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 위기 해법을 둘러싸고 브뤼셀에서 19일 개최된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독불 정
상간 은행연합 방안에 대한 입장이 엇걸리면서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독일 Spiegel지 Online판에 따르면 재정통합의 첫단계인 범유럽적 은행감독 체제에 대한 논의
가 예정됐으나 핵심국가인 독일과 프랑스가 첨예하게 대립하여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해 시장의
실망을 안기면서 유럽 증시는 소폭 하락했다.
유로존 17개국 6000여개 은행을 감독할 통합 기구를 내년 중 출범시키되 내년 1월까지 법적 틀
부터 만들자는 데 일단 합의했다.
하지만 의견 조율 과정에서 독일과 프랑스 간에 첨예한 대립
양상이 노출됐다.정상회의 전 프랑스는 내년 1월부터 유로존 6000여개 은행을 당장 통합 감독
하자며 독일을 압박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독일 정부가 내년 9월 총선에서 표
를 잃지 않기 위해서 은행 감독 통합을 미루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대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은행감독 체제는 2013년1월1일부터 작동하게 될 것”이라
고 강조하며 올랑드 대통령의 “올해 감독 체제를 출범해야 한다”는 조기 출범 요구를 일축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특히 "은행 감독 체제는 속도보다 내실이 우선'이라면서 은행 통합
감독 기구의 출범 시점을 못 박는 데 부정적 시각을 보이면서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은행감독이 시행되면 유로존 구제금융인 유로안정화기구(ESM)가 정부를 거치지 않고 직접 은
행을 지원할 수 있는 조건이 충족된다.
특히,유로존은 추가 구제금융에 관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회의 폐막 직후 "은행들에 대한
ECB의 감독권이 가동되기 전에는 유로존 은행들의 자본 재확충을 위한 구제금융 지원은 없을
것"이라며 구제금융에 대한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어 EU 경제의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전
망이다.
한편, 내년 가을 총선에서 메르켈 총리와 맞붙을 예정인 페어 슈타인브뤽 독일
사회민주당(SPD) 총리 후보가 21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은행연합 추진 지연을 정치적인 목
적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슈타인브뤽 후보는 이날 도이칠란트풍크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메르켈 정부는 은행연합을 적
어도 내년 총선 뒤로 늦추기 위해서 무엇이든지 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슈타인브뤽은 "메르켈 정부는 은행들의 자본을 재확충함으로써 (국내에서) 인기를 잃는 상황이
벌어지도록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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