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역의 높은 실업률과 긴축 정책으로 서유럽 자동차 시장이 20년 전과 비견되는 불황을 겪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2일 발표된 산업 보고서를 인용, 프랑스에서 신차 등록 대수가 12개월 연속 하락하였으며 스페인의 수요 또한 지속적으로 격감하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이탈리아의 신차 판매 대수는 12.4%가 하락했는데, 9월에 25.7%가 폭락했던 것에 비하면 다소 나은 수치이다. 독일에서의 판매 대수는 0.5%가 증가하며 유일하게 침체 동향에서 벗어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10월에 추가 2일의 근로일수를 통계에서 제외하자 실질적으로 약 5.4%가 하락했음이 드러났다.
R.L.Polk의 울리히 빈젠 경제전문가는 "향후 몇 달 동안에 개선되리라는 것은 암시해주는 지표나 근거를 현재로선 찾기 힘들다”며 금년 및 내년 서유럽 자동차 판매량이 확실히 1200만대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 정도 수치는 1993년 1130만대라는 단기적인 급락을 제외하고는 1986년 이후 최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독일은 비교적 잘 견디고 있지만, 구조적으로 취약한 남유럽 국가들의 자동차 시장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예산 삭감, 세금 인상 등으로 지속적인 고충을 겪고 있다. 일례로 스페인에서는 정부가 재정 강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9월 1일부터 VAT를 인상한 이후 9월 신차 판매 대수가 22%나 폭락했었다.
프랑스의 판매 감소율은 지난달 한자리수를 유지했지만 그와는 상관없이 Renalt의 국내 판매량은 27%가 폭락하였다. 특히 9월에 전통적인 인기 차종인 Clio 소형 기종을 출시했음에도 급락한 것이라 충격이 더욱 심했다. Renault의 Bernard Cambier 영업부장은 "10월 판매량은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기대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한편 싱크탱크인 Centro Studi Promotor는 이탈리아의 하락세가 10월 12.4%로 둔화된 것은 시장 위축이 거의 밑바닥에 다다랐다는 것을 암시해주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로저널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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