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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경제, 올 연말 경기 침체로 '스태그플레이션'돌입해

 

생활 물가의 급상승과 에너지 고유가로 초유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서 유로존 경제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10년전의 경제 악몽을 되살리고 있다. 

일부 전문기관들은 유럽의 경제가 올해 연말부터 내년까지 침체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고조된 에너지 위기조차 해결이 요원한 상황에서 취약한 유럽 경제가 높은 인플레이션를 막기 위해 유럽 중앙은행(ECB)이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예고 되고 있어 유럽 경제 침체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아래 기사는센데이 모닝 키플랫폼을 인용한 Moneytoday 보도를 전재해 정리한 것이다. (유로저널 편집부 )

유럽중앙은행(ECB)은 이탈리아 등 일부 회원국등의 국가 부채가 최고점에 올라 있음에도 7월 21일 제로금리였던 기준금리를 0.5%포인트(빅스텝)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와같은 ECB의 기준금리 인상은 2011년 7월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며, 빅스텝 인상은 22년 만이다.

하지만, 이렇게 치솟은 물가가 지속적인 금리 인상 발표 계획에도 유럽 경제 침체는 진정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핵심은 공급난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이기 때문이다. 

EU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소비자물가를 항목별로 살펴보면 에너지 부문이 전년 동월 대비 39.7%로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미 경기 침체 돌입한 유럽 경제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빅스텝 배경에 대해 "물가 상승률이 바람직하지 않게 높은 수준을 유지한 데다 한동안 물가목표치 이상에서 머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EU 27개 회원국들의 지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6%를 기록했고, 19개 유로존 회원국들은 지난 7월에 8.9%로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유럽 경제 침체 가능성을 잇따라 경고한다. 

골드만삭스는 유로존이 이미 경기 침체에 진입했다며 3분기 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0.1%, 4분기에는 -0.2%를 기록하고 내년에야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도 올해 말부터 유럽 경기 침체가 시작돼 내년까지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와 경기 모두 빨간불, 

스태그플레이션 빠질 가능성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가 침체돼 실업률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경기가 호황일 때 물가가 상승, 불황일 때 물가가 하락하는 일반적인 상황과 반대다.

글로벌 수준의 스태그플레이션은 역사상 두 번 발생했다. 첫 번째 스태그플레이션은 1970년 대 과도한 재정확대에 따른 통화량 증가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진 상황에서 제1차 석유파동이 도화선이 됐다. 두 번째 스태그플레이션은 2차 오일 쇼크에 따른 물가 급등과 이를 억제하기 위한 초긴축 통화정책의 결과 발생했다.

 

 

스태그플레이션,

일반적인 경제정책으로 해결 어려워

이러한 스태그플레이션은 일반적인 경제정책으로는 해결이 어렵다.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통화량과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하면 물가를 자극하고, 반대로 물가를 잡기 위해 긴축을 하게 되면 경기가 침체되기 때문이다.

현재 유럽 경제도 과거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했던 상황과 유사하다. ECB는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 따른 에너지 공급난 속 사상 초유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당분간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 금리 인상이 지속될 경우 기업의 생산과 투자는 위축되는 한편 물가 급등으로 실질소득은 줄고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경기는 침체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

 

 

산업 고도화와 생산성 혁신 없이 

위기 극복 어려워

스태그플레이션을 해결하는 방법은 높아진 기대인플레이션을 과감한 통화긴축 등으로 억제하는 가운데 에너지 공급 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그리고 기술 혁신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유럽 경제는 첨단 빅테크 기업들이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미국과 비교할 때 경쟁력이 뒤처져 있다.

컨설팅업체 PwC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글로벌 기업 중 미국 기업은 59개, 중국 14개로 두 나라가 70%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유럽은 27개국 모두 합쳐서 18개에 불과하다. 또한 이들 기업 중 디지털 및 첨단 테크 기업들은 20개 정도이며 상위 5개 기업 중 4개가 미국 기업이나, 유럽의 테크 기업은 상위 100대 기업 중 3개에 머문다.

특히 유럽 경제는 디지털 경제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초고속 통신 인프라의 보급률이 낮아 전자상거래 및 첨단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발전에 제약을 받고 있다. 독일 등 유럽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국가의 경우 자동차, 기계, 철강 등 전통적인 제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남북 유럽 간 

경제적 불균형과 시스템 위기 고조

지난 10여 년 전 유럽 전체를 뒤흔들었던 유럽 재정위기는 경기 침체나 인플레이션보다는 시스템적인 위기였다.

산업 경쟁력이 높은 독일과 북유럽 국가는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를 창출한 반면 산업 경쟁력이 취약한 남유럽 국가들은 경상수지 적자와 부채가 확대됐다. 

독자적인 통화정책 수립이 불가능했던 남유럽 국가들은 경기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부채에 기반한 재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그리스와 같은 국가는 방만한 복지제도를 운용하면서 재정 상황이 극도로 악화됐다.

이러한 유럽 경제의 시스템 위기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못하고 지속되고 있다. 남유럽 국가 대부분은 GDP 대비 100%가 넘는 정부 부채를 보유한 고부채 국가가 됐다. 

현재 에너지와 식량 부문의 공급난을 자극하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끝을 알 수 없이 지속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큰 폭의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경기 침체도 피하기 어렵고, 특히 그 충격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남유럽 국가들에게 커질 수밖에 없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경제가 일본보다도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에너지 공급난 발생 시 독일의 역내 의존도를 감안할 때 유로존 전반의 제조업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결과적으로 EU의 결속력을 약화시키는 정치적 리스크로도 작용할 수 있다"며 "경기 침체와 결속력 약화라는 제약 속에서 ECB는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로 긴축을 이어가고 유로화 약세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표: 머니투데이)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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