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의 경기회복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지난 주 유럽연합통계청(Eurostat)은 유로존의 성장세를 나타내는 경제지표를 발표했다. 하지만 높은 실업률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부정적 전망 또한 함께 있기 때문에 완전히 낙관하기는 어렵다.
스페인 일간 엘 파이스 El País지의 8월 17일자 보도에 따르면, 유럽 곳곳에서 회복세를 나타내는 징조들이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기호품 소비가 증가하고, 폴란드에서는 중단되었던 공사들이 재개되고 있다. 실업률을 제외하고는 경제지표 또한 예상보다 호전된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성장세를 하반기에도 유지할 수 있느냐이다. 올 여름의 성장을 가능하게 했던 동력들이 겨울이 되면 소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행(Bank of America)의 경제분석가들은 현재의 성장세가 일시적인 것이며, 큰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고 말했다.
경제지표들이 일시적으로 호전된 이유로는, 첫째 총선을 앞둔 독일의 현 상황을 들 수 있다. 선거에서의 승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긴축정책의 고삐를 늦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메르켈 정부의 지갑이 열렸고, 풀린 돈은 경제지표 개선에 긍정적 기능을 했다. 지난겨울 중단되었던 각종 건설공사가 재개된 것 또한 성장세에 도움이 되었다. 포르투갈의 경우에도 수출이 증가하여 경기가 회복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매년 이 맘 때 쯤 반복되는 것으로 장기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포르투갈 정부는 현재 긴축정책을 준비 중이기 때문에 앞으로 성장세는 다시 약해질 것이다.
현재의 상승세가 희소식인 것은 분명하지만, 장기적인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기 때문에 유럽연합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또한 아직 안심할 때는 아니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하지만 낙관론을 펼칠만한 근거들 또한 존재한다. 우선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위험할증률(risk premium: 경제상태가 좋지 않은 국가에게 돈을 빌려줄 시 추가로 부과하는 이자율) 지난 2년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두 국가의 신용이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4월에서 6월까지 0.6%의 GDP상승률을 기록한 독일과 프랑스, 영국 또한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들의 성장세는 주위 국가들의 수출과 관광산업을 독려함으로써 유로존 전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스페인의 경우 올해 여름 가장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할 것을 예상하고 있다.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여주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위험할증률 그래프, 가로축은 연도와 월을 나타내며, 세로축은 위험할증률이다.>
지속적인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경제성장폭이 현재보다 더 커져야 하고,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자금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들은 다시 추운 겨울을 앞두고 있고, 아직 실업률을 개선하기에는 지금까지의 성장으로는 충분하지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