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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한국의 국가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세계적인 국가신용등급 평가기관인 무디스 및 미국의 금융회사 골드만 삭스 간부들이 한국의 재정금융부 간부들과 함께 지난 9일 개성공단을 방문했다.
신용평가회사에서 개성공단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었다.  특히 무디스(Moody's)는 전세계 50여개 국제신용등급 평가기관 중 이른바 빅3(Moody's, Standard & Poor's, Fitch Ratings) 가운데에서도 가장 앞서가는 기관으로서   국제금융거래 등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

무한경쟁시대에서 전세계 모든 국가들은 이들 신용등급 평가기관들의 평가를 중시 여기고 있다. 국가신용도는 국가의 채무이행능력과 의사수준을 표시한 등급으로서 국제금융시장에서 차입 금리나 투자여건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개인으로 볼 때 개인신용정도나 다름없는 것이다.
따라서 글로벌화 시대에 국제금융시장에서 낮은 이율에 많은 자금을 조달하려 할 경우 신용등급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통상적으로 국가신용등급이 한단계 내려가면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외자조달 금리가 0.05%정도 상승한다. 만일 투자부적격 판정을 받을 경우 고금리에도 돈을 빌릴 수 없게 되며 기존 채무도 조기상환을 요구받게 된다. 개별 기업들도 해당국의 신용등급을 넘어서기 어렵기 때문에 아무리 우량기업이 있더라도 낮은 신용평가를 받는 것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반면 신용등급이 한단계 상향시에는 해외 차입 금리가 0.35%포인트 정도 하락하며 연간 5억달러 정도의 비용 절감효과를 도모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안보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외환위기 경험국가라는 점, 그리고 과격한 노사분쟁 등 경제적 약점으로 인해 국가신용등급이 다소 답보상태에 있다. 무디스는 2002년 3월 A3 등급, S&P는 2005년 7월 A등급, Fitch는 2005년 10월 A+ 등급을 각각 책정한 이후 지금까지 계속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수동적으로 신용등급 평가를 잘 받으려고 기다릴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우리의 적절한 신용등급을 받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신용등급 평가지표는 다양하지만 한국은 다른 나라들이 가지고 있지 않는 평가잣대가 있다. 바로 북한문제이다. 필자도 경제연구소에서 북한 및 안보문제를 연구하다보니까 이들 평가기관 관계자들의 방문을 경험하곤 한다.
이 기관들의 질문은 북한 핵문제의 향방, 북한체제의 안정성, 그리고 남북경협의 진행정도 등이다.
이 내용은 아마 다른 나라의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는 들어가지 않는 항목일 것이다. 그런데 이 항목들은 북한의 특성을 감안할 때 우리에게 결코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북한요인으로 인한 마이너스 효과를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이다. 여기에 남북경협의 중요성이 있다. 남북경협을 확대하는 것은 남북관계가 안정되어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남북관계가 안정되었다는 것은 북한요인으로 인해 책정되는 마이너스 요인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번 무디스의 스티븐 헤스 부국장이 국제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 관계자들과 함께 개성공단을 방문하여 남북한 경제협력 현장을 직접 보는 것은 한국의 신용등급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는 궁극적으로 한국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특히 개성공단은 남북경협의 대표적 케이스일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남북한 협력의 현장으로 가장 주목을 받는 지역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더욱 크다고 할 것이다.

개성공단현장에서 남북한 근로자들이 함께 어울려 일하고 있는 모습, 특히 1만명에 달하는 북한 근로자들이 한국의 공장에서 일하는 모습을 본다면 피상적으로만 생각해 왔던 북한의 위협요인들이 많이 상쇄될 수 있을 것이다. 서방기관들의 과학적  기준과는 달리 남북한 경협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외부에서 보는 안보환경과는 또다른 세계가 있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방문에서 무디스의 토머스 번 국가신용평가팀 국장은 “개성공단은 남북한의 희망적 미래”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한다. 또한 개성공단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입주기업들을 돌아보는 자리에서 무디스 대표단은 생산량을 비롯한 개성공단의 각종 경제지표와 향후계획 등에 대해 묻는 등 깊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표현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동용승(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장

*** 위의 특별 기고는 유로저널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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