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의 사이클 챔피언, 바르탈리의 숨겨졌던 일화가 9월 24일 자 이탈리아 주요 일간지들에 의해 일제히 전해졌다.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의 우승자이자 이탈리아 챔피언이었던 지노 바르탈리(Gino Bartali 1914-2000)가 2차 세계대전 시, 유대인을 살리기 위한 문서들과 사진들을 자전거 안장, 핸들 및 프레임 등에 숨겨 전달하는 임무를 수행하여, 적어도 800명 이상의 유대인들을 구했다고 신문들은 보도했다.
투르 드 프랑스란 프랑스에서 매년 7월 3주동안 열리는 세계적인 프로 도로 사이클 경기를 말한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이 임무를 위해 1943년 9월부터 10개월간 주로 피렌체부터 아씨시(Assisi)까지 160km를 하루에 왕복하며 문서류들을 전달했고, 자금 조달을 위해 피렌체부터 제노바를 왕복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일간지 라 스탐파La Stampa의 인터뷰에서 그의 아들은 "당시 이미 유명세를 떨치고 있던 바르탈리는, 독일군의 통제에 훈련 중이라며 위기를 모면했다."고 밝혔다.
1937 지로 디탈리아에서 지노 바르탈리
Photo: ⓒ Museo Ghisallo / Federico Meda
이와 같은 사실은, 지노 바르탈리 본인의 의지와 함구로 묻혀있다가, 23일 월요일, 이스라엘에서 '세계의 의인(Righteous among the Nations)'의 새로운 수상자로 바르탈리를 지명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 소식에 아들 안드레아 바르탈리는‘진정 멋진 일’이라며 그의 어머니와 기쁨을 함께했다. 마침 사이클 국제 경기가 시작된 피렌체에서는 시장 마테오 렌치가 '피렌체에 매우 뜻깊은 결정’이며 ‘사이클 국제 경기를 열고 있는 우리에게 무엇보다 큰 축하 선물’이라며 그 의미를 시민과 참가한 선수들과 나누었으며, 언론에서는 침묵으로 일관했던 그에게 ‘조용한 영웅(Eroe Silenzioso)’, '진짜 영웅 (eroe vero)'이라는 칭호를 선사하며 그를 축하했다. 이번에 바르탈리가 받게 된 '세계의 의인' 호칭은, 이스라엘의 홀로코스트 희생자 및 영웅 기념관인 야드 바셈 대학살 박물관에서 세계대전 시 유대인들을 위해 희생했던 비유대인들을 기리기 위해 정한 영예로서, 독일의 사업가였던 오스카 쉰들러가 1963년에 받은 바 있다.
한편,지노 바르탈리 (Gino Bartali 1914-2000)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사이클 챔피언으로서 1914년 이탈리아 토스카나 주의 피렌체에서 태어나 '토스카나의 철인'이라고도 불리운다. 투르 드 프랑스를 시작으로 20년간 총 180회의 크고 작은 대회에서 우승했다. 2000년 지병으로 인한 심장 마비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