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커 EU집행위원장, "영어는 유럽에서 영향력 잃고 있다" 발언

융커 EU집행위원장, "영어는 유럽에서 영향력 잃고 있다" 발언

장 클로드 융커 유럽 연합(European Union, 이하 EU) 집행위원장이 공식 연설에서 “영어는 EU에서 점점 영향력을 잃고 있다” 라고 발언했다. EU 탈퇴를 강경하게 추진 중인 영국을 염두 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융커 위원장은 지난 5일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유럽대학협회 회의에서 "영어와 불어 사이에서 어떤 언어로 연설할까 한참을 망설이다 결정을 내렸다"며, "영어는 유럽에서 영향력을 잃고 있다. 이런 이유로 오늘 연설을 불어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융커 위원장은 룩셈부르크 총리 출신으로 모국어인 룩셈부르크어뿐 아니라 영어, 불어, 그리고 독일어를 구사한다.

2004년 동유럽 국가들이이 EU에 가입한 뒤부터 영어는 EU에서 영향력을 확대시켜 불어를 대체 해 왔다. 그러나 2019년 브렉시트가 완료되면 불어가 다시 영어 대신 EU 내 중심 언어로 사용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재 영국을 배제한 EU 회원국들 중 영어가 공식어인 국가는 몰타와 아일랜드 정도이다.

융커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브렉시트 협상을 놓고 영국 테레사 메이 총리와의 설전 이후 불거진 것이라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트알게마이네차이퉁 (FAZ) 은 융커 위원장이 지난 4월 29일, 런던의  총리 집무실에서 메이 총리를 만난 뒤 "(협상 타결 가능성에서) 이전보다 열배는 더 회의적인 상태로 떠난다" 고 말했다고 전한 바 있다.

융커 위원장은 특히나 영국이 EU에 지불해야 할 “위자료”가 없다고 믿는 메이 총리의 입장에 놀랐다고 전했다.

융커 위원장에 이같은 발언에 메이 총리는 EU가 6월 8일 예정된 영국 조기총선 결과에 영향을 주려 영국을 협박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사진 출처: BBC 캡쳐>

영국 유로저널 이진녕 기자

eurojournal24@eknews.net