. IMF로부터 550억 달러를 지원 받게 되지만 우리 경제는 사실상 IMF의 법정 관리에 들어간다. 모든 국민들은 그 때까지만 해도 특별한 관계자가 아니라면 이 단어조차 생소했다. 어떻게 국가가 부도가 날 수 있단 말인가? 민초들은 과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국가는 부도가 났다. 부도난 국가를 대하는 태도는 사람마다 달랐다. 평민들은 애국심으로 똘똘 뭉쳤다. 장롱에 잠자는 금을 내 놓았다.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특별한 수업을 진행한다. 선생님은 떨리는 목소리로 아이들에게 비디오를 보여주며 어린이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 같이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물 아껴 쓰기, 전기 코드 뽑기, 연필 깎아 쓰기 등이다. 정말 그럴까. 그렇게 물을 아껴 쓰고, 전기 코드를 뽑고, 연필을 깎아 쓰면 부도난 국가를 살려 낼 수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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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든 국가든 평탄할 수만은 없다. 생각지 않은 어려움이 불식간에 찾아오기 마련이다. 어려움이 왔다는 것은 어쩌면 살아 있음에 대한 확실한 증거다. 생명이 없는 것엔 아예 어려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어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어려움을 느낄 수 없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어려움이 나쁜 것이거나 두려운 존재만은 아니다. 극복만 할 수 있다면 그 어려움으로 인하여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으면서 동시에 내적 외적으로 동반 성장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일 년에 수 미터씩 성장하는 아마존 밀림지역에서 자란 나무로는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없다. 바이올린의 뒤판은 단풍나무, 앞판은 가분비나무로 만들어 진다. 영혼을 뒤 흔드는 찬바람을 견뎌낸 나무라야 악기를 만드는 재료로 사용되어진다. 그 뿐 아니다. 자란 환경 뿐 아니라 최소 10년 이상 건조해야 뒤틀림도 없고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다.



안락하고 편안함 보다는 고통과 시련이 작품이 된다. 다만 어려움에 넘어지지 않고 그 어려움을 이겨내야 한다. 국가의 어려움도 다르지 않다. 대한민국의 경제가 바닥을 치고 해외 자본이 빠져나가는 상태에서 실상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가지고 있는 정보력으로 자신들만 살 궁리를 한다. 문제가 없게 하는 것이 좋은 정치인이 아니다. 그 문제를 국민들에게 진솔하게 설명하고 함께 해결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좋은 정치인이다. 연일 뉴스에는 OECD에 가입과 고속으로 경제성장률을 보도한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내면 깊숙이 한국에 투자했던 해외 자본들은 한국을 떠나고 있다. 그들에게 도착한 비밀문서 때문이다. “모든 투자자들은 한국을 떠나라. 지금 당장.” 다만 국가를 책임져야 하는 정치인들만 몰랐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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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제위기가 닥칠 것을 예견한 사람이 있다. 통화정책팀장 한시현(김혜수)이다. 이 사실을 보고하지만 정부의 늦장 대응과 책임전가로 인하여 눈가림만 할 뿐이다. 당시 대통령은 아들의 문제로 심기가 불편한 상태였다. 이 사실을 어떻게 보고 할지 참모진들은 고민한다.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범주에서 축소하여 쉽게 보고하기로 결정한다. 그래서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 그 위기를 숨기려는 사람, 위기로 돈을 벌려는 사람들이 서로 교차한다. 곳곳에서 감지되는 위험 신호를 포착한 사람이 있다. 젊은 금융 전문가 윤정학(유아인)이다. 위기를 이용해서 돈을 벌자는 주의자다. 그러면서 이런 기회를 포착하여 돈을 버는 것에 대해 마음 아파한다. 어떠하든 국가의 부도상태 직전까지 비밀리에 수행된다. 국민의 알권리를 무시하고 자신들의 안일만을 생각했던 아픈 추억의 역사를 영상에 담아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대한민국의 첫 번째 국치일은 우리의 주권을 일본에 넘기는 일이었다. 평민에 의해 그 일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국가와 국민의 안일을 책임져야 하는 그 한 사람의 결정이 국치일을 만든 것이다. 두 번째 국치일이라 불리는 국가부도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국가가 힘이 없게 되면 강대국에 주권을 빼앗기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미 역사가 되었다. 그러나 금융위기로 국가의 주권을 빼앗기는 것은 책임져야 할 사람이 더 많아야 한다. 그러나 그 사태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국가의 부도는 개인의 삶에 대한 부도와 맞물려 있다. 세계에서 일등 소비왕국이라 불리는 대한민국이 경제 위기를 맞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수입보다 지출이 월등하게 많다면 경제 위기를 맞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경제는 잔혹하다. 한 치의 양보도 동정의 눈물 한 방울도 흘려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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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체제는 경제주의다. 경제를 가진 자가 주권을 차지한다. 처음 국치일은 군사력이라는 힘에 의해 주권을 빼앗겼다면 두 번째 국치일은 경제에 의해 주권을 빼앗겼다. 비록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엄연히 존재하지만 실제의 주권은 돈을 가진 단체가 가지게 된다. 현대는 경제를 초월할 수 없다. 물 한 병 마실 수 있는 것도 경제와 깊은 관계가 있다. 과거엔 가난한 사람들은 냇가로 달려가 물을 마음껏 마실 수 있었다. 땅을 파고 나무껍질을 벗겨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대는 그러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 진 부채는 단지 먹는 것만을 아낀다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개인부채는 2018년 기준으로 가구당 평균 7천만 원 이상으로 발표되었다. 빚은 더 큰 빚을 낳게 된다. 빚을 갚기 위해 다른 빚을 얻어서 빚을 갚아야 하는 악순환이 사회를 지탱하고 있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다. 사회는 마치 유기체와 같다. 생명이 있어서 꿈틀 거린다. 밀림지역의 나무들이 서로의 몸을 부딪쳐 화재를 낸다. 그래서 오래된 나무들은 역사 무대로 사라지고 그 자리를 새로운 생명체들이 차지하게 된다. 사회도 그러하다. 어느 순간까지는 아무런 반응이 일어나지 않고 조용하게 순응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방식을 뒤엎는 패러다임을 바꿔야 하는 소용돌이가 몰아 칠 때가 있다. 지혜로운 사람은 그 순간을 읽어 낼 수 있다. <국가부도의 날>의 주인공 한시현과 윤정학이 그런 인물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들이 알아낸 국가 위기에 대한 보고가 최고 권력자에게 전달될 수 없는 정치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권력의 힘은 국민을 위해 사용하라고 국민이 부여한 것인데 심기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대한민국 국치일이라 불릴 만한 엄청난 일이 축소되어 보고된다. 



위기가 있어야 발전이 있다. 그 위기를 지혜롭게 이용한다면 몇 단계 급상승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며 동시에 내적으로 탄탄한 심지와 흔들리지 않는 깊은 뿌리를 내릴 수 있다. 문제는 그 위기를 직시할 힘이 없는 것에 있다. 영화는 세 부류의 인물을 조명한다. 국가 부도로 살아남기 위한 서민들의 몸부림을 담아낸다. 국가의 부름을 받은 책임자로서 최악의 부도상황을 막으려는 사람들, 나머지 한 그룹은 어려운 기회를 이용해서 더 많은 수익을 배팅하는 사람들이다. 가장 많은 피해를 본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했던 서민들이다. 국민이 힘을 모아준 권력자들은 어려운 시기에 국민들의 받을 고통을 최소한 줄일 수 있는 정책을 내 놓아야 한다. 자신들의 안일을 위한 돌파구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돌파구여야 한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영화의 내용은 위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국민을 사랑하는 애국자를 찾을 수 없음을 고발하고 있다. 초등학교 교실에서는 국산품을 애용하고 전기와 수도를 아껴 써야 한다는 그들이 할 수 있는 애국운동을 하지만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자들은 그 힘을 이용하여 국가의 주권을 넘기는 이 시대의 또 한명의 매국노가 탄생한다. 다만 그 명칭이 다를 뿐이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다. 위기 없는 발전은 존재하지 않는다. IMF가 두 번째 국치일이었다면 그 위기로 대한민국은 내적 외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하늘이 내려준 호기이다. 다만 그 기회를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는 것이 문제이다. 



박심원 유로저널칼럼리스트
- seemwon@gmail.com
-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 예드림커뮤니티교회 공동담임 
- 박심원 문학세계 

- 카카오톡 아이디: seem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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